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3월 10일 새벽 당선인으로 확정되었다. 당일 오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석열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취임 후 빠른 시일 내에 만나 한미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백악관은 당일 보도자료에서 “통화에서 두 사람은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인 한미 동맹의 힘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월 11일 윤석열 당선인에 보낸 축전에서, “올해는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로서 중국은 한국과 함께 수교의 초심을 굳게 지키고 우호
1978년 12월 12일에 치러진 10대 국회의원 선거는 대학 신입생이던 나에게 생애 첫 투표였다. 나는 당시 제1야당이던 신민당에게 한 표를 던졌다. 당시 내가 찍었던 신민당 후보가 누구였는지는 지금 기억도 나지 않는다.당시 여당이던 공화당은 68석을 얻어 61석을 얻은 제1야당 신민당에 승리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상 패배나 다름없는 승리였다. 신민당이 전체 득표율 32.8%로 절대권력 박정희의 위세를 등에 업은 민주공화당의 31.7%를 앞섰던 것이다.총선에서 얻은 의석도 공화당이 더 많았고 이른바 유신헌법에 의해 전체 의석의
#. 천동설과 지동설한 시절 천동설(天動說·geocentric theory)이 시대의 정의였습니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며, 다른 모든 천체는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한다는 이론이었습니다.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가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며,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회전운동을 한다는 지동설(地動說)을 내놓자 두 사람의 책은 금서목록에 올랐고, 갈릴레오는 종교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가택연금을 당했습니다.중세 천주교 시각으로 보면 지동설이 이단이 되듯, 한국의 국사학계가 빠져 있는 소위 ‘일국사적(一國史的) 관점’의 역사 해석은 마치
2006년에 발표되어 국내에서도 제법 화제가 되었던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미국하고도 뉴욕 최고의 패션 매거진 〈런웨이〉에 새내기로 취업된 ‘앤드리아(앤 해서웨이 분)’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런웨이〉의 전설과도 같은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 분)’의 비서로 일하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직장, 그러나 알고 보면 그 자리는 ‘달콤한 지옥’이었다. 일터에서 주인공 안드리아가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선임 비서인 에밀리 찰튼(에밀리 블런트 분)의 구박에 가까운 닦달이다. 에밀리는 후임 비서를 딛고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정 전반에 대한 새로운 틀 만들기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권위주의 탈피를 상징하는 대통령 청사 이전에서부터 통일·외교 정책, 부동산 제도 개선 방안들이 연일 발표되고 있다. 그렇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많은 국민들은 현 정권 내내 끊임없이 터져 나왔던 권력형 비리와 불법 의혹들을 결사적으로 감싸고 비호했던 권력 기관들에 대한 대대적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대통령과 정권 핵심 인물들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에서부터 라임, 옵티머스 같은 권력형 경제사범, 울산시장 불법 선거 개입,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3월 9일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은 교착상태에 빠진 한일관계도 정상화할 전환점이 되었다.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관계가 지금이 최악이라고 야단들이지만, 그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전 총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정치에 이용하기 위해 반일, 혐한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이 친일·반일 프레임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의도가 불순하였다. 일반 국민의 상호 인식이 최악이었던 게 아니다.윤 당선인의 대외정책은 미·중 패권경쟁과 신 냉전체제 환경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을 추구한다. 해법은 한·미·일 협력 강화다
