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갔을 때였다. 삼거리 교차로에서 신호등이 없을 때 우리와는 낯선 광경이 벌어진다. 각 도로에서 오던 차들은 모두 일단 멈춘 다음 가장 먼저 교차로에 왔던 차가 진행하고 그다음 교차로에 도달해 멈췄던 차량이 진행한다. 1-2-3-1-2-3 이렇게 순서대로 착착 진행하여 통과하는데, 깜박 누가 먼저 교차로에 와서 섰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서로 잠깐 눈치 보다가 (내가 먼저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차량에게 먼저 가라고 신호를 보낸다. 그렇게 순간적으로 다시 순서가 정해지면 다시 1-2-3-1-2-3 순서로
1910년 8월 22일. 대한제국은 일본의 강압에 못 이겨 한일합병조약이라는 것을 체결했고 1주일 후인 29일 그 효력이 발효되어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일제의 강권통치로부터 벗어나는데 만 35년이 걸렸다. 그래서 8월 29일은 우리 민족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국치일'인 것이다.그런데 어찌된 일 인가. 정부측에서도 민간에서도 8.29 그 날의 비통함을 되새기며 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 날 수 밖에 없었던가를 냉정하게 반추함으로써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만전을 다해야 한다는 움직임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대한민국의 우파는 건국과 산업화의 주역이지만, 정치는 한 적이 없다. 반면 좌파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오직 정치만 했다. 우파의 정치적 무능력과 좌파의 정치적 승리, 그 결과가 현재의 대한민국이다.”필자가 기회 있을 때마다 펼쳐온 주장이다. ‘핵심을 짚었다’며 공감하는 분들도 많지만, 반발하는 분들도 계신다. 반발의 요지는 이 것이다.“대한민국에서 우파 정당이 오랫동안 압도적인 다수였고,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도 많이 배출했는데, 우파가 정치를 한 적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틀린 말씀은 아니다. 다만 필자가 강조하는 메시지와 초
정부가 다시 2차 재난지원금과 동 재원조달을 위한 4차 추경안을 밀어붙일 태세다. 정부는 지난 4월 초에 전 가구에 대해 4인 가족기준 100만원씩의 1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12조 원에 달하는 2차 추경을 추진한 바 있다. 실제로 지급된 재난지원금은 13조 5천억 원이었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4·15 총선을 앞둔 시점이어서 현대판 고무신이라는 비판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반짝효과에 그치고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통계청이 8월 20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1. 그들은 왜 조선 청년을 전쟁터로 내몰았을까?이 땅에는 수많은 친일파들이 존재했다. 그중에서도 나라를 팔아먹었다는 을사오적과 일본 천황폐하를 위해, 태평양전쟁에 나아가 싸우자고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내모는 선동 연설을 한 최남선·이광수를 비롯한 지식인들은 친일파의 앞자리를 차지한다.그 시절 세계정세를 좀 안다는 지성인들이 대체 무슨 이유로 조선의 젊은이들에게 “황국신민의 자손이여, 일본 천황폐하를 위해 죽어 달라”고 연설을 하고 다녔을까? 이광수·최남선의 혈관에는 태초부터 친일 매국노의 피가 흘렀기 때문일까?미국에서 거주하며 세
문재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헌법 10조를 꺼내 들었다. 2016년의 광화문 촛불 시위를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에 기반한 것으로 규정한 다음, 2020년 이후를 헌법 제10조의 시대로 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라고도 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가끔 문재인 대통령이 과연 법조인 출신인지, 사법연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변호사인지 의심할 때가 있다. 선택적 정의와 공정, 내 편만의 인권, 불리한 모든 국내외 정세에 대한 묵비권 행사, 그 반대로 정치 공학적
어디부터 잘못된 것일까?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까?우리나라의 역사 교육 현황을 보노라면 이런 한탄이 절로 나온다. 해묵은 얘기 같지만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의 기미가 보일 때까지는 들추고 강조하는 것을 멈출 수 없다. 내가 실제 겪은 사례만 봐도 역사 교육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몇 년 전, 역사 교과서의 현대사 부분 왜곡에 대한 논란이 한창일 때 일선 학교 교사이던 친구가 의외의 말을 했다. 학교 밖에서는 현대사를 가지고 설왕설래하지만 정작 학교 안에서는 그게 의미가 없다는
