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형제 위헌론과 폐지론의 구별 필요성형법의 유형 중에서 사형은 가장 강력한 형벌일 뿐만 아니라, 가장 논란이 많이 되는 형벌이기도 하다.한동안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법전으로 알려졌던 함무라비 법전(Code of Hammurabi)뿐만 아니라, 이보다 3세기 정도 앞선 것으로 알려진 우르남무 법전(Code of Ur-Nammu)에서도 살인에 대해서는 사형에 처하도록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사형제도의 역사는 길다. 그러나 응보형이 보편적이던 시대와는 달리 교육형이 보편화되면서 사형제도의 존폐는 세계적으로 날카로운 논쟁의 대상이다
철인정치는 허구이며, 유토피아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이라고 한다. 하지만 중세 유럽의 천년은 오랜기간 교육과 훈련을 받은 교황들이 군대도 없이 질서를 유지하고 도덕을 고양했다. 이들이 철인 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훌륭한 통치와 재정개혁을 이루어낸 교황으로 요한22세가 있었다. 그는 1245년 프랑스 카오르에서 제화공의 아들로 태어나 카톨릭 사제가 된 후 정상까지 올라갔다. 카톨릭 교회의 특이한 민주주의 덕분이었다. 아비뇽 유수를 시작한 클레멘스 5세가 죽자, 이태리 출신 교황을 옹립하려는 움직임과 이에 대한 프랑스
독일은 고도의 중앙 집중적 세계관을 갖는 비자유적, 그리고 조직사회론적 국가다. 2차 대전 이후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할지 모르겠다. 버트런트 러셀은 아예 이라는 책을 쓰면서 19세기의 대립 혼융되던 두 정신을 영국·미국과 독일로 상정하여 명징하게 비교했다. 헤겔 이후 독일 정신은 독일의 급속하게 진행된 후진국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그렇게 히틀러로 귀착되었다. 오늘날 히틀러는 한낱 금기어에 지나지 않지만 독일에서 히틀러를 제외하면 그 엄숙주의 정신사가 제대로 설명될지도 미지수다. 아니 독일 정신의 정수가 바로 히틀러
국제정치에서 세계를 움직이는 힘은 크게 ‘하드 파워(hard power)’와 ‘소프트 파워(soft power)’로 나뉘어진다. 하드 파워란 전통적으로 국력을 상징해왔던 군사력이나 경제력처럼 가시적인 힘을 의미하고, 소프트 파워는 문화·이념·외교정책 같은 설득과 동의를 통해 얻어지는 힘을 말한다. 소프트 파워 개념은 2004년 국제정치학자인 조지프 나이가 처음 만든 용어다. 그는 세계를 지배해왔던 미국의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추락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국제사회 리더로 군림할 수 있는 힘은 민주주의, 인권, 평화 같은 소프트 파워에 있다
올해 가을에 중국에서 개최되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총서기의 3연임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그간 보여졌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 시진핑의 3연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시진핑의 3연임 시도는 그간의 관례를 깨는 것으로서 무리한 것이었다. 하지만 시진핑의 권력이 확고하여 그의 3연임은 당연한 것으로 관측되었는데, 최근의 상황변화는 중국의 정치정세에 중대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이러한 중국 정치정세의 커다란 변화는, 최근 중국의 경제악화 때문이다. 경제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은 시진핑이 추진하고 있는 제로-코로
요즘 광주와 전남 등에서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의 평가 작업이 한창이다. 평가 작업의 문제의식은 간단하다. 왜 패배했는가, 어떻게 해야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고 다음번 선거에 승리해 권력을 되찾아올 수 있을 것인가이다.이는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다. 20년 집권 아니 50년 집권론까지 나올 만큼 자신만만했고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10년 집권 정도는 당연하게 여겼던 터라 대선과 지방선거의 연패는 호남에게 거대한 충격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의아한 게 있다. 저 질문 즉 왜 패배했는가, 어떻게 해야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이단을 박해한 역사는 오래되었다. 아주 옛날에는 제사장이 왕이 되는 신정 일치 시대여서 신성모독인 이단은 당연히 박해 대상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다신교는 박해가 상대적으로 덜했다. 인기가 있는 사상이나 숭배대상은 새로운 신으로 받아들이면 되니, 이단의 충격이 완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일신을 표방하거나 명분을 강조하는 사상은 배타성이 강해서 이단을 참지 못했다. 특히 중세 유럽은 이단 박해와 종교재판으로 유명하다. 중세유럽은 사실상 신정국가였고 교황이 힘이 커질수록 이단에 대한 박해는 강화되었다. 교황의 권력이 절정에 이른 인노
