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 전 격동하는 동아시아 근대사에서 청국, 일본, 조선의 위대한 '재상'으로서 살았던 이홍장, 이토 히로부미, 김홍집.필자는 비교문화사, 비교인물론의 시각에서 이 '3재상'을 비교하는 일은 당시 3국의 '근대화'를 가늠하는 상징적인 작업이라 생각한다. 솔직히 고백하여 치우치치 않은 각도에서 필자는 이 3인물에 대해 동시에 다 동일 수준의 애착과 숭경심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왕년의 인물은 한 가닥 연기로 사라지고, 마시던 오차물도 다 마르고 이제 남은 것은 그들이 남긴 글씨 족자 뿐
영국의 명문고교 이튼(Eton)스쿨의 안내서를 읽은 적이 있다. : ‘1440년 창립된 이 학교가 19명의 총리를 비롯한 정치가, 철학가, 문호, 과학자, 노벨상 수상자 등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였다'고 설명한 후, '지난 백 년 동안 보어(Boa)전쟁과 1차, 2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졸업생 숫자가 129명, 1,157명, 748명으로서 무려 ‘2세대 분에 해당하는 졸업생’을 조국에 바쳤다.’ 영국적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표본이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용감하게 달려가서 희생했다는 자긍
5.18은 올해로 43주년을 맞았다. 1987년 6공화국 성립 이후 역대 정권이 모두 5.18을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했지만, 여전히 5.18은 뜨거운 이슈이다. 좌우 양 진영에서 5.18을 바라보는 시각은 말 그대로 극과 극을 달린다. 국민적 합의라는 점에서 보자면 5.18은 여전히 미완성 상태이다.그런 점에서 보면 1980년 5월 광주에서 전개됐던 치열한 투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5.18의 가장 절실한 과제가 광주와 호남만의 5.18이 아닌 전국민의 5.18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보자면 5.18은 여전
영국이 무굴제국을 무너뜨리고 인도를 식민지로 삼는데 100년 넘게 걸렸다. 프랑스는 조선보다 인구가 약간 적었던 안남(베트남)을 식민지로 만드는 데 수십 년 세월이 필요했다. 1910년 8월 일본의 대한제국 병합이 발표되자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인구 2,000만에 가까운 인구와 스스로 ‘제국’을 선포했던 500여 년 역사를 이어온 왕조가 총 한 방 쏴보지 못하고 조약에 의해 주권을 양도하여 남의 나라 식민지로 전락한 것은 세계사에서 유례없는 일대 사건이었기 때문이다.초대 조선 총독인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内正毅)
북한과 종북세력들은 한반도 문제를 언급할 때 어김없이 ‘평화’를 내세운다. 북한의 통일 3원칙(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에도 등장한다. 북한의 대남노선 중 하나인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나 2018년 채택된 판문점선언(4.27)과 평양공동선언(9.19)에서도 “한반도(북한은 조선반도로 표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 등이 등장한다. 그러나 과연 북한이나 종북세력들이 진정으로 우리가 염원하는 한반도의 평화를 지향하는가? 이들이 말하는 평화의 개념을 안다면 이는 사기극임을 확인할 수 있다.일반적 의미로 평화란 전쟁이나 무력충
6월 10일은 36년을 맞는 제6공화국을 탄생시킨 87년 6월 10일의 시민항쟁을 기념하는 날이다. 호헌 철폐와 독재 타도라는 구호를 외치며 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서울 광장을 비롯하여 전국의 광장을 메운 그날은 대한민국사에서 건국과 산업화에 이어서 민주화가 달성된 날로 기념되어오고 있다.제6공화국은 그 개정 헌법의 모호성이 보여주듯이 당시 정치 세력의 타협에 의한 세력 균형 체제로 출발했다. 모든 혁명이 그러하듯이 시민들이 주도했지만 혁명의 과실은 기성 정치인들에게 돌아가고 의미는 잊혀진다. 민주화를 표어로 삼고 보수 진보
5월 19일부터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가 21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폐막되었다. G7(Group of Seven)은 미국, 영국, 독일, 일본,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 서방 선진국 일곱 개 나라를 지칭하며, 이 나라들의 정상들이 1975년부터 매년 만나서 국제현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1998년에는 러시아를 포함시켜 G8 회의로 확대되었으나 2014년 크리미아 반도를 강제 합병한 러시아가 축출됨으로써 다시 7개국이 되었다. G7 정상회의는 주요 선진강대국들의 정상들이 모여 경제, 안보, 환경, 기후 등
