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칼럼] 문재인이 싸움의 전선을 명확하게 노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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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9.23 07:48:07
  • 최종수정 2018.09.2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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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자유시민연대 대표
박성현 자유시민연대 대표

난세의 정치는 ‘적(敵)과 아(我)의 구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들’과 ‘우리’를 가르는 전선(戰線)이 분명해 져야 한다. 이 구분이 명확해지면 싸움은 세팅이 끝난다. 또한 이 구분을 명확하게 의식하고 집요하게 투쟁하는 진영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필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난세의 정치’에 대해 깊은 통찰을 남긴 칼 슈미츠(Carl Schmitt)의 이야기다. 그가 나치(Nazi) 철학자라고? 드디어 우파가 극우 본색을 드러냈다고? 웃기는 소리다. 칼 슈미트에 대해 조명하고 떠들어 온 사람들의 99%는 소위 ‘진보’ 색깔의 사람들이었다. 이쪽에서는 필자 외에는 칼 슈미트에 대해 이야기해 온 사람이 없다. 그러니 칼 슈미트의 말을 인용했다고 ‘극우’ 딱지를 붙이려면 첫째 필자에게만 붙여야 하며 둘째 그동안 칼 슈미트를 거론해 온 모든 소위 ‘진보’들에게 함께 붙여야 한다.

문재인은 이번 평양 정상 쇼를 통해, 싸움의 전선을 더할 나위 없이 명확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친중반미(親中反美) 코리아연방 세력이다.

왜 친중인가? 첫째, 문재인 정부 스스로 비굴하다 싶을 정도의 친중 발언을 해 왔다. 예를 들어 문재인은 2017년 12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대국이고 한국은 작은 나라입니다. 중국은 중국몽(중국제조2025, 일대일로)에 함께 할 것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둘째, 북한은 ‘중화 패권’을 관철시키기 위한 ‘특수부대’ 역할을 하고 있기에, 북한을 껴안고 옹호하는 것 자체가 친중 행보다. 북한이 ‘중국에 봉사는 특수부대’라는 사정은 예멘의 후티(Houthi)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후티는 친(親)이란 시아파 반군으로서 예멘의 서남쪽 모퉁이—홍해에서 아프리카와 가장 가까운 지방—를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이란과 사실상의 혈맹관계이기 때문에 후티 반군은 ‘혈맹 이란’이 조종하는 친중 세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에 따라, 홍해에 접한 아프리카에서 아라비아 반도와 가장 가까운 지역인 지부티(Djibouti)에 군사항구를 구축했다. 한마디로 중국은 홍해를 가운데 두고, 아프리카 쪽에는 지부티, 아라비아 반도 쪽에는 (후티 반군을 통해) 예멘 서남부를 장악한 셈이다. 이는 중국이, 홍해 북단에 있는 수에즈 운하의 숨통을 장악했다는 소리다. 북한은 후티 반군을 지원함으로써, 중국의 이 같은 무모한 도발을 도왔다. 이렇듯 북한은 ‘중화 패권’을 위한 특수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셋째, 이번에 발표한 남북공동선언을 보면 한미동맹이나 UN 제재 이행은 완전히 도외시 돼 있다. 한마디로 미국이 어떤 입장이든 국제사회가 어떤 규범을 정했든 상관없다는 식이다. 이번 공동선언문 대로라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 불리는 인류 최악의 대량학살 사교(邪敎) 체제와 이미 종전선언이 이루어졌고 퍼주기가 본격화된 셈이다.

문재인과 김정은의 드림이 현실화된다면 한반도 전체가 [친중반미(親中反美) 코리아연방]이 돼 버리고 서해는 사실상 중국의 내해(內海)가 된다.

