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서울 메가시티론이 등장하자마자 터져 나온 지방인들의 불만은 바로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었고, 이를 해결해달라는 중앙과 지방정부에 대한 아우성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아무런 답이 없다. 정치권도 이라는 구호만 함께 떠들어댈 뿐, 묘책을 마련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바로 모두가 균등으로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망상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중앙과 지방 그리고 지방과 지방의 안정적인 대칭 균형을 통해 균형발전이 일어날 수 있다
지난달 17일 에 ‘아직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인가’라는 칼럼이 실렸다. 임지현 서강대 교수의 이 칼럼은 첫머리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인가?’ 묻고 [북한 지도부의 답변은 결단코 ‘노’]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나아가 지난해 12월 30일 김정은이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한 연설을 인용하며 ‘지금 한반도에서 시급한 것은 통일이 아닌, 평화적 외교 관계’라고 강조했다.남과 북이 정식으로 국교를 수립하고 평양과 서울에 대사관을 개설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남과 북 쌍방이 상대방 정상을 향해
#. 여의도 한복판에서 터져 나온 문제적 발언무소속 윤미향 의원은 지난 1월 24일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남북 관계 근본 변화와 한반도 위기 이해–평화 해법 모색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참석자는 겨레하나, 국가보안법7조 폐지운동 시민연대, 전대협동우회, 남북민간교류협의회 민족위원회 등 20개 시민 단체였다고 한다. 워낙 나라 전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지 오래라 그저 그런 좌파 친북단체 행사려니 하고 잊혀질 법도 했다. 그런데 참석자들의 도를 넘은 강성 발언으로 요란하게 매스컴을 타게 되었다.
지금까지 인류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충족시키면서 번영을 이루기 위한 협력의 방법을 고민해왔다. 자유를 강조하는 우파는 각자 노력한 만큼 성과를 가져가라고 한다. 반면 평등을 강조하는 좌파는 균등한 노력으로 성과도 똑같이 나누자고 한다. 무엇이 좋을까? 오래전 고대 철학자의 사상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타난 일관된 결론은 법과 제도 그리고 통치방식의 공정성이었다. 누군가 불만을 품게 되면 협력은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메가시티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도시 간 협력도 마찬가지다. 도시의 경계와 권한에 관한 법
국민의힘 비대위원 김경율이 JTBC와의 인터뷰(2024. 1. 22)에서 한 말이다. “국정농단 사태 때 ‘비아그라’ 이런 게 나오지 않았나? 이런 게 다 감성을 폭발시킨 것이다”. 김경율의 말대로라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온통 환락에 빠진, 국민을 배반한 부도덕한 집단이 아닐 수 없다. 사실(fact)은 2016년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고산 지대 방문을 앞두고 비상시를 대비해 구입한 것이다. 통상 해발 1,000m 이상을 방문할 때 고산병약으로 비아그라를 준비한다고 한다. 김경율의 ‘비아그라 발언’을 통해 그의
민주적 선거의 의의와 기능현대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첫 단추로 일컬어진다. 대의제의 형태로 민주주의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표자를 선출하는 것이 가장 먼저이고, 이렇게 선출된 대표자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국가정책의 수립 및 집행이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여야의 정치적 협의, 국민의사의 반영 등이 계속 논의되기 때문이다.즉, 선거를 첫 단추라고 부르는 것은 선거를 제대로 치러야 그 이후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일들이 제대로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선거가 곧 민주주의의 전부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첫 단추 이후에도 다음