문화인류학에서 '타문화는 거울'이란 말이 있다.타문화란 비교문화를 통해 타자를 인식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 '거울'에 비춰진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게 해 준다.필자는 처음으로 '동아시아 유교의 농도(濃度)'란 개념을 발안했다. 술은 알콜의 농도에 따라 그 내용물을 알 수 있듯이 한중일 유교의 농도를 비교분석해 보면 그 내용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우리는 지금껏 상식적 내지 통설적으로 '동아시아 유교 문화권'이란 것을 믿어 왔지만, 그에 대해 무조건 '통설'로
뛰는 ‘조국’ 위에 나는 ‘남국’, 그들의 도덕적 혼수상태한국 정치사에 숱한 정치인이 명멸하지만 지난 14일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만큼 어이가 없을 정도로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인물도 드물다. 한때 수십억 원에 달하는 코인 보유 논란과 코인 상습 거래를 한 김 의원의 겉으로만 보여준 이미지에 다들 속았다. 2020년 4월 총선에서 30대 나이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민주당 청년정치를 대표하는 정치인이었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 김 의원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그는 친이재명계 젊은 정치인으로 민주당 ‘개딸’들의 온몸 가득 응
일장기는 한국인에게 무엇이었을까.지금까지 일장기는 한국 반일종족주의의 화신 좌파세력이 모멸하고 소각하는 대상물이었다.그러나 최근 들어 일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우파에 의해 하늘 높이 추켜들고 '안티반일'을 감행하는 상징물로 변했다.금년 5월 10일 서울 종로구 안티반일집회의 현장에서 필자는 '위안부'를 외치는 좌파를 향해 커다란 일장기를 휘두르며 돌진하는 우파 지식인과 활동가들의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한마디로 경천동지의 변모를 보았던 것이다.이에 앞서 3·1절에 세종시의 한 목사가 아파트에 게양한 일장기
O 기업은 2류, 정치는 4류 고(故) 이건희 회장은 1993년 신(新)경영선언 후 멀지 않아 설화에 휘말린다. 우리나라 기업은 2류이고 정치는 4류라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당시 김영삼 정권은 발끈했고, 이건희 회장은 유감 표명으로 사태를 수습했다. 기업가의 보는 눈은 정확하다. 상당한 세월이 흘렀건만, 이건희 회장의 발언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4류 정치’. 한국 정치를 압축한 4글자이다. 지금 한국의 정치 수준은 4류를 넘어 ‘지하 1층’이다. 최근의 더불어민주당의 ‘오기 정치’가 이를 웅변하고 있다. O 민주당의 오기정치:
'한국이란 국가의 사활이 오늘 경각에 이르렀다.'이것이 필자가 이번 5월 한국 방문(8-17일)에서 보고 느낀 결론이다. 북한과 중공식의 공산주의 사상이 믹스된 한국 좌파세력의 반한국·공산주의식 침투는 서울 도처에서 포착되고 체감됐다.광신적 민족주의에 휩싸인 좌파세력의 백귀야행(白鬼夜行)과도 같은 창궐로 종북·친중·반일이 두드러지면서 '반일'은 국시(國是)로 되기도 했다. 반일의 거세찬 물결은 멈출 줄 모를 뿐만 아니라 이미 팽배하고 고취된 상태지만, 이영훈 교수를 수반으로 하는 '안티 반일종족주
5월 20일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 PMC 바그너가 미소룹카мясорубка, ‘고기 분쇄기’라 불리는 요충지 바흐무트를 224일만에 완전 점령함으로서 러우전은 변곡점을 넘었다. 키예프발 브리핑에 의존하던 서구 주류미디어들은 줄곧 우크라이나군이 이기고 있다는 선전을 계속했다. 그러나 집단서방은 그들이 대리전의 도구로 내세운 우크라이나군이 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끝없는 자금과 무기지원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판단해 뒤로는 ‘한반도식 휴전’을 이끌어낸 뒤 훗날을 도모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미
성윤리는 가정을 지키는 울타리 인류 사회는 가정에서 시작된다. 가정은 인격공동체다. 삶에 필요한 사회질서와 정당한 권위가 가정에서 형성되고 배워간다. 인간은 남녀가 결혼하여 가정을 이룬 후 자녀를 낳고 양육한다. 부모는 자녀들이 처음 만나 가장 큰 영향력을 받는 롤모델이다. 가정 내에서 아버지를 통해 사회질서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가고, 어머니를 통해 동감과 정서, 공정성과 감정을 배워간다. 아들은 아버지를 통해 가장의 역할과 남성성을 배워가고, 딸은 어머니를 통해 보살핌과 여성성을 배워간다.가정은 세상의 여러 가지 위험에서
