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일 통일부에서 열린 ‘9.19 평양 남북공동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평양 공동선언은 판문점 선언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소중한 합의로서 남북 군사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전제하고 “지상·해상·공중에서 상호 적대행위가 전면 중지되었고 남북 간 우발적 충돌 가능성도 획기적으로 낮아졌다”고 했다. “비무장지대가 평화와 협력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하루 전인 9월 18일 850여 명의 예비역장성들로 구성된 시민단체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은 9·19 군사분야합의의 이적성(利敵性)을
지난 7월 23일 독도 상공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한국 안보가 처한 누란지위(累卵之危)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중·러의 군용기들이 대놓고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을 유린했고, 이어서 러시아 조기경보기가 한국의 영공을 침범했다. 한국이 전투기를 발진시키자 일본이 “독도 상공은 일본의 영공”이라며 전투기들을 출격시키고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에 항의했다.그 와중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줄기차게 계속되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 미사일은 미국을 위협하지 않으므로 불쾌하지 않다”고 했다.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인 한국은 물론
지난 6월 30일 남북미(南北美) 정상들의 판문점 회동과 미북(美北) 간 ‘깜짝’ 정상만남은 한편의 ‘리얼리티 쇼’처럼 펼쳐졌다. 주연을 맡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연기는 출중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무리없이 조연역을 해냈다. 예상했던 대로 한국의 방송언론과 일부 지식인들은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한껏 분위기를 띄웠다. 트럼프-김정은 만남에 문 대통령이 불참한 것을 두고 ‘셀프 패싱’이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어차피 북핵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적 변수가 미국과 북한이라는 점에서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
일명 ‘샹글릴라 대화’라고도 불리는 아시아안보대화(Asia Security Summit)는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주최로 매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비중이 큰 다자안보협의회이다. 지난 6월 1~2일 개최된 제18차 샹그릴라 대화에서 신냉전의 두 주역인 미국과 중국이 날카롭게 대립했는데, 중국 웨이펑허(魏鳳和) 국방장관의 고강도 직설(直說) 연설이 압권이었다. 웨이 장관의 연설은 그 전날 미국의 패트릭 새너한(Patrick Shanahan) 국방장관 대행이 “미국은 ‘대만관계법(Taiwan Relations Act)에 의거하여
지난 4월 28일은 왜군의 침략으로부터 조선을 구해 낸 이순신 장군의 474주년 탄신일이었다. ‘김일성 역사’로 황칠이 되어 있는 북한에서는 태양절을 지내느라 법석을 떨지만, 4월은 한반도가 분단되지 않았던 조선 시절인 서기 1545년에 이순신 제독이 탄생한 달이기도 하다. 이순신 장군은 1545년 한성에서 태어났으나 빈곤으로 인해 어려서 외가인 충남 아산으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성장했고, 28세가 되던 1572년에 무관시험에 응시하였으나 낙방하고 4년 뒤인 1576년에 비로소 무과에 합격하여 32세라는 늦은 나이에 북방의 말단 수비
한국군이 망가지고 있다. 위아래 할 것 없이 전 계층에서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돈이 없거나 장비나 물자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우선은 시대의 변천과 군 문화의 변화가 가져오는 이런저런 문제들이 우리 군을 그렇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그런 문화 속에서 군기가 해이해지고 간부들이 평범한 월급쟁이가 되어버리면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한국군이 망가지는 가장 큰 원인은 정치에 있다. 정치인들이 군대를 정치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중에 정치권력에 아부하는 군인들이 이에 가세하고 있으며, 그들이 합작하여 만들어 내는 이상한(?) 제도들
2월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린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북한 비핵화가 제자리에 머물게 되었음은 애석한 일이다. 특히 어떤 딜이든 성사만 되면 이를 계기로 대북지원의 물꼬를 트려고 벼르던 한국 정부에게는 당혹스러운 결과였을 것이다. 그러나 동맹을 중시하기보다는 외교적 업적을 갈구하기에 바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안보를 해치는 양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우려했던 사람들은 오히려 안도했다.‘노딜’로 끝난 트럼프-김정은의 2차 만남회담 전부터 전문가들은 ‘빅딜(큰 합의),’ ‘스몰딜(부분적 합의),’ ‘마이크로딜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의 일정이 잡히면서 북핵 해결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해 회담이 한국 국민이 원하는 ‘북한 비핵화’를 끌어낼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하며 한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스몰 딜(small deal)’의 가능성마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그래서 작년 싱가포르 회담처럼 ‘알맹이 없는 회담’으로 끝난다면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다행스로운 결과’라는 평가를 받게 될 것같다. 비관적 예상이 가능한 이유로는 북한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고수한다는 점, 중국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밀착 지
