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추석 연휴 전에 경찰관들에게 '백남기 우리 밀 선물 세트'를 사라고 문자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서울 도심에서 열린 불법집회에서 경찰 버스에 줄을 묶어 끌어내려다 사고를 당해 사망한 백남기 씨를 기념하는 선물세트를 경찰이 홍보한 것은 문제가 있지 않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폭력집회로 경찰 버스는 50여대가 파손됐고, 경찰 100여명이 부상당했다. 시위를 주도했거나 백씨처럼 과격 행동을 한 참가자 51명이 입건됐다.

일부 경찰관들은 백 씨의 사망 때문에 유죄(有罪)까지 받았다.

2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달 초 내부 메신저로 백남기 우리 밀 선물 세트를 공동 구매하고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경찰청 직원들에게 전송했다.

선물세트는 밀가루·부침가루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격은 2만9000원이다.

백 씨가 창립에 참여했던 우리밀살리기운동 관련 회사가 판매하고, 수익금 일부를 백씨의 업적을 기리는 '백남기기념사업회' 기금에 보탠다.

백남기 선물세트는 지난 2월 처음으로 전남경찰청이 공동 구매를 진행했다. 이번 추석에는 전남경찰청이 경찰청에 동참을 제안했다고 전해진다.

경찰청은 "원하는 사람만 구매하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그러나 이 신문 인터뷰에 응한 경찰청에 근무하는 한 경위는 "한 간부는 직원들에게 1개씩 사라고 강요하기도 했다"고 했다.

백남기 선물 세트는 20일까지 전남경찰청에서는 900여개, 경찰청에서는 70여개가 팔렸다고 한다.

현재 경찰청장은 민갑룡 청장이다. 7월 하순 경찰청장에 취임한 민 청장은 전남 영암 출신으로 영암 신북고를 나왔고, 경찰대(4기)를 졸업했다. 그는 2008년에는 무안경찰서장, 2014년에는 광주경찰청 제1부장을 맡기도 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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