술레이만 모스크를 구경하다 길을 잃었다. 웃을 일이 아니다. 이스탄불은 대로변에서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도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마침 골목길에서 내려오는 여성 둘이 보였다. 하나는 양복이고 하나는 전통의상인데 학생인 듯 싶어 말을 걸었고 다행히 소통이 됐다. 복잡하니 직접 길을 안내해주겠다며 친절이다. 어디서 왔냐 해서 한국이라고 했더니 양복 입은 여학생 입에서 바로 한국어가 튀어나왔다. 한국사람 처음 만나본다며 환하게 웃던 여학생의 이름은 딜안이었다. 한국 드라마 중에서도 사극을 보며 한국어를 공부한 탓에 말투가 곱고 단정했다(깡
#. 올들어 동해시에서만 52번째 지진 발생스승의 날이었던 지난 5월 15일 오전 6시 27분, 강원도 동해시 북북동쪽 52km 해역(진앙 북위 37.87도, 동경 129.52도) 31㎞ 깊이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삼척의 경우 “쾅” 소리와 함께 아파트가 3~4초간 흔들렸고, 실내의 침대가 흔들릴 정도로 진동이 컸다. 동해시의 경우 아파트가 휘청거리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위력이 셌다. 진앙에서 멀리 떨어진 충북 단양에서도 땅이 흔들릴 정도로 강력했다. 두 시간여 후인 오전 8시 6분, 비슷한 지역에서 규모 1.8의 지
서: 입법의 역할과 졸속 입법의 문제점현대 민주국가에서 입법, 행정, 사법으로 국가권력을 나누는 삼권분립은 기본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항상 삼권 중에서 입법을 제일 먼저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과거 유신헌법에서 대통령을 국회의 앞에 놓은 적이 있지만, 이러한 비정상적 예외를 논외로 하면 말이다.이처럼 입법이 가장 먼저 이야기되는 것은 삼권의 상호 관계 때문이다. 입법에 의해 국가질서 형성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 이후에 행정은 –법치행정의 원칙에 따라- 법률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수행되며, 사법은 최종적으로 이러한 국가작용이 헌
지난주 MBC 노동조합이 현재 MBC 보직자 148명 가운데 132명이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 조합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는 리스트를 발표하였다. 그중에는 임원급인 본부장과 국장, 부장, 팀장 같은 상위직 관리자들도 포함되어 있고, 회사를 대표하는 노사협상 실무책임자라 할 수 있는 인사부장과 노무부장까지 언론노조원으로 밝혀졌다.현 사장을 비롯해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사장들이 모두 언론노조 활동을 주도했던 인사들이어서 이 발표가 새삼스럽지는 않다. 하지만 중견 간부 이상은 통상 노조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노동계의 상궤에 비추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방미하여 한미 간의 전반적인 협력을 강화했다. 그러자 중국은 윤 대통령의 방미 전후로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중국이 그간 한국이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데에 불만을 갖고 있었으며, 우리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그 불만을 일시에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관영매체와 학자들까지 동원해 한미동맹 강화에 견제구를 날렸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만 문제이다. 윤 대통령은 방미 직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고
1960년대에 대학생이었던 동창들에게 질문하곤 한다. “우리가 반정부 데모하던 그 시절에 대한민국이 오늘과 같이 번영할 것으로 예상했었냐?” 그랬다는 답변은 하나도 없다. 최근 동해안 작은 어촌 거진항을 들렸을 때 공중화장실에 화장지가 잘 비치된 걸 보고 새삼 놀랐다. 중국 같은 나라는 물론이고, 유럽의 많은 선진국에서도 공중화장실은 사용료를 받을뿐더러, 한국만큼 깨끗하지도 않다. 한국의 소득수준이 선진국이 되었을 뿐 아니라, 국민의 의식 수준도 선진화되었다는 좋은 예다. 지지난 일요일 광화문에서 출발해서 한강변을 달리는 하프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