지난 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일이었다. 1918년 11월 11일 파리 근교의 콩피에뉴 숲에 있는 열차의 객차 안에서 독일은 페르디낭 포슈 연합군 총사령관에게 무조건 항복했고, 그리하여 1천만 명의 희생자를 기록한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났다. 대전의 포성이 멈추었던 시간이었던 오전 11시, 파리의 개선문에서는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1979년 이란에서 혁명에 성공하여 친미(親美) 팔레비 정권을 축출하고 집권한 이슬람 정권이 미국 대사관 직원 및 가족 52명을 인질로 잡았다. 미국은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1980년 4월 24-25일 델타포스를 투입하여 ‘독수리 발톱 작전(Operation Eagle Claw)’을 감행했지만 작전은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 이란에 투하된 요원들은 지나가는 유조차를 이란군으로 오인하여 공격하는 바람에 위치가 드러났고, 투입된 헬기들은 모래바람에 고장났으며, C-130 급유기가 헬기와 충돌하면서 폭발하여 승무원 8명이 사망했다. 멘붕에
금년 8월 15일로 광복 73주년 및 건국 70주년을 맞았지만, 올해에도 대한민국은 쓸쓸한 생일날을 보내야 했다. 1945년 8월 15일이 일제로부터 해방된 날이었고 1948년 8월 15일이 이승만 정부의 출범과 함께 국가를 구성하는 4대 요소인 영토·국민·주권·정부를 갖춘 대한민국이 탄생한 날이었음에도, 올해에도 “광복 73년과 정부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만 열렸을 뿐이다. “건국 70주년”이라는 표현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이는 정치적 이념이나 사관(史觀)에 따라 실제로 존재했던 역사적 사실마저 해석을 달리하면서 이어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7월 18일 런던에서 가진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9월 유엔총회 동안 남북미 3국 간의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판문점 선언에서 명시했던 대로 금년 내로 종전선언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강 외교장관의 이런 발언들을 놓고 학계 일각에서는 유럽이 1989년 미소가 몰타 선언을 통해 유럽의 냉전 종식을 선언했듯, 남·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냉전체제 해체를 알리는 이정표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당연히 4.27 남북 정상회담, 6.12 미북 정상회담
여섯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자리매김한 북한은 한반도의 군사균형을 붕괴시키고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장악했으며 핵능력을 통해 외교적 위상을 극대화하는데 성공했다. 2018년 1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와 ‘한반도 비핵화’ 발언으로 시작된 북한의 평화공세는 일시적이나마 스스로를 세계외교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그 결과 2018년 상반기 동안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두 차례의 중북 정상회담,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 러시아 외무장관의 북한 방문 등이 숨가쁘게 진행되었고, 6월 12일 미북 정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접촉이 이어지면서 양쪽에서 각자의 선물보따리들을 조금씩 풀기도 하고 상대방의 양보를 유도하기 위한 샅바 싸움도 벌인다. 북한은 한미 공군이 실시하고 있는 맥스선더(Max Thunder) 연합훈련을 시비하면서 5월 16일 예정되었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훈련이 시작된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회담을 제안했던 북한이 몇 시간도 못가 연기하자고 한 것을 보면 ‘북침연습’ 운운은 표면적인 이유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리비아식 핵폐기를 요구하더니만 화생(化生)무기 폐기와 인권개선까지
요즘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는 “소록도의 천사들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자”는 현수막을 걸고 시민들의 서명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초봄의 쌀쌀한 날씨도 잊고 기차역, 버스 터미널 등에서 빛바랜 흑백사진들을 전시해놓고 오스트리아 출신의 두 수녀들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사진에는 파란 눈을 가진 마리안느 스퇴거(Marianne Stoeger·83) 수녀와 마가렛 피사렉(Margareth Pissarek·82) 수녀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앳된 처녀 시절의 사진도 있고 할머니가 된 모습도 있다. 이들이 바
매년 2월이 되면 6.25 전쟁을 경험한 한국인들에게 생각나는 전쟁 이야기가 있다. 바로 지평리 전투이다. 지평리 전투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2월 13일 밤부터 16일 오전까지 경기도 양평군 지평리 일대에서 중공군과 유엔군 사이에 벌어진 격전으로서, 전쟁의 흐름을 바꾼 역사적인 전투였다. 올해 참전용사들은 더욱 착잡한 심정으로 지평리 전투를 회상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정찰총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우리 장병의 목숨을 앗아가고 남쪽에 대해 무수한 해킹도발을 자행했던 대남공작의 괴수 김영철 노동당 통전부장이 평창 동계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한 남북대화가 이어지는 중에도 북한의 어선들이 일본해안에 표류하는 일은 계속되고 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결정되면서 남북 간에는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북한 마식령 스키장 전지 훈련 등을 놓고 많은 대화가 오가고 있지만, 그러는 중에도 북한의 어민들은 똑딱선을 타고 먼 바다로 생사(生死)를 넘너드는 ‘죽음의 고기잡이’를 이어가고 있다.북한 어선들이 일본 해안에 표류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23일에는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들이 아키타(秋田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전쟁임박설을 퍼뜨리는 가운데, 미국 정가(政街)에서는 주한미군 가족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한국의 국회에서는 미국의 대북 해상봉쇄 가능성을 묻는 질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일부 지역에서는 북한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대피훈련이 실시되기도 했다. 북한내 700개의 전략목표들을 설정해놓고 지난 4~8일에 실시된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공군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에 대해서도 미국이 대북 예방타격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고, 미국의 고위 정책결정자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