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 국민연금 등 국내 투자기관의 런던 오피스 빌딩 투자 보도
최근 WSJ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돼지와 가축 분뇨 냄새에 둘러 쌓였다"며 비꼬는 기사 게재하기도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단행으로 파운드 가치가 하락하고 국내 증시가 불확실한 모습을 보이자, 국민연금을 비롯한 한국 투자자들이 영국 런던 중심가 부동산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고 더타임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638조원 이상의 투자금을 굴리고 있는 국민연금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해 외신들의 주요 관심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NPS)은 런던 홀본 지역에 위치한 골드만삭스 본사 건물을 최근 11억6천만 파운드(약 1조7천억원)에 매입한 뒤 다시 골드만삭스와 25년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한국 금융기관이 런던 오피스 부동산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것은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국내주식시장에서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주식에서 4.57%를 기록한 데 비해 국내에선 -5.30%로 2017년(25.88%)과 비교하면 급격히 수익률이 나빠졌으며, 국민연금의 올해 수익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0.9%(잠정치)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증시가 불안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은 영국의 브렉시트 단행으로 인한 파운드화 가치의 하락, 타 유럽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 등을 고려해 런던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런던 오피스 빌딩의 임대 수익률은 연 4.25%로 독일 프랑크푸르트(3.25%)보다 높다.

한국 투자기관들은 올해 들어 최근까지 런던 오피스 빌딩에 19억5천만 파운드(한화 약 2조9천억원)를 투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런던 금융가인 시티의 '20 올드 베일리' 건물을 3억4천100만 파운드(약 5천억원)에, '캐논 브릿지 하우스'를 2억4천800만 파운드(약 3천700억원)에 사들였고, 한국투자증권은 펜처치스트리트 정류장 인근의 '70 마크레인'을 매입하는데 2억 파운드(약 3천억원)를 투자했다. 부동산 중개회사인 사빌스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한국발 투자 규모는 30억 파운드(4조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더타임스는 2016년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이후 런던 부동산 시장에 투자가 말라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자 아시아로부터 투자가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기업들의 해외부동산 투자에 제한을 가하면서 한국이 가장 큰손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국민연금은 638조원 이상의 기금적립금을 운용하면서 외신들의 주요 관심 대상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민연금공단(NPS) 기금운용본부 최고투자책임자(CIO)가 1년 넘게 공석인 주요 이유로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전북 전주로 옮겨간 것을 비꼬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국민연금공단이 축사, 분뇨처리시설 등에 둘러싸여 있다며 돼지 삽화를 그려 놓고 “이웃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고 보도한 것이다. 외신들의 눈에는 638조원 이상의 기금적립금을 운용하는, 세계적으로 손에 꼽힐 정도의 규모를 가진 투자기관이 기금운용 본부장도 없이 서울과 멀리 떨어진 전북 지역에서 무려 1년 넘게 운용되고 있는 점은 '상식 밖'이라고 보여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이같은 논란에 '국민연금 기금본부의 수도권 재이전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전북도와 전주시, 완주군, 전북 기자협회 등은 17일 "국민연금 기금본부 수도권 재이전 강력 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긴급 기자회견과 성명서 등을 통해 "전북혁신도시에 안착한 국민연금 기금본부 흔들기는 국가 균형발전과 혁신도시의 근간을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사태"라며 강력히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처럼 국민연금은 최근 외신들의 집중 관심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장은 정치적인 자리"라는 WSJ의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 기금본부 위치와, 의결권 행사를 통한 기업의 경영권 침탈에 대한 문제는 외신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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