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당 오세훈·박형준 후보의 압승으로 위로를 받았습니까? 그러셨겠지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살림살이가 좀 나아질 것 같습니까? 그러시겠지요. 저도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러면 국힘당의 승리로 마음의 평안을 찾았습니까? 그건 아니었겠지요. 저도 그러지 못했으니까요. 국힘당의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압승이 집권세력의 정점을 구성하고 있는 운동권 세력에게 다소의 좌절감을 안겨준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들의 철옹성 내부에서 자성의 소리들이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겠지요.선거가 끝나자 반문(反文) 쪽에 서서 평론깨나 한다는
2017년 6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을 발표했다. 제19대 대통령에 취임한지 40일이 지나는 시점이었다. 문 대통령은 2011년 ‘지진으로 인한 일본 후쿠시마의 원전사고’를 거론하면서 1,36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원자력 발전을 폐기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후 국내에서 건설중인 신한울 1,2,3,4호기, 신고리 5,6호기 등 6기 원전들은 줄줄이 된서리를 맞았다. 거의 완공된 원전은 가동이 보류되었고 건설 중인 원전은 공사가 중단되었다. 원자로를 공급하기로 되어 있었던 두산중공업은
한 해의 끝자락에서 되돌아봐서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해는 없다고 하지만, 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유난히 탈이 많았던 한 해였다.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세계는 교역이 20%나 감소되는 때아닌 경제공황을 겪어야 했다. 동아프리카를 강타한 메뚜기떼, 미국과 호주의 대형 산불, 6천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중국의 홍수, 홍콩의 민주화 시위, 영국의 EU 탈퇴, 일본 아베 총리의 갑작스러운 퇴진, 중국-인도 간의 국경충돌 등도 세인의 주목을 받은 사건들이었다.군사·정치 쪽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미·중
북한의 조선노동당 제8차 당대회가 끝났다. ‘당의 국가’인 북한에서는 노동당 창건일이 건국일보다 더 중요한 국경일이며, 조선노동당의 당대회는 당의 최고 의결기구이자 국가 최고의결 기구이다. 당대회는 전국 규모의 큰 행사이기 때문에 1945년 이래 지금까지 모두 여덟 차례만 열렸고, 그 사이에 보다 적은 인원이 참가하는 당대표자회가 네 차례 개최되었다. 이번 제8차 당대회는 7천여 명의 대의원과 참관인이 참가한 가운데 1월 5일에 개막되어 사업총화보고서 채택, 당규약 개정, 당조직 개편 등의 일정을 소화한 후 12일 폐막되었다. 14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3일 대선 결과에 불복하여 소송들을 제기하고 바이든 당선자의 정권인수 작업이 늦어지면서 한국에서는 ‘우파들의 트럼프 지지’라는 난해한 현상이 발생했다. 일단의 우성향 유튜버들은 ‘트럼프 파이팅’을 외치면서 대선 결과가 곧 뒤집힐 것이라는 가짜 뉴스들을 토해냈고, 그 과정에서 ‘트럼프는 억울한 낙선, 바이든은 부정 당선’라는 이분법적인 논지들도 대거 등장했다. 우파들의 SNS에서도 트럼프를 성원하는 격문들이 나돌았다. 하지만 필자로서는 한국의 우파들이 트럼프를 성원하는 이유들이 도무지 석연치가 않다.한국의 우파
2018년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비핵화를 위한 관련국들의 조치들이 실행되면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북한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병행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2020년 9월 22일 제75차 유엔총회에서 영상으로 발표한 기조연설에서는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했고,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전선언이 비핵화를 견인할 수 있으므로 비핵화와 무관하게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1일 노동당 중앙위 제7기 5차 전원회에에서 “머지않아 세계는 우리의 새로운 전략무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2019년 2월 28일 김정은-트럼프 간의 제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핵시설의 일부만 사찰에 공개하고 대충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는 ‘나쁜 스몰딜(bad small deal)’이 미국의 거부로 무산되고 이어서 10월에 스톡홀롬에서 개최된 미북 실무대화까지 공전한 직후에 김정은 위원장이 한 말이다. 즉, 미국이 자신들의 ‘통큰 양보’를 거부했으니 다시 새로운 핵무기 개발에 박