서울 메가시티론이 제기되자마자 즉각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지역사회에서는 약간의 온도 차이가 있긴 했지만, 부․울․경 메가시티를 부활시키자는 목소리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미 배부른 수도권보다는 부․울․경이 급하다는 야권과 시민단체의 성토가 나왔고, 한편에서는 이제라도 추진하다 말았던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 운영을 다시 시작해 보자는 푸념이 나왔다. 이러한 와중에 어차피 행정통합으로 살림을 합칠 수 없다면, 당분간 각자 살림살이나 잘하자는 각자도생의 파열음도 나왔다. 누가 잘못했는지를 질책하는 성명이 나오기도 했고, 차근차근
1. 좌파와 우파의 이념적 차이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우파에게 어마어마한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이 충격은 우파의 정치적 각성을 이끌어냈다. 그러한 정치적 각성에 따른 실천 가운데 하나가 다양한 정치학교를 시도한 것이다. 이것은 우파가 평소 좌파에게 느끼던 정치적 열등감을 반영한다. 하지만 이런 정치학교 가운데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우파 정치학교 프로그램 가운데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경우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걸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겨우 존재감을 유지하는 정도다. 우파 정치학교가 성공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정현종 시인이 오래전에 발표한 ‘섬’이란 시가 기억난다. 요즈음 한국의 상황을 보면서 기억나는 것은 정현종의 시가 아니라 갈라파고스 제도다. 남미 에콰도르 본토에서 서쪽 1,000km 떨어진 태평양의 화산 제도다. 이 섬이 유명해진 이유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 덕분이다. 오랜 기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의 위치 덕분에 독자적으로 진화한 종들이 고유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모습을 흥미롭게 관찰한 다윈은 그 유명한 『종의 기원』을 발
살아있는 스피릿의 몰락대한민국 여권 파워가 싱가포르와 함께 세계 2위에 올랐다. 세계 227개국중 192개국을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다고 한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통해 이루어 놓은 자랑스러운 위상이다. 고통 없는 열매가 없듯이 지금의 위상까지 올라선 데에는 앞선 세대의 눈물겨운 노력과 수고가 있었다. 선대가 물려준 자랑스러운 조국을 잘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 과제가 현세대에게 주어졌다. 남들이 놀 때 일을 했고, 먹고 즐기고 싶은 것을 먹지 않고 모은 결과다. 일명 헝그리 정신이라고도 한다. 그들은 가난이
국민의힘이 서울 메가시티론을 제기한 이후 현재 정계는 물론 시민사회의 논의는 크게 두 갈래로 분열되고 있다. 하나는 메가시티를 통해 수도권의 성장은 물론 국가균형발전의 기회로 도약시키자는 희망론이며, 다른 하나는 수도권의 비만과 지방의 쇠락만을 가져올 것이라는 비관론이다. 재미있게도 두 개의 상반된 시각은 도시의 탄생과 성장의 역사에 관한 학계의 오랜 이론적 맥락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하나는 진보론이고 다른 하나는 구조론이다. 전자가 우파적 시각이라면 후자는 좌파적 시각이다. 필자는 전자의 입장이다. 이 두 개의 세계관을 통해
2000년대 이후 북한의 대남심리전 중 최대의 성공작은 ‘영향공작’(Influence Operation)이라 할 수 있다. 영향공작이란 1960년대 구 소련의 KGB(국가보안국)가 개발한 심리전술로 당시 ‘철의 장막’으로 알려진 소련에 부정적이며 적대적인 서방세계 국민들의 의식을 희석시키고 소련에 대해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생각을 같도록 유도하는 전술이다.예를 들어 서방세계의 유력한 언론인이나 정치인 및 학자들을 소련에 초청하여 정해진 일정을 통해 소련의 긍정적이고 우월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극진한 환대 등을 통해 소련에 우호적인 의식
사놓고 안 먹었더니 당근에 싹이 났다. 파릇한 게 얼마나 귀엽고 섹시한지 차마 칼을 댈 수가 없었다. 당근 하나 빠졌다고 카레 맛 크게 달라질 것도 아니고 빈 병에 물을 채우고 담가놓았더니 기분까지 좋아졌다. 사람 마음이란 게 그런 거다. 넓게 보아 측은지심이다. 그런데 만약 싹이 난 채소를 먹어서는 안 된다, 같은 규정이 있었더라면 반발심에서라도 그 즉시 토막을 냈을 것이다. 사람 마음이 다 그런 거니까. 강제가 개입하면 불만이 생기니까.얼마 전 개 식용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2027년부터는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사육하거나 도
