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전 '특별과외' 통해 말 삼가하라는 조언 받아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에 다녀온 경제계 인사들이 20일 방북 소감으로 “구체적인 것은 없었고, 가서 많이 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번 경제인들의 방북이 지난 날 현대아산의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국민들의 우려가 깊었던 상황이다.  각 기업에선 "검토해보겠다"는 등의 말을 삼가해야 정부나 북한에 말려들어가지 않는다고 총수들에게 조언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경협에 대한 가능성을 본 게 있었냐"는 질문에 "북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간 거나 마찬가지"라며 "실제로 북한을 한번 가서 우리 눈으로 본 것에 의미가 있다"고 일축했다.

경협에 대해서는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시간이 더 있어야 한다"며 "우리 판단에는 아직 너무나도 이른 단계"라고 말했다. 

구광모 LG 회장은 "많이 보고 듣고 왔다"면서도 "(남북 경협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방북 소감을 요청하자 “다른 분들에게…”라며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새로운 걸 많이 보려고 노력했다"며 "양묘장부터 학교까지 여러 가지를 보고 왔고, 그 안에서 상당히 많은 기회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아직은 뭐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 본 것을 토대로 길이 열리면 좀 더 고민해보겠다”고 선을 그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깊게 구체적으로 이야기된 것은 없지만, 모두 경협을 원한다는 것은 확인했다"고 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앞으로도 넘어야 할 많은 장애물이 있겠지만 이제 희망이 우리 앞에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개성공단 정상화를 비롯해 경협에 대한 북한 측 의지가 확실히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정상회담 현장 분위기를 볼 때 개성공단 재가동은 연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북한이 에너지와 전기 분야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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