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사고당협 22곳 제외 231곳 위원장 전원 10월1일자 사퇴시키는 案 의결
'인위적 인적청산' 관측에 김병준 "특정인·계파 지목 아니다"면서도 "강도 셀 수 있다"
"인적쇄신·당헌당규 개정 12월말까지 완료해 내년 2월쯤 全大 치르게 할 것"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가 20일 253곳 당원협의회 가운데 사고 당협 22곳을 제외한 231곳의 당협위원장 전원을 오는 10월1일자로 일괄 사퇴시키는 안을 의결했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는 이날 오전 비공개 비대위 회의에서 당협위원장 일괄사퇴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전했다.

그동안 부인해 온 '인위적 인적청산'을 현직 당협위원장 일부를 지목해 사퇴시키는 방식으로 한정하고 전원 사퇴 후 재임명 검토로 우회한 것으로 관측된다. 전임 지도부에서 임명된 당협위원장들에 대해 '칼자루' 대신 '목줄'을 쥐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비대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부의 반발이 당연히 없을 수 없겠지만, 당이 비상사태라는 것은 모두 인정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선당후사의 정신에서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당협위원장 일괄사퇴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구성해 각 당협에 대한 심사·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강특위를 거쳐 기존의 당협위원장이 재임명 되거나 새로운 인물이 당협위원장에 발탁될 수도 있다.

한국당은 당협 재정비를 연내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당초 한국당은 추석 전후로 당무감사 공고를 낸 뒤 당무감사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로 계획을 전면 수정해 조강특위 심사로 대신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당무감사를 백지화한 이유에 대해 "당무감사는 60일간의 공고 기간이 필요하고, 감사 후에 다시 조강특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기보다는 조강특위를 거쳐 우선으로 재임명 절차를 빠르게 밟고 당이 안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조강특위의 심사 기준에 대해선 "아직 말씀을 못 드리지만, 조강특위 위원뿐 아니라 비대위, 시도당 위원장들과도 협의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함구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비전과 가치를 설정하는 작업 등 당내 혁신을 하면서 '인적쇄신을 안 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인적쇄신을 포함한 당헌당규 개정 등 여러가지 혁신안을 사실상 12월 말까지 완료해 내년 2월께 전당대회를 치를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당협위원장 일괄사퇴 처리가 '인위적 인적청산'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특정인이나 특정 계파를 지목해 처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매년 하는 당무감사와 거의 같은 성격으로, 강도는 좀 강할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해달라"고 부인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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