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사태는 대학의 존재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만들었다. 지난 3월 개학 이후, 대학에서 대부분의 강의가 온라인으로만 이루어지면서 큰 혼란에 빠졌다.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을 하니 학교 시설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이미 낸 등록금의 일부를 돌려달라는 등록금 반환 투쟁을 하고 있다. 발 빠른 학생들은 이미 휴학을 했다. 코로나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다음 학기에 등록을 꺼려서 적지 않은 학생들이 휴학을 할 것이 예상된다. 수도권 대학교들에는 학교마다 평균 수천 명에 달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재학 중
6·25 전쟁 70주년이 다가오는 시기에 전쟁영웅 백선엽 장군의 사후(死後) 문제와 관련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무척 민망스럽다. 보훈처가 “백 장군이 돌아가시면 서울 현충원에는 자리가 없어 대전 현충원에 모실 수밖에 없고, 이후에 친일파의 현충원 안장을 금지하는 법이 제정되는 경우 파묘·이장될 수 있다”고 밝힌 것이 발단이었다. 하기야 좌파 인사들이 일제강점기 시대 일본의 괴뢰국인 만주국 군대에서 장교로 복무한 백 장군의 ‘친일’ 경력을 문제삼아 현충원 안장에 반대해온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일
한국인은 아직도 조선시대에 살고 있으며 그 뿌리 깊은 DNA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대교린(事大交隣)이라는 국제관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라는 큰 나라를 섬기고 왜(倭)와 여진(女眞)과 같은 이웃나라는 적절하게 달래고 억눌러 나라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조선의 외교방침을 21세기에도 계승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여진(女眞)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여전이 경외심으로 섬기고 있는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왜(倭)라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 하고 있다. 해
2015년 연말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가 나온 뒤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은 “지난 20년을 회고해 보면 박근혜 정부처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시간과 노력을 많이 할애한 정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10억 엔의 피해자 지원금을 출연하기로 의결한 2016년 8월에 나온 발언이었다. 한일 간 최대 쟁점이었던 위안부 문제가 합의에 이어 구체적 조치로 실행되자 40년 베테랑 외교관으로서 지난 소회를 드러낸 것이다.그러나 불필요한 자화자찬이었다. 당시에는 “차라리 아무 소리 말고 가만히 있지”라는 게 솔직한 내 심정이었
좋았다. 써야 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한 사람도 많았던 모양인데 그런 거 없었다. 어차피 나온 돈이고 그게 누군가의 소득이 된다면 나쁠 리 없다 생각했다. 술 마시는 게 유일한 취미라 반으로 쪼개 한 번은 고기에 한 번은 생선에 술을 마셨다.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좀 슬픈 얘기다. 글을 쓴다는 것은 궁핍의 시간을 종종, 강제적으로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해서 평소에 광고 전단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긴다. 생필품의 평소 가격에 해박하고 그래서 할인판매를 한다면 얼마나 인심 쓴 가격인지 보는 순간 바로 답이 나온다. 10
문재인 대통령은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우리는 마음껏 이익을 추구할 자유가 있지만 남의 몫을 빼앗을 자유는 갖고 있지 않다”라고 밝힌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O 너무나 당연한 말을 한 저의는 ? ‘너무나 당연한 말을 한 저의’가 무엇인 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서는 “내 몫을 늘리려고 남의 몫을 훔치거나 빼앗을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다. 남의 몫을 부당하게 침탈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제도적 장치가 사유재산제도인 것이다. 재산권은 신성불가침의 ‘자연적 기본권’인 것이다. 오히려 모든 것이 국가소유인 사회주의 국가에서 역설적으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기원은 빼고 유사 이래 문명의 역사를 3천년으로 보는 견해에 따르더라도, 민주주의의 역사는 대단히 짧다. 그 짧은 민주주의의 역사를 분해해서 보더라도 과연 民이 主인 경우가 있었는지를 살펴보면 더 줄어든다. 남녀 누구나 선거권을 갖는다는 보통선거권의 정착은 심지어 2차 대전 후 신생국인 대한민국보다 늦은 서구민주국가도 있었다. 말이 민주주의(民主主義)일 뿐, 실제로는 권력집단의 바람몰이로 그 정당성을 부여하는 절차에 불과한 시절도 있었다. 독일 국민은 히틀러와 괴벨스에게 기꺼이 민주주의의 이름으
