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민주당, 63년간 민주주의 지켜온 유일한 기둥" 자임…북과의 '평화공존' 강조
배진영 기자 "민주당 뿌리 신익희·조병옥·장면·김성수는 철저한 반공, 건국주역이었다"

20년 장기집권론을 펴 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민주당 창당 63주년 기념행사에서 "앞으로 (대통령) 몇 사람을 더 당선시켜야겠나. 한 10번은 시켜야되지 않겠나"라고 공언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직후 열린 창당 63주년 기념식에서 "1955년 그 어려운 시절에 민주당을 창당해서 63년 동안 달려왔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켰고 작년엔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켰다. 지금까지 세분의 대통령을 탄생시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켜오는 큰 기둥이었다"며 "어찌 보면 유일한 기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어 "내일 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하게 되는데 아마 그동안 대립과 갈등에 있었던 한국현대사를 평화공존으로 바꾸는 매우 중요한 행보가 될 것"이라며 "여러 경제적 어려움이 있지만 희망을 갖고 한반도 평화 번영 이런 부분들을 헤쳐나가는 자랑스런 민주당이 되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건국 초기 자유당 정권과 대립하던 신익희, 윤보선, 장면 등 당시 범(汎)야권이 모여 창당을 결의한 1955년 9월18일을 창당 기념일로 삼고 있다. 그러나 63주년이 되는 오는 18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있어 하루 앞당긴 이날 기념식을 하게 됐다.

민주당은 이날 당대표실 앞에 1955년부터 2018년까지 민주당 역사 사진 18점을 전시하기도 했다. 주요 사진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71년 장충단 가두 유세와 대통령 취임 사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2년 대선경선 합동연설, 문 대통령 취임과 판문점 정상회담 사진 등이다.

한편 창당 기념일 남북 정권간 관계개선만을 강조한 민주당의 행보는 '뿌리'를 부정하는 데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창당 기념식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 창당의 주역은 해공 신익희, 유석 조병옥, 운석 장면 같은 분들이었다. 인촌 김성수 선생이 이들을 뒷받침했다. 모두 대한민국 건국에 힘을 보탠 분들이었고, 철저한 반공주의자들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이 원한 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었지, 민중-민주-민족을 내세우는 유사(類似) 사회주의국가-전체주의국가가 아니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해공의 애국심도 유석의 선공후사(先公後私) 정신도 운석의 온유함도 없는 자들이, 그분들의 반공·건국·애국정신을 깡그리 부인하는 자들이 민주당의 계승자라고 자처하고 있다. 이런 걸 환부역조(換父易祖 :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바꾼다)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1955년 창당'으로 선 긋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지만, 그 뿌리는 1948년 창당된 한국민주당(한민당)으로 일찍이 거론돼 왔다. 민주당 대표실에도 존영이 걸려 있는 윤보선 전 대통령은 한민당 창당 주역이고, 해공 신익희 선생은 한민당 창당 이듬해(1949년) 민주국민당(민국당)으로 확대개편될 때 합류한 인물이다.

민주당 대표실에 존영이 함께 걸려 있는 장면 전 국무총리는 1955년 민주당 창당 때부터 합류했다.

조순형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한민당 창당 주역 중 조병옥 박사의 아들이며 정대철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역시 한민당 창당 멤버인 정일형 박사의 아들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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