최근 민생의 고통지수는 위기수준으로 급등하고 있다. 고통지수(misery index)는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의 합으로 계산된다. 고통지수는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의장을 역임한 아서 오쿤(Arthur Okun) 예일대 경제학교수가 주장한 지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까지 급등하고 있는데 실업률이 2.8%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그나마 고통지수가 8.8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이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실업률 2.7~ 2.8%는 문재인정부 이래로 지속되어 온 재정주도 단기일자리 양산으로 실제 경제상황보다 낮게
2년 전 7월 10일 백선엽 장군이 타계했다. 벌써 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하에 계신 백선엽 장군은 아직도 편안히 눈을 감지 못하고 계실 것 같다. 아직도 기회만 나면 자신을 향해 “친일파 민족 반역자”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으니 말이다.구한말 격동기에 세계정세의 흐름을 꿰뚫어 본 선각자 윤치호는 “한국인은 10%의 이성과 90%의 감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질타한 바 있다. 사실 여부를 따지고 생각하는 합리적 이성은 존재하지 않고, 그저 물고 뜯는 동물적 감성에 충만해 있다는 뜻이다. 그는 또 “한국인들에게 가장 깊게 자
2019년 초 라는 책이 발간되었다. 저자는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 한상국 상사의 아내 김한나 씨이다. 고 한상국 상사는 대한민국의 해상 경계선인 NLL을 지키려고 바다에서 격전을 치르다가 장렬히 ‘전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10년 넘게 ‘공무 중 순직’한 것으로 남아 있었다. 마땅히 받아야 하는 상사라는 계급도 전사 후 13년이나 지난 2015년에나 찾을 수 있었다. 이들이 ‘전사자’로 인정받은 것은 ‘제2연평해전 전사자 보상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2017년 연말에 이르러서였다. 하지만 법 적용의
1860년 전후 피폐한 조선 땅에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국경을 넘은 소박한 백성들이 연해주에 정착하여 새로운 삶을 개척하였다. 그들을 ‘카레이스키- 고려인’이라 불렀다. 구한말 영국의 여성 여행가 비숍(Isabella Bird Bishop) 여사가 조선을 여행하고 연해주에 건너가서 부지런한 고려인들을 보고 나서, 같은 조선사람인데 어떻게 그렇게 다를 수 있느냐고 기술하였다.러일전쟁 이후 일본의 만주 본격 진출로 러시아와 각축이 심해졌다. 이미 경술국치(庚戌國恥) 이후 연해주는 조선의 독립운동과 무장투쟁의 본거지가 되었다. 이상설,
언론에서 블랙리스트(blacklist)는 존재 그 자체로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요소이다. 더구나 정치적 좌우 진영을 구분하여 이익과 불이익을 준 언론 블랙리스트는 헌법에 명시된 자유권과 평등권을 침해했다는 면에서 심각한 위헌행위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KBS, MBC, YTN, 연합뉴스 등 주요 공영미디어에서는 블랙리스트에 의해 ‘인사상 불이익과 인격침해’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공영미디어 블랙리스트는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고 본다. 공영미디어에서
플라톤에게는 정치에 대해 아무런 훈련도 받지 않은 사람들이 호선에 의해 공직에 취임하는 것이 불합리하게 보였다. 무두장이도 선원도 농부도 오랜 훈련과정을 거쳐 어엿한 직업인이 되는데 어떻게 정치행정에 대해서는 아무 교육도 받지 않은 사람이 고위공직자에 오를 수 있느냐고 의문을 품는다. 그 결론이 철인 정치다. 오랜 교육과 훈련 과정을 거친 사람만이 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병에 걸렸을 때 미남이나 말 잘하는 의사가 아니라, 면허가 있고 치료기술이 좋은 전문의를 찾는다. 국가가 병들었을 때 가장 현명하고 훌륭한 사람의 봉사와 지도
치욕스러운 날이었다. 얼마나 북한의 눈치를 봤으면 일명 김여정 하명법이라 불리었을까. 지난 2020년 6월,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북한 김여정이 대북 전단 살포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자 단 하루 만에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14일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키고 재적 의원 180명 전원 찬성으로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대북전단금지법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당시 청와대도 "대북삐라는 백해무익한 행위"라고 가세했었다.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이 법안의 명분이었지만 실상은 북한 정권의 눈치보기였다는 사실을 모르는