지난 4.15 총선을 계기로 우리 대한민국은 일당독주의 길로 들어섰다. 이제 공수처가 설치되기만 하면 그 독주는 단순히 일당 독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나라 살림 전반에 대한 집권 세력의 어떤 횡포도 막을 길이 없는, 민주주의로 위장한 전체주의 체제로 굳어질 수도 있다. 매우 불길한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지는 이미 한참 되었다.일당 독재가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은 아니고 그것이 반드시 부정적 결과만을 낳는 것도 아니다. 절대군주 체제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옮겨가는 과정에서는 이른바 ‘계몽 군주’의 역할이나 ‘계도적 민주주의’가 이상
북한은 남북관계를 전면적으로 폐쇄했다.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 살포가 표면적인 이유였다.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자기들의 ‘최고 존엄’에 대한 공격을 체제위협으로까지 간주했을 법하다. 그러나 이게 다였을까? 이게 하나의 계기였을 수는 물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최근의 동북아 신(新)냉전이라는 국제환경의 변화에 대한 북한 나름의 대응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미-소 냉전 때도 보았듯이, 강대국들이 험악한 냉전, 상호포위, 패권경쟁을 벌일 때 주변 중-소국들로서는 그 세(勢)를 거슬러 제 마음대로 데탕트(긴장완화)를 하려야 할 여지가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21대 국회 전체 의석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면서,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 개정안(이하 5.18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유력시되고 있다. 심지어 민주당의 양향자 의원은 일제 강점기와 세월호 사고까지 ‘성역’에 포함시키는 역사왜곡금지법을 발의한 상태이다.법안의 처벌조항도 살벌하다. 한국 근현대사를 왜곡·폄훼하거나 피해자 또는 유가족을 모욕하는 경우 최대 징역 7년 이하, 벌금 5천만원 이하의 처벌을 한다는 것이다.지난 총선 과정에서 “광주는 80년대의 유산에 사로잡힌 도시, 생산 대신 제사에 매달리는
대선 앞두고 기본소득 도입 주요 이슈로 부상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야야를 불문하고 기본소득 도입논의가 활발하다. 의견수렴이나 재원마련은 뒷전이다. 지난 총선에서 재난지원금 소비쿠폰 등 천문학적인 현금살포의 위력을 본 여야 정치권은 앞다투어 기본소득 의제를 선점하는 데만 열중하고 있는 분위기다. 경제부총리마저 여건상 도입이 적절치 않다고 하는데도 여야는 의제선점과 군불때기에 여념이 없다. 벌써 이러니 대선 때는 아마도 여야 할 것 없이 공약으로 등장할 전망이니 누가 막을 수 있을 것인가. 도무지 기본소득제도라는 것이 무
#1. ‘그들’과 다른 사실을 말하면 범죄자가 되는 세상불과 얼마 전 진행되었던 현대사를 두고 말들이 많다. 모 여당 의원은 드디어 제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역사왜곡금지법’ 대표 발의자로 총대를 메고 나섰다. 역사적 사실을 왜곡 폄훼하거나, 피해자 및 유가족을 이유 없이 모욕하는 경우 최대 7년 이하 징역 혹은 5,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겠다는 내용이다. 2회 이상 재범 시 곧바로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고, 피해자나 유족의 고소가 없더라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조항도 신설됐다.이것은 자기들과 생각이 다른
6월이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말은 어린 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어른이 된 후에도 6월6일 현충일이 오면 반드시 조기(弔旗)를 내걸고 오전 10시 사이렌 소리를 기다려 묵념도 했다. 나이가 어렸어도 나라를 지키느라 목숨을 바친 호국 영령들에 대한 경건함과 진심은 충만했다.올해도 어김없이 6월이 돌아왔다. 어차피 올해 2020년은 ‘코로나19’ 때문에 엉망진창이 돼 버린 해다. 상반기가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사회가 정상화가 안 돼 있는 상황에서 6월의 의미가 정상적으로 표출될 것을 기대한 것이 잘못일까? 심지