헌법 제1조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였다. 직접민주주의를 할 수 없는 인구 규모이기 때문에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서 국민의 권리를 위임받은 대표들이 국가를 운영하게 된다. 따라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요체이고 여기에 잘못이 있으면 민주국가라 할 수 없다.지난 4.15 총선이 부정이라는 정황과 증거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권이나 여당이나 선거관리위원회가 의혹을 해명하는 성실한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 100여 개의 선거구에서 선거 무효소송이 제기됐는데도, 법원은 통합선거
필자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만든 결정적 전투인 ‘대한해협 해전’에 대해 알게 된 것은 6년 전의 일이다.대한민국의 험난했던 그 때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그 이야기는 필자를 사로잡았고, 육군의 역사로 기록된 군역사에 가려진 이 해전은 반드시 알려져야 된다는 생각에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영화로 만들 엄두를 못 내고 있다.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주인공을 누구로 할지 수많은 인물들을 탐색했고, 멤버들은 대부분 이승만 대통령과 손원일 제독을 권했지만 필자가 선택한 인물은 당시 갑판장이었고 훗날 백두산함의 함장까지 지내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 중이다. 이 글을 쓰는 8월 17일 현재 터키리라화의 달러당 환율은 7.39로서 5.95였던 연초에 비해 19%나 가치가 떨어졌다. 원화에 빗대자면 달러당 1200원 하던 환율이 1500으로 치솟은 셈이다. 터키 중앙은행이 환율을 방어해 보려고 외환보유고를 다 털어가며 달러로 리라화를 사들였지만 국고만 바닥났을 뿐 환율 급등을 막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외채를 갚기도 어려워져서 터키에 돈을 빌려준 유럽의 은행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터키 리라화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인데 그 때와 비교하
칼 마르크스는 1848년 ‘공산당선언’에서 사회주의 국가건설을 위한 전략으로, 높은 상속세와 높은 누진소득세를 통해 사유재산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토지를 국유화하고, 망명자들과 반역자들의 재산을 몰수하는 것을 제시했다. 우리나라의 세법에 따르면, 기업을 상속할 때 최고세율 65%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속세를 부과하는데, 이는 상속을 받는 순간 기업의 경영권과 소유권을 잃고 회사가 국유화되는 것과 다름없다. 바로 기업가를 칼 마르크스가 언급한 반역자로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이미 사회주의 국가인가? 아직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나는 현재 옥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집에 전세를 살고 있다. 여름에는 전기의 일부를 태양광이 제공해줘서 전기비가 경감돼서 좋다. 그러나 겨울에는 거의 혜택을 못 누린다. 그리고 한여름에도 태양광은 전기수요의 작은 일부만을 제공할 분이다. 한국은 기후상 태양광에 적합한 곳이 아니다. 사막처럼 1 년 12 달 햇볕이 짱짱하게 내리쬐는 곳에서나 그나마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 지역에서도 태양광은 전기수요의 일부 만 충당할 뿐이다.이런 사정은 전국적인 스케일로 봤을 때도 똑같은 상황이다. 한국이 전력생산에 필요한 부존자원이 거의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은 지난 4일 적(敵) 기지에 대한 공격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논의와 관련해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의 이해(理解)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단호하게 답변했다.“중국이 미사일을 증강하고 있는데 무슨 그런 이해가 필요한가, 또 우리나라(일본)를 방위하는데 왜 한국의 이해가 필요한가?”필자는 고노 다로의 기자회견을 접하고 중공(中共)이 한국의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전방위로 압박해왔을 때 무기력했던 우리 정부의 대응을 떠올렸다. 고노 방위상이 대답한 상황과 같았기 때문이다. 중공이 한반도를 겨냥해 설치한 전
볼수록 싸가지 없는 정부여당이다. 특히 말이 그렇다. 말을 침 뱉듯이 한다. 소변 갈기듯 한다. 말의 품위가 이렇게 떨어진 때가 있었나 싶다. 들을 때는 불쾌하고 곱씹으면 짜증이 난다. 어쩌다 그러는 것도 아니다. 건건이 안 빠지고 한다. 시도 때도 없이 한다. ‘이 달의 개소리’ 차트까지 만들어야 할 판이다. 최근 가장 불쾌했던 게 ‘서울은 천박한 도시’라는 말이다. 서울 시민들 참 착하다. 천사다. 천박한 도시에는 누가 사나. 천박한 인간들이 산다. 졸지에 천박한 인간이 되었는데 참 잘도 참으신다. 천만 명이나 되는 사람 중에