자, 이렇게 ‘그들’의 의도, 목표, 전략, 실체가 드러났다.

        i) 북한 전체주의 대량학살 사교(邪敎) 체제를 온존시키고
        ii) 대한민국을 그 사교 체제의 먹이감으로 내주고
        iii) 대한민국의 정신과 제도를 철저하게 병들게 만들어 파괴함으로써
        iv) 한반도 전체를 친중반미(親中反美) 기지로 만들겠다

그들은 이 같은 목표를 ‘평화, 새로운 미래’(이번 평양 정상 쇼의 슬로건이었다)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평화를 위해서라면 대한민국이 박살나고 한반도 전체가 친중반미(親中反美) 기지가 돼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믿음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의 의도, 목표, 전략, 실체는 무엇인가? 그들과 우리를 구분 짓는 전선(戰線)은 무엇인가? 그들이 국민에게 ‘전쟁이냐 평화냐?’라는 가짜 딜레마를 강요해 올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위와 같은 통일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들의 논리 구조는 다음과 같다.
“전쟁 싫지? 평화 해야지! 그렇다면 우리의 통일 비전에 동의해야 돼!”

그들과 우리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우리 역시 역시 한반도 통일에 관한 비전 내 놓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통일 비전이 과연 있을까?

없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 및 그 부속도서”라고 읊조리는 헌법3조 뒤에 숨어서 적당히 반공스럽고 적당히 대한민국스러운 이야기를 해왔을 뿐이다. 그러나 과연 헌법3조가 뜻하는 완스텝 흡수통일 방안에 동감하는 사람들이 몇 퍼센트나 될까? 대다수 국민은 헌법3조 식의 완스텝 흡수통일에 대해서, “무지막지한 세금폭탄을 두들겨 맞는 것 아닌가?” 걱정할 뿐이다.

‘우리’가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고 내부단결을 이루지 못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통일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반드시 우리 자신의 잘못만은 아니다.

한편으로는, 1972년 미중 화해 이후 46년 동안 ‘한반도 정전ㆍ분단 체제’는 영구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멸공ㆍ북진통일은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됐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뼈 아픈 6.25 경험이 있기에, 또한 북한이 매우 호전적인 사교 체제이기에, 북한을 ‘전쟁 중인 상대’로 규정하고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 및 그 부속도서’로 못 박아 왔다.

지난 46년 동안 북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3중 분열 구조’였다. 세계질서 차원에서는 ‘영구적 정전ㆍ분단 공존체제’이고, 한반도 차원에서는 인류 최악의 호전적 대량학살 사교(사교) 체제이기에 공존이 불가능하며, 한국사 차원에서는 ‘북진ㆍ흡수통일의 대상’이었다. 이는 지난 46년 동안 이어진 미ㆍ중 밀월 체제가 빚어낸 3중 분열 구조였다. 이 같은 3중 분열 구조에서는 제대로 된 통일 담론이 나올 수 없었다. 3중 분열 구조 ‘통일 담론 마비 상태’—이것이 바로 72년 체제의 본질이다.

그러나 이제 모든 사정이 바뀌었다. 72년 체제가 끝나고 (2018년에 시작되는) ‘18년체제’가 들어섰다. 미국이 중국 길들이기, 중국 제어에 나섰다. 중국인들로 하여금 자유민주주의, 개인존엄성, 시장질서에 대한 존중을 ‘억지로라도 배우도록 만들겠다’고 나섰다. 그 분수령이 바로 엊그제 9월 18일 연간 2천억 달러에 해당하는 중국제 상품군에 대한 관세폭탄이다.

18년체제의 핵심은, 72년체제의 미중 하니문을 끝내고, 이제 미국이 중국에 대해 ‘당근과 채찍’을 사용해서 버르장머리를 가르치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과외수업의 백미는 북한해방, 자유민주-노쓰-코리아 건국, 북한 경제 급성장이다. 이러한 조치가 취해지면 중국인의 혼은 그 뿌리부터 흔들린다.

