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 초가 되면 교실엔 각 학급의 지표가 될 급훈이 내 걸리게 된다. ‘인내는 쓰나 열매는 달다’같은 고전도 있고, ‘오늘 흘린 침은 내일 흘릴 눈물’ 같은 팩트 폭격(?)성 급훈도 등장한다. 그러나 ‘Freedom is not free.’ 라는 급훈이 걸리는 유일한 학급도 있다.그 학급에선 청소가 실명제이고 숙제를 남에게 미룰 수 없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 자신이 하겠다고 결정한 일엔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다. 1년간 ‘공짜는 안 된다’는 급훈이 걸려있던 학급에서 퐁퐁 솟은 훈훈한 미담들은 차차 풀어가기로 하고 오늘은 학부모들과
한 자리에서 늘 한결 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란 어쩜 쉬운 일일수도 있고 간혹은 어려운 일일수도 있다.교사가 되는 것은 세상의 흐름을 붙잡아 작은 교실 안에 풀어놓아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 비온뒤 죽순처럼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때로 외풍을 막아주는 일이기도 하고 험한 세상을 향해 나갈 아이들에게 백신을 맞춰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다만 그것을 의무적으로 할 것인가 즐기면서 할 것인가의 차이가 있을 뿐.‘삐리링’ 문자가 도착했다.‘선생님. 저 성민이에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