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산 "文을 정말로 좋아해서 달려나와 환영한 사람은 한명도 없다는 것 알라”
"김대중 방북 당시 새벽부터 8시간 이상 도로바닥 지킨 경험자로서 충고하는 바"
"행사장에서는...행사가 끝날 때까지 밥은 고사하고 물 한 모금 마실 권한이 없다"
"뭐가 좋다고 새벽부터 달려 나와서 쫄쫄 굶으며 기다리다가 환영을 하겠느냐"
"마음이 우러나서 행사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안 나오면 죽이니까 끌려 나갈 뿐"
"수십 년 동안 겪어보았기에 잘 안다...내 말 못믿겠으면 김대중 자서전 보라"
"자유 대한민국 같으면 상상이나 할 일인가? 아직도 北독재가 실감 안 나는가?"
"환대받은게 아니라 북한 주민들과 아이들에게 고통을 안김으로써 적이 된것"
"한국 정부가 자기 할 일들이나 제대로 하면...독재자는 자멸할 것이고 자연히 평화도 올 것"

김태산 씨
김태산 씨

체코주재 북한무역 대표를 지낸 뒤 한국에 망명한 탈북자 김태산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방북해서 북한 주민들로부터 대단한 환영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겨냥해 “진실 몇 가지를 말해주려 한다”며 북한 주민들의 '문재인 대통령 방북 환영행사' 속에 숨겨진 이면을 폭로했다.

김태산 씨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행사에 동원된 15만 평양 시민들 중에 문재인을 정말로 좋아해서 달려 나와 환영을 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을 알라”며 탈북자 시선으로 바라본 북한의 환영 행사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첫째로 독재를 반대한다고 하면서도 정은이는 지지하고 북한 국민들은 무시하고 우롱하는 말과 행동은 제발 하지 말라”며 “지난날 김대중이 방북할 당시 새벽부터 끌려 나가서 8시간 이상을 물 한 모금도 못 마시고 도로바닥을 지킨 경험자로서 충고하는 바”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평양 시민들도 식량공급이 잘 안되어서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사람이 부지기수”라며 “그런 사람들이 독재자 정은이 몸값이나 올려주려고 달려온 문재인을 뭐가 좋다고 새벽부터 달려 나와서 쫄쫄 굶으며 기다리다가 환영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씨는 “(‘1호 환영’ 행사 참여 인원들은) 행사 시작 3-4시간 전에 검색대에서 신분증 대조와 몸 검사를 끝마치고 행사장에 도착하여 보통 3시간 이상을 또 기다려야 한다”며 “이번에 비행장 행사는 오전 9시경에 시작을 했으니까 아마도 군중들은 새벽 3-4시부터는 움직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행사장에는 꽃다발과 깃발 외에는 물병도 가져갈 수 없으며 행사가 끝날 때까지 밥은 고사하고 물 한 모금 마실 권한이 없다”며 “도로 위에서 7-8시간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끌려다니는 국민은 지구상에서 오직 북한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 씨는 “그날은 장사마저도 허탕을 치고 나면 억이 막힌다”며 “그런데도 평양 시민들이 과연 기쁜 마음으로 환영을 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우리는 수십 년 동안을 겪어 보았기에 잘 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만약 1호 행사에 빠지면 그 가문은 어디로 갔는지도 누구도 모르게 사라진다”며 “그러니까 마음이 우러나서 환영행사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안 나오면 잡아 죽이고 가족을 멸하니까 끌려 나갈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주장은 ‘김대중 전(前) 대통령의 자서전’에서도 언급된다고도 지적했다. 김 씨는 “말을 못 믿겠으면 김대중의 자서전을 한번 보라. 그 책에는 김대중이 방북 당시 김정일과 나눈 대화를 그대로 적었다”며 “그 당시 평양시 군중들의 환호에 감격한 김대중이 차안에서 김정일에게 ‘국장위원장님에 대한 북한 국민들의 충성심이 참으로 대단합니다’라고 말하자 김정일이 ‘저 중에 진짜 마음이 우러나서 나온 놈이 몇 놈이나 되겠어요?’라는 내용으로 시큰둥 해서 대답했다고 적혀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둘째로 여명거리 아파트를 지날 때에 아파트에서도 군중들이 환영을 했다고 좋아들 하는데 그것 역시 당신들이 모르는 비밀이 있다”며 “원래 1호행사 때에 보위원들이 도로 옆 아파트 주민들 집집을 열고 들어가서 확인을 하고 아파트를 봉쇄하지만, 이번 같은 경우에는 집주인들은 믿기 어려우니까 모두 내쫓고 특별히 조직된 자들을 집에 들여보내서 환영하도록 조직을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유 대한민국 같으면 상상이나 할 일인가? 아직도 북한의 독재가 실감이 안 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씨는 또한 “셋째로 이번과 같은 1호 환영 행사가 있으면 집단체조에 참가하는 어린학생들은 전날부터 집에 보내지 않고 현지에서 잠을 재우며, 행사 현장은 전날 밤부터 다른 사람이 접근을 못하도록 2중 3중으로 철저히 봉쇄를 해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들은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다음날에 곡마단의 짐승들처럼 독재자를 웃기는 재주넘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당신들은 알기나 하느냐”며 북한의 인권 실태를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은 이번에 북한 어린이들과 국민들로부터 환대를 받은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고통을 안겨줌으로써 북한 국민들과 어린이들의 적이 되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어리석은 사람들아! 북한 독재자의 목숨은 연장시켜주고 그 대신 북한 어린이들과 국민들에게는 더 큰 고통과 죽음을 안겨주는 값으로 당신들만을 위한 평화와 행복을 구걸하려고 하지 말라”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2,300만 북한 국민들은 남한으로부터 그 어떤 물질적 지원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오직 독재자 타도만을 원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주제넘게 북한의 일에 간섭하지 말고 자기 할 일들이나 좀 제대로 하라. 그러면 독재자는 자멸할 것이고 자연히 평화도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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