지난 7월 28일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한미 미사일지침(Missile Guidelines)의 4차 개정 소식을 전했다. 한국의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이 삭제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고체연료는 액체연료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고 제작비가 간단하여 인공위성을 손쉽게 발사할 수 있고 군사위성 발사도 더 용이해진다.1979년 ‘한미 미사일각서(Missile Accord)’를 통해 미국이 한국의 미사일 개발에 재갈을 물리기 시작한 것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핵무장 야망을 잠재우기 위함이었지만, 이후에도 미국은 ‘대
지난 8월 3일 공개된 유엔보고서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미사일용 소형 핵폭탄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유엔의 대북제재를 감시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패널이 작성하여 안보리의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된 이 보고서는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HEU) 생산, 실험용 경수로 건설, 방어망 돌파를 위한 다탄두 시스템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하고 ”북한이 원하면 3개월 이내에 핵실험 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내놓았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북핵을 주시해온 북한 워처(N
6·25 전쟁 동안 결사보국(決死保國)의 의지와 탁월한 부대 지휘로 나라를 구했던 백선엽 예비역 대장이 7월 10일 국민의 곁을 떠났다. 16일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이 끝남에 따라 공식적인 장례절차는 종료되었다. 그럼에도, 백 장군의 장례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백 장군은 생전에 원했던 ‘6·25 전우들의 곁’에 묻히지도 못했고, 싸가지 없는 보훈처 직원의 말대로 ‘친일파 파묘법’이 제정되면 대전현충원에서 파묘·이장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좌파들은 대전현충원 안장도 반대한다며 장례행렬을 훼방했다. 대전현충원도 백 장군이 영면(永眠)
6·25 전쟁 70주년이 다가오는 시기에 전쟁영웅 백선엽 장군의 사후(死後) 문제와 관련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무척 민망스럽다. 보훈처가 “백 장군이 돌아가시면 서울 현충원에는 자리가 없어 대전 현충원에 모실 수밖에 없고, 이후에 친일파의 현충원 안장을 금지하는 법이 제정되는 경우 파묘·이장될 수 있다”고 밝힌 것이 발단이었다. 하기야 좌파 인사들이 일제강점기 시대 일본의 괴뢰국인 만주국 군대에서 장교로 복무한 백 장군의 ‘친일’ 경력을 문제삼아 현충원 안장에 반대해온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일
‘지구종말시계(The Doomsday Clock)’란 최초로 원자탄을 만든 맨하탄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에 참여했던 핵과학들이 지구멸망을 경고하기 위해 1947년에 만든 상징물인데, 위험 정도에 따라 자정에 가깝게 조정되었다. 1947년 11시 53분으로 시작한 이 시계는 1953년 미•소가 수소폭탄을 터뜨렸을 때 11시 58분까지 접근했다가 냉전이 끝난 1991년엔 11시 43분으로 늦추어졌다. 2015년에는 북핵 위기와 기후변화로 11시 57분으로 당겨졌고, 현재에는 ‘자정 100초’전‘을 가리키고 있다. 지
진보 아닌 좌파의 승리186 대 107. 우파의 참패와 좌파의 압승으로 긑난 4•15 총선의 최종 스코어다. 186이란 거여(巨與) 180석에 다른 좌성향 정당의 6석을 합친 숫자이며, 108은 거야(巨野) 103석에 우성향 무소속 4석을 합친 숫자이다. 대부분의 언론들이 ‘진보의 승리와 보수의 배패’라고 했지만, “보수들이 벌이는 구태(舊態)에 진저리를 낸 진보가 좌파의 편을 들어주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본래 ‘진보(progressive)’와 ‘보수(conservative)’란 자유민주주의 체제 유지, 국가안위, 국
얼마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산야(山野)에 펼쳐진 정치 삼국지를 보면서 범좌파 A 나라와 중도파 B 나라가 어떤 승부를 펼칠 것인가와 자유우파 C 나라가 내부 분열을 수습하고 선전(善戰)을 펼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을 쏟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4월 15일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같다. A 나라와 B 나라 간의 승부는 가닥이 잡힌 듯하고, C 나라가 분열을 수습하고 선전을 펼치는 것은 물건너간 이야기인 것같다. B 나라의 자충수과 C 나라의 분열로 어럼풋이나마 범좌파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지는 가운데 C 나라는
