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우병우妻家 부동산거래 기사' 정정보도하라" 법원 판결
"조선일보, '우병우妻家 부동산거래 기사' 정정보도하라" 법원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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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조선일보 보도와 달리 특혜성 매매계약 아니라고 판단
법원, "조선일보, 판결 확정일로부터 72시간 내 1‧2면에 정정보도하라"
우 전 수석이 부동산 매각 주선 대가로 진경준 전 검사장 '넥슨 주식 수수' 묵인했단 근거 없어
조선일보 기자-편집국장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인사검증 적절성 및 공익성 커"
"사회적 평가가 다소 저하되더라도 우 전 수석은 이를 수인할 공적 의무 역시 부담한다"
명예훼손 형사사건은 검찰이 무혐의 처분 내려

법원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51)의 '특혜성 부동산 거래' 의혹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조선일보에 대해 "일부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정정보도를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해당 의혹을 보도한 기자와 편집국 데스크에 대해서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이상윤 부장판사)는 21일 우병우 전 수석이 조선일보 등을 상대로 낸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조선일보는 판결 확정일로부터 72시간 내에 조선일보 1‧2면에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그러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 완료일까지 매일 50만원을 우 전 수석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조선일보의) 보도 내용이 일부 사실에 부합하지 않은 면이 있어 정정보도 청구는 인용했다"면서도 "소속 기자들인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아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2016년 7월, 우 전 수석의 강남 부동산 거래를 둘러싼 의혹을 1면 머릿기사 등 대대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조선일보는 2016년 7월 18일 '우병우 민정수석의 처가(妻家) 부동산…넥슨, 5년전 1326억원에 사줬다’, '진경준은 우병우-넥슨 (부동산) 거래 다리 놔주고, 우병우는 진경준의 넥슨 주식 눈감아줬나', ‘진경준 검사장 승진때 ’넥슨 주식 88억‘ 신고...禹 민정수석, 문제 안삼아’ 등의 기사를 게재하며 ‘특혜성 부동산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당시 보도에서 500억 가까운 상속세로 고민하던 우 전 수석이 상속세를 내려고 부동산을 매물로 내놨지만, 매입자가 안 나와 세금 부담이 가중되던 상황에서 진경준 전 검사장이 우병우-넥슨코리아 사이에 다리를 놔줘 넥슨코리아가 우 전 수석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러한 연유로 우병우 전 수석이 청와대 인사검증 당시 진경준 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대박’을 덮어줬다는 요지의 보도였다.

‘넥슨 주식 대박’은 진경준 전 검사장이 2005년 서울대 86학번 동기인 김정주 넥슨NXC(넥슨 지주 회사) 대표로부터 넥슨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사실상 무상으로 받고 이듬해 넥슨 재팬 주식 8537주로 교환해 120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올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사안이다. 대법원은 지난 9월 12일 진 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대박’과 관련해서는 뇌물수수 혐의가 성립할 수 없다며 무죄라고 판단했지만, 다른 혐의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4년을 확정했다.

우 전 수석은 조선일보의 '특혜성 부동산 거래 의혹 보도'와 관련해 "부동산은 처가에서 부동산 중개업체를 통해 정상적으로 매매했다"며 의혹을 부인하는 한편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별도로 조선일보와 소속 기자를 고소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우병우 전 민정수석


우 전 수석은 "기본적인 취재 과정도 생략한 채 막연한 의혹을 제기해 악의적인 보도를 했다"며 조선일보에 정정 보도를,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에게는 3억5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은 우 전 수석의 처가 가족들과 넥슨 측의 이익이 합치돼 체결된 것이었고, 매매대금도 처가 가족들 측과 넥슨 측 의견을 절충하는 협상 과정을 거쳐 결정된 적정한 가격이었다"고 판단했다. 넥슨이 우 전 수석 처가에 특혜를 주기 위해 무리하게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진 전 검사장의 검사장 임명 당시 인사검증을 했으나 넥슨 주식 수수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을 뿐, 이를 알면서도 묵인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우 전 수석이 부동산 매각을 주선한 대가로 진경준 전 검사장의 넥슨 주식 수수 사실을 묵인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합리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해당 보도 내용은 검찰 고위 공직자 후보에 대한 인사 검증의 적절성과 우 전 수석의 청렴성에 대한 의혹으로 공익성이 매우 크다”며 우 전 수석이 편집국장과 소속기자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 전 수석의 사회적 평가를 다소 저하한다고 볼 수 있으나 그 표현이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우 전 수석의 주장대로 수석 자리에서 사임시킬 의도로 기사를 작성한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정확히 모르는 외부인들로서는 인사검증 과정에 대해 의혹을 품을 만한 정황이 어느 정도 있었다”며 “공직자에 대한 언론의 감시·비판·견제가 무조건 봉쇄돼야 한다고 볼 수 없고, 사회적 평가가 다소 저하되더라도 우 전 수석은 이를 수인할 공적 의무 역시 부담한다"고 덧붙였다.

법원이 1심에서 조선일보의 정정보도 판결을 내리면서 우 전 수석 처가의 ‘특혜성 부동산 거래 의혹’은 민사 사건과 형사 사건 결말이 달리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우 전 수석이 2016년 조선일보 보도와 관련해 제기한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명예훼손의 고의성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당시 조선일보가 우 전 수석에 대한 의혹 보도를 대대적으로 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측이 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의 인사청탁을 거절한 데에서 비롯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송 전 주필이 2015년경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대우조선해양 고위층의 연임을 부탁하는 로비를 시도해왔는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조선일보가 송 전 주필과 대우조선해양과의 유착을 덮기 위해 우 전 수석과 관련된 의혹 보도를 했다는 것이다.

2016년 8월 30일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송 전 주필의 오래된 유착관계가 드러났다"며 "그것을 보면 조선일보가 왜 그렇게 집요하게 우병우 민정수석 사퇴를 요구했는지 이제 납득이 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선일보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조선일보와의 유착관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이를 저지하려 했던 것 아닌가"라며 "결국 조선일보의 우 수석 사퇴 요구 배경에 유착이나 비리를 덮으려 했던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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