4.15 총선이 끝난 지 한 달 반이 지났는데도 부정선거 의혹이 가라앉지 않는다. 오히려 불어나고 있다. 선거 패배세력의 반발이라고 하기에는 부정선거 냄새가 너무 독하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같은 혐의자들은 냄새를 덮는 데 열중하고 있다.초기엔 일부 보수 논객까지 투개표 참여자 수만 명을 감쪽같이 속일 수 없다고 거들었다. 선거 패배로 지리멸렬인 미래통합당은 좌파정권의 2중대 역할로 기어가려 한다. 부정선거 문제에 앞장서지 못하고 시민단체의 투쟁에 기대려고 한다.아날로그 시대라면, 대명천지에 부정을 저지를 수 없다는 생각은
코로나 이후의 다가올 세상을 보자!전세계를 뒤흔든 사건들은 어떤 식으로든 인간의 삶과 생각을 변화시켜왔다.유럽의 페스트가 창궐한 이후에는 하나님이라는 종교 중심에서 인본주의를 표방한 르네상스가 시작되었고, 1차 세계대전 이후로는 초현실주의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해 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세계질서 역시 Empire 시대에서 Republic의 시대로 변해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생존을 위해 변화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번 우한폐렴(코로라19)의 전세계 강타는 분명 임계점에 다다른 인간 세상에 또다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Con
코로나 팬데믹은 어려운 나라들에 더욱 치명타를 가했다. 그들의 어려움은 환율에 드러나 있다. 다음 그래프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12개 나라에 대해서 코로나 이후 미국 달러에 대한 통화가치 변화율을 담고 있다. 조사 대상인 모든 나라가 마이너스이다. 브라질이 -30.8%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러시아는 -16%, 한국은 -5.7%이다. 중국은 -2%로 비교적 충격이 작다. 사실 중국은 당국이 환율에 개입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숫자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가치가 떨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달러에 대한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조작된 통계가 판치는 나라들통계의 조작은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 않고 국민의 마음을 가지고 놀려는 나라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망해가는 나라는 통계의 결과를 조작하여 알리거나 마음에 드는 결과만 골라서 보여주는 수법으로 사람들을 속인다. 통계 중에서도 믿지 못할 통계의 대명사는 예나 지금이나 중국의 통계이다. 중국에서 대약진운동 때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참새잡기, 쥐잡기 운동이 있었는데, 지방정부에서 올라온 보고 숫자를 합쳐보면, 잡았다는 참새나 쥐의 숫자가 전 중국에 존재한다고 추정하는 개체수보다 훨씬 많았다. 식량의 생산 실적
개인이건 사회건 회귀본능(回歸本能 또는 귀소본능 歸巢本能)이라는 것은 강력한 인자이다. 원래 살았던 방식대로, 또는 원래 습성대로 사는 것이 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사회는 거대한 회귀본능에 빠져버렸다.사실상 한국사회는 중국 문명이라는 거대한 구심력에 이끌리는 하위 문명으로 산 세월이 너무나 길었다. 짧게 봐도 한(漢)나라 한무제(漢武帝) 이후였으니 그 기간의 장구함과 깊이는 엄청난 것이었다. 중국문명은 기본적으로 대륙 문명으로,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해양 문명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명이었다. 게다가 중국을 세계, 혹은 우
천안문 사태가 발생한 이듬해인 1990년 개봉된 홍콩 영화 가운데 《누님 안녕하세요!》(원제: 表姐, 你好嘢!)가 있다. 성격이 괄괄한 중국출신의 여자 공안 누님 정석남(鄭碩男)이 홍콩에서 범죄조직을 검거해 중국으로 압송한다는 스토리의 블랙코미디다. 영화 가운데 전설적인 장면은 여자 공안 ‘누님’이 갱단에게 잡혀 협박을 받자 호기롭게 일갈하는 부분이다. “나의 부친은 중국의 27군을 지휘하는 장성이다. 내가 너희들에게 잡혀 부친이 화가 나면 군대를 이끌고 홍콩에 진입할 것이다. 그러면 (중영)연합성명, 일국양제·기본법이 사라진다.
‘지구종말시계(The Doomsday Clock)’란 최초로 원자탄을 만든 맨하탄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에 참여했던 핵과학들이 지구멸망을 경고하기 위해 1947년에 만든 상징물인데, 위험 정도에 따라 자정에 가깝게 조정되었다. 1947년 11시 53분으로 시작한 이 시계는 1953년 미•소가 수소폭탄을 터뜨렸을 때 11시 58분까지 접근했다가 냉전이 끝난 1991년엔 11시 43분으로 늦추어졌다. 2015년에는 북핵 위기와 기후변화로 11시 57분으로 당겨졌고, 현재에는 ‘자정 100초’전‘을 가리키고 있다.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