지난 1월 27일 뉴욕의 유엔본부와 세계 각지의 유엔 시설에서 홀로코스트 추모행사가 열렸다. 2005년 유엔은 연합군에 의해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해방되었던 1945년 1월 27일을 홀로코스트 추모일로 지정하고, 매년 이 날이 되면 추모행사와 함께 인종학살을 가져온 종교적 편협성, 선동, 박해, 폭력 등을 규탄하는 각종 프로그램들을 개최한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도 해방 75주년을 기념하는 추모행사가 거행되었다. 유대인 생존자 200여 명과 50개국의 지도자들이 참석하여 희생자들을 기렸다. 이에 앞서 1월 23일에는 이스라엘의 야드아
안보전문가가 정치관련 칼럼을 쓰는 것은 그다지 개운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안보가 정치에 휘둘리는 시대를 사는 전문가이라면 정치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통상 정치선진국에서는 보수정부든 진보정부든 안보정책이 달라지는 것은 별반 없다. 과거 서독에서는 집권당이 바뀌어도 정보기관의 수장들은 제 자리에서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었고, 미국의 경우에도 안보정책에 관한 한 공화당과 민주당의 차이는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트럼프라는 유별난 대통령이 등장한 지금은 민주당이 행정부에 의한 동맹약화를 견제하는 혼란스러움이
기해년(己亥年)이 가고 경자년(庚子)의 새 아침이 밝았지만, 결코 개운한 마음으로 맞이하는 새해는 아니다.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나 2020년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판가름할 ‘운명의 한 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금년은 안보와 외교는 물론 정치와 경제에 있어서도 분수령적인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4월 15일에 치러지는 총선의 결과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좌성향 정책들이 힘을 받을 수도 있고 힘이 빠질 수도 있다. 거기에 따라 한국의 경제와 정치는 죽음의 늪을 빠져 나올 수도 있고 반대로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
북핵 전망 세 개의 시나리오아직도 북핵 해결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북한은 핵능력의 일부만을 양보하는 수준에서 미국과 타협하는 ‘스몰 딜(Small Deal)을 요구하면서 ‘핵실험 및 ICBM 발사 중단’을 자신들의 ‘중대한 양보조치’로 선전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일단 ‘FFVD(Final and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개념에 입각한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해야 한다는 ‘빅딜(Big Deal)’을 고수한다.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이나 10월 5일 스톡홀
지난 11월 11일 한미동맹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논의하는 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을 때의 일이다. 기내용으로 비치된 뉴욕타임스지를 뒤적이다가 한국인 기자가 쓴 한국 관련 기사를 발견했다. “포퓰리스트 목회자가 한국의 보수 재건을 주도하다(The Populist Pastor Leading a Conservative Revival in South Korea)”라는 제목의 칼럼형 기사였는데, 나중에 검색해보니 인터넷판에는 11월 8일자로 올린 것이었다. 기사를 꼼꼼히 읽으면서 애잔한 씁쓸함을 느꼈다. 매 토요일
북한은 지난 5월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한 이래 넉 달 동안 무려 11차례에 걸쳐 방사포나 미사일을 쏘았고, 10월 2일에 쏜 것은 ‘가장 핵무기다운 핵무기’로 불리는 잠수함발사탄(SLBM)’이었다. 이렇듯 2018년 북한의 평화공세 이후 2년이 지나도록 북핵 문제가 더 깊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지만, 미국이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마땅치 않아 보이는데다 한국 정부는 아예 손을 놓은 모습이다. 어쨌든 북한의 ‘미사일 발사쇼’는 적어도 다섯 가지의 팩트를 재확인시켜 주었다.평화공세 뒤에서 안보리결의 위배 지속첫째, 북한은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