지난 8월 3일 공개된 유엔보고서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미사일용 소형 핵폭탄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유엔의 대북제재를 감시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패널이 작성하여 안보리의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된 이 보고서는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HEU) 생산, 실험용 경수로 건설, 방어망 돌파를 위한 다탄두 시스템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하고 ”북한이 원하면 3개월 이내에 핵실험 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내놓았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북핵을 주시해온 북한 워처(N
일제로부터의 해방 75주년, 대한민국 건국 72주년을 기념하는 광복절이 이제 일 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모두 한마음으로 애국가를 부르고 감사의 묵념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닐 것이 분명하다. 우리의 정치권력은 이미 우리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에 새로 독립국가로 출범했다는 사실을 경축하기는 고사하고 그 역사적 사실과 함께 자유민주공화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실체를 현실에서 지워버리려는 세력에게 독점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과 북한주민들 앞에서 자기를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남측 대통령”이라 불
O 정치인 말은 정제되어야이런 일사천리가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3일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관련법 11개를 일괄 상정·표결해 본회의에 올렸다.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들은 그 다음날인 4일 본회의에서 모두 통과됐다. 토론과정을 송두리째 건너뛰고 다수결로 밀어붙인 사실상의 의회 폭거인 것이다. 부동산법 통과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민주당 윤호중 법사위원장의 소회는 남달랐을 것이다. 그는 부동산법 통과는 “역사서에 대한민국 국민이 평생 ‘집의 노예’로 사는 것에서 벗어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했다.정치인이 이런 언사를 거침없이
고전적이고 기초적인 너무나도 당연한, 이미 결론이 난 얘기가 대한민국에선 마치 아무런 기반 없이 ‘아무말 대잔치’ 식으로 나오는 게 정말 놀랍다. ‘국가주도통제 및 국민복종’이 아무리 조선의 미덕으로 우리의 피 속에 지울 수 없는 향수로 남아있다 하더라도 우리 국민은 6.25와 월남전 참전을 통해 자유를, 시장경제체제를 통한 경제성장으로 그 자유의 유지기반을 마련했다. 그런데 어느 날 특정세대가 이 나라의 권력을 잡자마자 숨겨왔던 나치즘의 이론까지 나오고 있다.윤석렬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
우파 시민들과 대화하다 보면, 그들에게 어떤 공통된 편향이 있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그것은 현재 우파 진영이 처한 현실에 대한 인지부조화 같은 것이다. 유행어를 빌려 표현하자면 우파 시민들 상당수가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인가’라는 심리상태 같다. 특히 이런 편향이 두드러지는 지점이 탄핵에 대한 인식이다.요즘은 부정선거 논란으로 관심이 옮겨간 느낌이지만, 우파 시민 상당수가 여전히 탄핵의 수용을 놓고 혼란을 느끼고 있다. ‘탄핵이 없었다면 우파는 여전히 주류였을 것이고, 대한민국의 위기도 없었을 것’이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우
최근 ‘홍콩보안법’ 통과로 홍콩의 국제금융센터로서의 위상이 흔들릴 전망이다. 이를 계기로 홍콩소재 금융회사들을 유치해서 동아시아의 국제금융센터로 도약하기 위한 동아시아각국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싱가포르 동경 등에서 금융회사 이전에 대한 파격적인 제안을 하는 등 물밑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감감무소식이다. 다만 문재인정부는 금년 5월 ‘제5차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기본계획’을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제시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금융산업이 중요한 이유는 경제가 성장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