이탈리아는 지난해 12월 초 중국의 일대일로사업에서 탈퇴했다. 이탈리아가 밝힌 탈퇴 이유는, “일대일로에 참여하며 경제적 이익을 기대했으나, 지난 4년간 이렇다 할 이익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대일로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환영받는 국제 협력 플랫폼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협력 공동 건설을 먹칠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하고 진영 대결과 분열 조장에 반대한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이번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탈퇴는 중국 외교에 큰 타격을 안겨주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세계 경제·군사 영토 확
작년 10월 말, 국민의힘이 깜짝쇼 하듯 서울 메가시티론을 발표하고 한동안 뉴스를 채우던 논의가 슬그머니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도시행정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왕성한 논의가 활기차게 진행될 것을 기대했던 입장에서는 맥이 빠지는 일이다. 워낙 다양한 사건들이 급박하게 나타나고 뉴스가 뉴스를 잡아먹는 우리의 정치 현실이지만, 그래도 국가의 미래와 관련된 이 중요한 이슈가 이렇게 쉽게 시들해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필자는 입을 열기로 결심했다.메가시티는 번영의 길이다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메가시티는 무조건 해야
2006년 개봉되어 국내에서만 1300만 명을 넘는 관객을 동원했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 의 도입부에서는 어떤 미군 부대 내부의 모습이 소개된다. 미군 부대 내 어두컴컴한 실험실에서 어떤 미군이 한국인 군무원에게 화학폐기물을 한강에 방류하라고 지시하고 한국인 군무원이 이를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환한 대낮에 한강변에 출몰해 시민들을 공격하는 괴물이 등장하는 원인이 된다. 화학폐기물에 오염되어 유전자가 변형된 것으로 추정되는 괴물이 나타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이런 영화 설정의 모티브는 실제 사건에 근거하고 있다.
(이 기사는 박순종기자가 조국 전장관에게서 직접 겪은 사건이기에 통상 기사 작성법과 달리 1인칭 시점으로 작성한 글입니다)1. 사건의 발단: 조국과 나의 관계, 그 시작조국 전(前) 법무부 장관은 2020년 11월10일 오후 4시 9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간 통신사 뉴스1의 기사 하나를 게재했다. 제목은 〈[단독] ‘조국 추정 ID, 여성 노출 사진 게시‘ 기자 檢 송치… 명예훼손 혐의〉.동(同) 언론사 박기범 기자가 작성한 해당 기사를 통해 이렇게 전했다.“서울동대문경찰서는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보수매체 소속 A
대한민국은 세계적 기준에서도 앞서가는 민주사회가 되었다. 조선왕조나 일제통치 시기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 조선왕조 시기에는 반상(班常)의 구분이 뚜렷했다. 일제 통치 시기에 신분제도가 붕괴하였지만, 천인계급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계속되었다. 1950년 6.25 동란의 영향은 매우 컸다. 민족 대이동이 벌어졌고, 그와 함께 반상제도나 천인계급도 사라졌다. 백정(白丁)이라는 계급은 이제 흔적도 없고, 오히려 식품업자로서 부를 쌓을 수 있는 좋은 직업이 되었다. 재인(才人)의 후예들이 현대예술의 총아가 되었고, K-Pop 문화를 전 세
#. 알파고에게 참패한 인간연말연시 사흘 연휴 동안 집안에서 뒹굴며 『세계미래보고서 2024-2034』를 탐독했다. 미래학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박영숙·제롬 글렌 공저의 이 책을 탐독하며 인간이 곧 경험하게 될 가까운 미래의 낙관성과 비관성에 흠뻑 젖어 들었다. 이 칼럼은 『세계미래보고서 2024-2034』를 토대로, 이 책에서 제시한 중요한 문제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쓴다. 세계 바둑의 일인자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알파고와의 세기적 대국이 벌어진 시기
민주주의와 정치불신, 일반적인가? 예외적인가?민주주의의 출발점은 국민주권(國民主權)이지만, 민주주의의 현실은 대의제(代議制)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국민이 뽑은 정치지도자들이 주권자인 국민을 대신하여 국가사무를 담당하는 것이 20세기뿐만 아니라 21세기에도 여전히 민주주의의 작동방식인 것이다.그러므로 민주주의의 핵심은 주권자와 대표자의 합리적 관계 설정에 있으며, 국민의 신뢰 속에서 대표자들이 국민을 위해 국정운영을 잘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성공조건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민들이 선출된 정치지도자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갖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