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평양선언, 평화쇼로 위장된 대단히 위험한 양보문서"
"ICBM 없애더라도 40~60개 핵탄두와 500~600개 스커드·중거리미사일은 그대로"
서해공동어로구역·군사합의에 "침략전쟁 벌일 주체는 北인데 대단히 위험한 액션"
"김정은 서울 답방, 보수우파 일반시민과 文정권 지지·친북세력 갈등 격화 노림수"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이 2박3일 평양 방문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 부속 군사합의에 대해 "완전히 평화쇼로 위장된 대단히 위험한 문서이고 대단히 위험한 양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20일 '펜앤드마이크 정규재 TV'를 통해 방송한 '김진의 정치전망대' 영상 칼럼에서 "김정은의 3가지 전략이 이번에 100% 성공했고, 10가지의 아주 위험한 거짓과 함정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진 전 논설위원은 우선 김정은의 3가지 전략에 대해 ▲동원된 인파와 정교하게 연출된 행사를 통한 최고의 극진한 문 대통령 환대 ▲환대로 들뜬 분위기를 이용해 4.27 판문점선언을 굳히는 대못 박기 ▲판문점선언을 토대로 남한 무장해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남한의 일방적 경제지원 등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아주 극진한 환대와 립서비스, 막판 백두산 관광에 이르기까지 구름위에 딱 올려놓자 문 대통령은 '감동했다', '가슴이 뭉클했다', '최고의 영접이었다'고 절제하지 못하고 감정적인 언사를 쏟아내 자신의 약점을 드러냈다"며 "아니나 다를까 평양공동선언과 군사합의서를 보면 완전히 '평화쇼로 위장된 대단히 위험한 문서이자 양보'"라고 지적했다.

김 전 논설위원은 <문재인의 '들뜬 양보' 거짓과 함정 10가지>라는 주제를 설정해 ▲핵무기 없는 한반도라는 김정은과 문 대통령의 공허한 공언 ▲동창리 미사일발사대 폐기에 관한 김정은의 허세 ▲영변 핵시설 폐기에 관한 김정은의 공언 ▲남한은 85km, 북한은 50km만 후퇴한 서해수역 완충구역화 4가지를 우선 지목했다.

그는 "핵무기 없는 한반도는 거짓말"이라고 단언한 뒤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핵무기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포기하는 시늉만 할 뿐"이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멈추고 기존 ICBM 정도는 폐기할 수 있을지도, 그동안 만든 핵무기 40~60개 중 일부를 해외로 반출하는 액션을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남한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스커드 미사일 500~600개, 여기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다. 일부는 해외로 내보낸다고 하더라도 핵탄두의 상당 부분을 숨기고 있을 것"이라며 "(추후) 남한이 북한의 요구를 순순히 따라주지 않을 때 틀림없이 이 숨겨놓은 '핵 카드'를 다시 들고 나올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이런 주장의 근거로는 "핵무기를 모두 없앤다면 김정은은 남한에 대놓고 위협할 '회칼'이 없어지게 된다"며 "그걸 포기하는 대신 세계로부터 대규모 경제원조를 받아 정상국가로 나아가는 전략적 선택을 한다면 모를까, 그런 선택을 한다면 김정은 정권은 '개방의 바람'에 휩싸여 무너져버리기 때문에 절대로 그런 선택을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전 논설위원은 "동창리 발사장 폐기나 영변 핵시설 폐기나 다 비슷한 맥락"이라며 "미사일발사장은 미사일 엔진시험장·조립시설·발사대 3개 부분으로 구성됐는데, 최근까지 북한이 (6.12) 싱가포르 회담에서 공언해 액션이 벌어진 건 엔진시험장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수단리에 있는 대포동 미사일 발사시험장은 온전하다. 이를 조금만 개량하면 대포동 미사일보다 사거리가 긴 ICBM 시험장으로 만들어서 쓸 수 있고, 설사 무수단리를 쓰지 않더라도 ICBM 발사만 하지 않을 뿐 그들이 가진 500~600개의 스커드·중거리 미사일은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영변 핵시설 폐기 의제에 대해선 "영변 핵시설은 주로 5mW 원자로 사용 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만드는 것이나, 북한은 수년 전부터 플루토늄 개발을 포기하고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농축 우라늄'을 원료로 핵무기를 제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논설위원은 서해공동어로구역과 군사합의에 대해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에서 "도발을 해 왔고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은 건 북한"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한편 "군사분계선(DMZ) 일대 남한 전투기와 정찰기들의 정찰과 경계비행을 하지 말라는 건 북한 도발 가능성에 '눈을 감고 있으라'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정찰기능 마비는 킬체인(Kill Chain) 무력화에 다름없다는 설명도 했다.

그는 "DMZ로부터 5km 이내 포사격이나 연대급 야외기동훈련을 포기하라고 하는 건 핵무기뿐만 아니라 재래식으로 유사시에 전방 DMZ를 뚫고 내려와 침략전쟁을 벌일 수 있는 주체가 남한 아닌 북한인데 이런 식의 액션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김 전 논설위원은 공동어로구역과 한강하구 내 조업권을 줘 한국 측 어자원을 북측에서 취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유엔 대북제재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으며, 남북 철도연결에 대해서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공사를 진행하면 북한 체제가 흔들리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희들은 돈과 장비만 대고 최소인원으로 오라'고 할 텐데, 명백한 유엔 제재 위반이 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논설위원은 마지막으로 김정은의 서울 답방에 대해 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일종의 또 하나의 남북평화쇼로 문재인 정권은 지지율 회복을 노릴테고, 김정은은 서울에 와서 온갖 평화쇼 보따리를 풀어놓고 정상국가 지도자인 양 '헐리우드 액션'을 마구 해댈 것이다. 부인 리설주와 현송월, 김여정 등도 마찬가지"라고 내다봤다.

특히 "김정은 정권의 '서울 평화쇼'가 벌어지게 되면 그걸 비판하고 반대하는 보수우파 세력과 일반시민들,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는 좌파세력과 친북적 세력들의 갈등과 대립이 얼마나 격화되겠나"라며 "김정은이 노리는 것은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논설위원은 "9월 평양선언이라고 하는 것은 남북 70여년 역사에서 가장 위험한 합의문이다. 가장 위험하고 들뜨고 함정으로 가득한 양보문"이라며 "저것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도록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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