아베와 같은날 도착한 文, 트럼프와 식사 없이 정상회담만 할 듯
美日정상, 트럼프타워 내 트럼프 자택서 통역만 배석한 채 30분 환담-150분 만찬
아베, 北 일본인 납치문제 적극 제기하며 "김정은과 마주앉아야" 타진도
文, 현지서 트럼프·아베 등과 정상회담 갖고 27일 유엔총회 연설후 귀국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이하 미 뉴욕 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식 정상회담에 사흘 앞서 150분간의 '정상회담급' 업무 만찬을 가졌다. 미일 수뇌는 만찬회동 전후 양국 무역 문제 등에 관해 "매우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전하기도 했다.

같은날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트럼프 대통령, 25일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각각 앞둔 가운데 미일 정상이 먼저 1대 1로 만나 '북한 비핵화'를 심도 있게 논의한 장이기도 해 주목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뉴욕 현지시간으로 23일 저녁 2시간30분동안의 업무 만찬에서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일본 총리실 측이 공지했다.(사진=일본 총리실 페이스북)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뉴욕 현지시간으로 23일 트럼프타워 내 트럼프 대통령 자택에서 저녁 2시간30분동안의 업무 만찬을 갖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일본 총리실 측이 공지했다.(사진=일본 내각 공보실 제공)

일본 NHK방송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뉴욕시 5번가 트럼프타워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에서 통역만 배석한 1대1 형식으로 업무 만찬 회동을 가졌다.

만찬은 당초 트럼프타워 지하 레스토랑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자택으로 장소가 바뀌었다고 한다.

아베 총리는 "2년전 11월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 만난 곳이 자택의 응접실이었다. 식사전 30분간 그곳에서 편하게 이야기를 하다가 식사까지 하게 됐다"고 전해, 만찬 전 30분까지 감안하면 미일 정상이 총 3시간을 대화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2시간30분 동안의 만찬 회동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6월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에서 얻은 추진력을 더욱 강화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향해 (미국과 일본이)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뉴욕 현지시간으로 23일 트럼프타워 내 트럼프 대통령 자택에서 저녁 2시간30분동안의 업무 만찬을 갖기에 앞서 30분간 1대1 환담을 가진 모습.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뉴욕 현지시간으로 23일 트럼프타워 내 트럼프 대통령 자택에서 저녁 2시간30분동안의 업무 만찬을 갖기에 앞서 30분간 1대1 환담을 가진 모습.(사진=일본 내각 공보실 제공)

아베 총리는 또 "1970년대와 1980년대 북한으로 납치된 일본인 가족들의 사연과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은 주의깊게 경청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하루 빨리 마주 앉아야 한다.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납북자 문제 해결 등을 내걸고 일북 수뇌회담을 개최하려는 의지를 재차 표명한 셈이다.

아베 총리는 또 "2시간30분 동안의 회의(만찬)에서 미국의 무역정책과 관련된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솔직한' 견해를 교환했다"며 "우리는 일본과 미국간의 무역과 투자에 대해 매우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다만 NHK는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친분을 쌓았지만, 아베 총리가 이를 무역 문제의 지렛대를 활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무역 불균형이라고 여기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 양자 협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만찬에 앞서 트위터에 "군사 및 무역에 관해 대화할 것이다. 우리는 일본을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더 많이 호혜적인 관계를 만들고 싶다. 다 잘 될 것"이라고 밝혀 이같은 해설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오는 26일 정식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과 일본의 장관급 무역협상은 하루 전인 25일 뉴욕에서 진행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현지시간)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조윤제 주미 대사와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현지시간)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조윤제 주미 대사와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문 대통령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트럼프 대통령과 제5차 한미정상회담을 진행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평양 정상회담 계기 김정은의 비공개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 마련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대국민보고 당시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담지 않은 내용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정상회담을 갖게 되면 그때 미국 측에 상세한 그런 내용을 전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비공개 '비핵화 로드맵'을 중재안으로 제시하고 미국에는 6.25 남침전쟁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나오고 있다.

한미정상회담 이후에는 양 정상이 한미 FTA 관련 서명식을 진행하며, 정상회담이 끝나면 문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친 트럼프' 성향인 보수 매체 폭스 뉴스와 인터뷰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후 26일 새벽 아베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을 진행하며, 27일 새벽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마지막으로 3박5일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