미디어연대는 지난 4월 1일 신뢰를 잃은 미디어가 올곧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해법을 찾기 위해 미디어인들이 자기 성찰을 하는 ‘미디어 사색주간’을 제안하고 기념토론회를 개최했다. 미디어 사색주간은 4월 1일부터 7일까지 1주일간으로 정했다. 올해 미디어 사색주간 기념토론회의 주제는 ‘미디어 전문직주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였다. 미디어 전문직주의는 미디어계의 커다란 과제다. 미디어 전문직주의는 미디어인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요청되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 전문직의 길은 멀고도 험난한 길이다. 그런데 사회는 양질의 미디
먼저 ‘여사’라는 칭호를 사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너무 노여워 마시기 바랍니다. 전직 대통령의 이름도 함부로 부르고, 심지어 조롱의 의미로 ‘씨’라는 호칭을 붙이는 세상이니 말입니다. 더욱이 여사라는 뜻은 “사회적으로 이름 있는 여자를 높여 이르는 말”(표준대국어사전)이니 당신을 부를 때 사용할 호칭은 아닌 듯합니다. 지금도 저에게는 몸서리치도록 잊히지 않는 표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지난 2020년 3월 28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었지요. 그곳에 참석했던 당신의 얼굴은 어떠했습니까. 세상에 그토록 표독스러운 표정이 또 있을까
대선 후의 통합 논의는 양편으로 갈라진 정치 현실에서 당연한 요청이다. 그러나 정권 교체시마다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면서도 해결되지 않는, 어쩌면 누구도 해결을 원치 않는 과제인 듯 하다. 이번 대선은 영끌로 표를 모았다는 표현처럼 세의 규합에 힘을 쏟은 치열한 선거여서 대선 후의 갈등 상황이 과거보다 더 심하다. 항상 반복되는 통합 논의는 상대방의 정치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정신적 내전 상태를 보여준다. 갈등과 분열이 정치적 자원으로 사용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통합을 말하면서도 통합을 원하지 않는다.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선거도 인
Y에게.참, 여러 가지로 고맙네. 지난 21일 아침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어느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에 협조할 것이라는 말을 했을 때, 개인적으로는 ‘아, 이게 아닐텐데’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네. 탈(脫) 청와대라는 상징적 공약을 못 지켰지만 숟가락이라도 얹어서 생색을 내는 게 좋겠다는 실용적 결론을 내렸는가 싶었지. 하지만, 바로 그날 오후 예상했던 반응이 나오더군. 북한이 ‘불상’인지 ‘미상’인지를 숱하게 날릴 때도 별무반응이던 청와대에서 갑자기 방사포 4 발에 국가
2030세대 영페미니스트(Young Feminist), 민주당 멱살을 잡다?지난 3월9일 치러진 제20대 대선에서 민주당은 정권재창출에 실패했다. 1%도 안 되는 표 차이로 재집권에 실패했을지라도, 유권자들의 명백한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한 심판이다. 민주당은 172석을 가진 거대여당에서 하룻밤에 거대야당 처지가 되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 20여일이 흐르고 있는 현재까지 민주당의 자체적 패인 분석과 성찰은 찾아보기 어렵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일종의 정신승리로 애써 만족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대신 별난 광경이 펼쳐진다. 2030
우크라이나 위기가 한창인 지난 8일, 러시아는 비우호국·지역 명단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미국, 캐나다, EU국가(단일체로 본 EU체제로 반드시 개별국가를 의미하지는 않음), 영국과 그 속방(저지, 버진아일랜드, 앵귈라, 지브롤타) 우크라이나, 몬테니그로, 스위스, 알바니아, 안도라, 아이슬랜드, 리히텐슈타인, 모나코, 노르웨이, 산 마리노, 북 마케도니아, 일본, 한국, 호주, 미크로네시아, 뉴질랜드, 싱가포르, 타이완 등 모두 22개 개별 국가 및 지역이 열거됐다.비우호국의 ‘비우호’는 영어로는 ‘unfriendly’이며, 그
2월 2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개시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의 막이 올랐다. 현재 미국과 나토국들이 우크라이나에 각종 지원을 제공하고 대러 경제제재의 고삐를 조이고 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력 격차가 워낙 큰 상황에서 그리고 미국과 나토가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자제하는 상황에서 세계 제2위 군사강국을 상대로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버티고 있음이 놀랍다.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이 전쟁의 끝이 어떤 것일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어떤 결말로 가든 이 전쟁은 세계질서에 변화를