그런데 북한을 접수 평정하려면 먼저 중국의 숨통을 제압해 놓아야 한다. 막말로 미국에 의한 북한 접수 평정에 중국이 반발해서 압록강 두만강 국경 천여 킬로미터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켜 놓은 채, 가칭 [북조선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 전선 NLF (national liberation people’s front)]을 만들도록 사주한 다음 그에 대해 돈, 무기, 물품을 지원하면? 중국이 감히 이 같은 짓을 저지르지 못 하도록 중국의 숨통을 확실히 눌러놓은 다음에야 미국은 북한을 접수 평정할 수 있다. 이 숨통 누르기가 바로 관세폭탄이요 인권 이슈 압박이다. (중국은 신강 위구르에 대해서 어마무시힌 인권 유린을 자행하고 있다) 이 중국 숨통 누르기가 바로 엊그제 9월 18일 2천억달러 상품군에 대한 관세폭탄으로 확정지워졌다. 미국에 의한 북한 접수 평정에 대해 중국이 도발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중국 쥐어패기는 무역, 즉 관세폭탄에서 끝날 테지만, 만에 하나, 중국이 NLF를 만들도록 사주한다면, 미국은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 지정 등) 금융폭탄으로 맹폭격할 기세다.

72년체제가 무너지고 18년체제가 들어서는 상황이기에 북한 대량학살 전체주의 사교 체제는 끝장날 수 밖에 없다. 우리 역시 이에 상응해서, 3중 분열 구조의 통일 담론 마비상태를 떨쳐 버려야 한다.

세계질서 차원에서는 ‘영구적 분단*정전 체제 속의 공존상대’이고, 한반도 차원에서는 ‘인류 최악의 호전적 사교 체제이기에 공존하기 어려운 상대’이고, 한국사 차원에서는 ‘북진*흡수통일 상대’라는 3중 아이덴티티(정체성) 분열을 이제 끝내야 한다. 우리의 통일담론을

우리의 통일 담론은 가장 온건하고 현실적인 것이 돼야 한다. 이는 곧 4단계 자유민주 국가연합(코리아 유니온, KU)로 귀결된다.

통일은 별 다른 것이 아니라, 남북 두 개의 자유민주 국가의 국민들이 결정하여 '자유민주 국가연합'(Korea Union 혹은 Korea Conferation)을 형성 발전시켜 가는 것이다. 통일은 땅, 영토, 흡수가 아니라 제도, 관점, 정신, 라이프스타일의 동질화이다. 4단계 자유민주 국가연합 통일론은 다음과 같다.

        1) 미국이 북한을 접수 평정한다.
        2) 미국 주도의 국제사회가 북한 지역에서 임시행정기구(TA)를 설치 운영한다. 수년에 걸친 임시행정기구 단계 동안 북한 주민은 자치능력을 습득한다.
        3) 북한 주민에 의해 자유민주-노쓰-코리아가 건국되고 발전된다.
        4) 남북 두 개의 자유민주공화국 국민들의 결정에 의해 ‘자유민주 국가연합’(Korea Union)이 탄생한다.

우리는 ‘임시행정기구’ 단계 때부터 우리의 모든 제도, 노하우, 표준시스템, 지식을 아낌없이 북한 동포에게 전해야 한다. 정말 중요한 통일은 영토의 통일이 아니라 정신, 상징, 지식, 제도, 관점, 라이프스타일의 통일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역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한국인은 이제 막 '천년 동안의 동면'에서 기지개 켜며 깨어났을 뿐이다. 한국인이 성취한 제도와 풍요(대한민국이라 불리는 '제도'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풍요')에 걸맞는 정신과 행동방식은 이제야 탄생하기 시작했다. 한국인이 정신과 행동방식을 완성시킬 때, 한반도는 전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용기, 분투, 영감의 오리진이 된다. 그게 한국인의 운명이다. 운명적 존재(destiny)가 될 것인가? 아니면 우연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부수적 존재'(collateral)가 될 것인가?

이 엄정한 분수령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가 평양을 붕괴시키는 그 순간, 한국 정치문화에 엄청난 쓰나미가 닥치는 그 순간에 본격화된다.

박성현 객원 칼럼니스트(자유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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