불편한 진실불편한 진실이란, 페미니즘이 저출산에 미친 영향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한국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인 초저출산 현상에 대해서는 여러 요인이 얽혀있기 때문에 다각도의 분석과 해석이 필요하다. 본 글에서 필자는 저출산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난 수 년 간 전개된 페미니즘운동이 미친 파급효과에 대해 평가하고자한다. 지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일어난 페미니즘운동은 남녀 간 양성관계에 있어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가치와 방식을 전복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미니즘운동 저변에는 저출산 문제의 원인도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과 의사를 찾아가 낫을 휘두른 사건의 이면에는 사회 문제 해결 시스템에 대한 분노가 누적된 상황이 있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그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축적된 분노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한(恨)의 사회를 만든다.미디어 환경 측면에서는 분노를 부추기는 언론의 행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진실을 확인하기 보다는 의혹을 만들어 내고 시선을 끄는 화제의 사건을 만들어서 독자를 확보하는데 분노보다 좋은 소재는 없다. 근거없는 분노는 인터넷 시대에 극성이다. SNS 시대의 편파적인 정보
나는 윤석열 대통령이 고맙다.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윤통 덕분에 아침 뉴스에 이기적이고 재덕 파탄에 명예라고는 손톱만큼도 느껴지지 않는 인간이 대통령이랍시고 설치는 꼴을 보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정신 상태를 신뢰할 수 없는 이상한 딸들을 데리고 다니며 권력은 좀 잔인하게 써야 한다는 평소의 신조를 사방으로 구사하는 끔찍한 꼴을 보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실은 고마운 게 아니라 생명의 은인이다. 지난 5년 간 하루도 빠짐없이 혈압이 올랐다. 그런데 또 그만큼 혹은 그보다 더한 5년을 산다? 생각하기도 싫다. 장담컨대 흡연과
2년 전 문재인 정부는 4년(2+2)간 의무임대기간을 주고 중간에 계약을 갱신할 때 5%이상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도록 임대차3법을 도입했다. 오는 8월부터 2년 전에 5%만 올린 주택의 임대료를 시세에 따라 올릴 수 있게 된다. 이사철까지 겹쳐 전세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지 정부가 긴급 대책을 내놓았다. 6.21대책은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임차인 부담을 경감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주택 월세 가구의 세액공제를 늘리고 금년 말 종료예정이었던 상생임대인제도를 24년 말까지 연장하면서 다주택자에게도 기회를 주기로 했다. 상
문재인 정부는 퇴임을 앞둔 시점에 발행한 「국정백서」를 통해 자신들의 집권 동안 ‘한반도 평화를 위한 흔들림 없는 전진’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남북교류협력’와 ‘평화를 위한 군사적 뒷받침’을 노력했으며 그 결과 ‘국민이 체험하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내외 지지 기반 확보’에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문 정부와 함께 지난 5년을 풍미했던 구 여권 정치세력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여 ‘북한 도발에 대한 확고한 대응,’ ‘원칙에 기반하는 대북 기조,’ ‘한미동맹 강화’ 등을 강조하자 “전쟁을 하자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평화세력 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면서 그들만의 ‘역사 바로 세우기’를 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역사·문화적 관계를 단절한다면서 러시아와 관련된 모든 흔적을 지우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문화말살의 반달리즘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캔슬컬처’(Cancle Culture)로도 확산되고 있다.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문화와 역사를 공유하는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인데 러시아 흔적 지우기로 스스로의 뿌리도 말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정권은 위대한 음악가 차이코프스키, 대문호 톨스토이마저 캔슬(cancle·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