◇서랍 속의 기념품 펜서랍에서 한 번도 열어보지 않은 펜 박스가 나왔습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로고가 찍힌 기념품입니다. 5년쯤 전 일이 떠올랐습니다.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는 소위 ‘블랙 리스트’로 혼비백산 중이었고, 몇 개 산하기관도 홍위병이 발호한 양 북새통이었습니다. 그해 겨울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영상물 구입 건으로 의논할 일이 있다”고 했습니다. 역사박물관 직원 여러 사람이 함께 인천으로 찾아오겠다기에, “제가 광화문으로 가는 편이 간편하겠다”고
청와대를 시내로 옮겨보겠다는 발상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구중궁궐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터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도 윤 당선자도 광화문 시대를 언급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완전히 대통령실을 새 장소로 옮기는 문제는 이렇게 졸속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외교부 청사에 2,3개 층을 쓴다면 대통령이 겸손한 실무형 장소로 옮겨 나온다는 점이 적절한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용산의 국방부 빌딩 전부를 대통령궁으로 쓴다는 것은 정말 황당하다. 용산 공원을 대통령이 차지하는 사태로 인식될 것용산의 좋은 공원터를 오히려 대통령이 사유화하는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항전이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는 가슴 벅찬 뉴스를 보며 몇몇 우크라이나 작가가 떠올랐다.” 얼마 전 신문에 실린 한 칼럼의 첫 줄이다. 그런데 ‘용감한 항전’이 대체 뭐지? 항전 앞에 상황을 수식어로 쓰는 것은 이해가 된다. 절박한 항전, 결사적인 항전, 뭐 이런 건 말이 된다는 말씀이다. 그런데 용감한 항전이라니. 그럼 안 용감한 항전도 있단 말인가. 그럼 반대말은 비겁한 항전인가. 대체 왜 항전의 가치 판단까지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용감한 항전까지는 그렇다 치자. 그런데 대체 그게 왜 ‘가슴 벅찬’
일단 이겨야 한다.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타락하고 부패한 정권에 대한 심판이 났다. 근소한 차이지만 국민들의 선택은 정권교체였다. 어쩌면 차악의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남아 있는 대한민국의 자산을 지키기 위한 필사적인 선택이었다. 무너진 국가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일단 선거에서 이겨야 했다.곧 이어 17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선거가 있다.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통령선거 승리는 단일화가 없었다면 비참한 결과를 맞았을 것이다. 안철수 씨의 단일화 선언이 큰 역할을 했다. 사실 보수 지지
윤석열 시대가 열렸다. 권력은 윤석열 당선자가 하기에 따라 더 강고해질 수도 있다. 한국은 지금 사회 전반에 좌경화 현상이 심각하다. 문재인 지지율이나 이 치열한 선거전에서 더 숨길 수도 없이 드러난 투표성향은 이를 잘 말해준다. 좌경적 성향이 높은 것은 한국인의 삶이 풍요해지면서 그 공간을 타고 주자학적 농업적 전통적 세계관이 확고하게 재부상했다는 뜻이다. 모든 대륙의 전통사회는 좌경적 특성을 보여준다. 그것은 공동체주의적이며 사회적이다. 그리고 그런 충동은 전통적 가치관을 파고든다. 이것이 20세기가 말해주는 열전과 냉전의 전쟁
지역평등시민연대라는 단체를 만들어 막 호남 문제에 집중하기 시작하던 무렵이니 거의 10여년 전의 일이다.호남 출신 인사들 주도로 지역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언론에 자주 소개되는 한국 사회학계의 저명한 교수가 발제를 맡는다고 해서 나도 청중의 한 사람으로 토론회에 참석했다.그 교수님의 발제는 재미있었다. 발제 요지는 ‘지역 문제가 중요하지만, 그렇게 심각한 건 아니다. 특히 정치적인 문제(사회적, 감정적인 문제 포함)와 경제적인 문제가 교차되는 현상일 뿐이지, 두 가지가 중첩되는 관계인 것은 아니다’는 것이었다.그 분
인류가 창조한 함께 잘 살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제도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다. 자유민주주의제도는 1689년 영국의 존 로크의 통치론이 발간되면서 당시 지배적이었던 왕권신수설을 부정하고 천부인권설을 주장하면서 태동되었다. 천부인권설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생명권 자유권 재산권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계몽주의적 사상이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이러한 생명 자유 재산을 지키는 것이며 이를 위해 입법과 행정이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의회는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것 보다는 전문적인 능력이 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