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 정부 출범 100일의 의미이번 8월17일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 100일을 맞는 날이다. 5년의 임기 중에서 100일은 큰 비중이 아닐 수 있지만, 첫 100일의 의미는 특별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정권이 교체되고 새 대통령이 취임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어떻게 구상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첫 100일이 남은 1,700여 일의 국정운영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그런데 윤석열 정부의 첫 100일은 역대 다른 정부에 비해 훨씬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진행되었다. 대선 결과의 근소한 차이
윤석열 대통령은 5월 10일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선언하면서 취임했다. 그러면서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7월 26일에는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라는 국정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올해 8월이면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만 30년이 된다. 한중수교가 30년이 된 지금, 양국관계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물어보고 큰 매듭을 지을 때가 되었다. 양국은 수교한 이래 30년 동안 서로에 대한 인식과 실제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양국관계가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양국관계에 대한 이러한 우려는 한국의 중국에 대한 선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한국에 대해 강압적으로 대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려는 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양국 국력의 비대칭이라는 구조적
진보=좌파, 보수=우파라는 명제가 일종의 상식으로 통용되고 있다. 우파 인사들 중에서도 좌파들을 가리켜 ‘진보 진영’이라고 불러주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좌파가 진보의 가치를 독점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심지어 지금 좌파들의 행보를 보면 진보의 가치관에 가장 적대적이라는 생각마저 하게 된다. 한때 좌파가 진보와 동일시되던 것은 진보가 의미하던 것이 비교적 명료하던 시대에 좌파가 가장 비타협적으로 그 가치를 위해 투쟁한다는 의미였다.지금은 진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합의가 분명치 않다. 한때 민주주의, 인권, 법치 등이 진보적 가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탈환하였으나 순례자들이 안심하고 여행하기에는 여전히 위험했다. 이에 1119년, 프랑스의 기사 위그 드 파앵이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도회 설립을 제안했고, 예루살렘왕이 왕궁의 한 개 동을 내주고 수도회 본부로 삼게 했다. 수도회 이름은 "그리스도와 솔로몬 성전의 가난한 전사들"로서 그 수도사들을 "성전기사단"이라 부르게 되었다. 흰 바탕에 붉은 십자가가 그려진 망토를 걸친 성전기사단은 십자군 전쟁 때 기독교 측의 가장 숙련된 전투병력이었다. 창설 당시 기사단은 대단히 궁핍했다. 기사 두 명이 말 한 마리에
#. 정조대왕 함의 탄생지난 7월 27일, 우리 해군은 네 번째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DDG-995)을 진수했다. 1902년 고종 시절, 지어진 지 22년이 넘은 고물 석탄 운반선 갑판에 소구경 함포 몇 문 달아놓은 것을 순양함이라고 속아서 구입한 지 120년 만의 쾌거다. 고종이 ‘양무호(揚武號)’라 명명한 이 배를 도입한 이유는 자기의 즉위 4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기념식 때 외국 사절을 위한 예포 발사용이었다고 한다. 이번에 진수된 이지스함은 양무호와는 차원이 완연히 다르다. 가격이 척당 무려 1조 3,000억 원으로 길이 1
2016년에 제작된 ‘아메리카 패스토럴’이라는 영화가 있다. ‘패스토럴(pastoral)’은 ‘목가, 목회’라는 뜻으로, 1960년대의 ‘아메리카 드림’을 완곡하게 비트는 제목이라 할 수 있다. 부잣집 아들에 고교 시절부터 스포츠 스타였고 뛰어난 외모와 따뜻한 성품을 가진 남자 주인공. 미스 뉴저지 출신의 아름다운 여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메리라는 사랑스러운 외동딸을 얻는다. 이들은 한동안 정말 남부러울 것 없는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다니던 딸 메리가 반정부 단체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이 가정에 불행의 그늘이 드
2019년 11월 7일 판문점에서 머리에 피를 철철 흘리면서 저항하는 귀순 어부 2명을 강제로 북한 땅으로 돌려보낸 것은 용서 못 할 범죄다. 관여했던 안보실장이나 통일부 장관이 그들의 귀순 의사에 진정성이 없었다고 거짓 해명했다. 귀순 어부들을 “희대의 엽기적 살인마들”이라고 했다. 죽음의 구덩이로 처넣은 문재인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야말로 “희대의 엽기적 살인마들”이다. 북한과 살인을 공모한 흉악범이다. 7월 25일 오후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탈북민 대표들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문재인 정권이 벼랑 끝
결론부터 말씀드리고 싶다.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라 호칭하는것이 정녕 부끄럽지 아니한가. 대체 왜 희대의 독재자 이름을 존칭어까지 붙여가며 불러주어야 하는가.김춘수 시인은 ‘꽃’이라는 시에서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던 것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이 되었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독재자를 위원장이라 부르면 진짜 위원장처럼 보인다.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이 된 것’처럼 말이다.지난 문재인 정권 시기 남북정상회담 '쇼'는 한마디로 극적인 연출이었다. 사상 최악의 독재자인 김정은
서울시의회가 발의한 TBS에 대한 재정지원을 중단하는 조례안은 TBS가 서울시민의 공영미디어로 거듭나도록 논의를 활발하게 하는 도화선이 되었다. 현재 TBS는 프로그램 등의 불공정방송으로 TBS의 정체성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가히 ‘TBS 사태’라 할 만하다. TBS 사태는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사안이지만, TBS 관계자 누구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런데 서울시의회가 TBS를 서울시 출연기관에서 제외하는 극약처방(?)을 내놓자 TBS 종사자들부터 조례안 철회를 요청하고,
유대인에게 바빌론 유수가 있었다면 카톨릭에는 아비뇽 유수가 있었다. 유대인들은 전쟁에 져서 포로로 바빌론에 끌려갔지만, 아비뇽 유수는 교황이 스스로 선택한 귀양살이였다. 왜 이런 결과가 초래되었는지 그 과정이 흥미롭고,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보니파키우스 8세가 필립 4세와의 정쟁에서 패배하여 선종한 후, 베네딕토 11세가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새 교황은 사건의 몸통인 필립 4세를 파문하지는 못했지만, 보니파키우스 8세를 직접 공격하고 행패를 부려 죽음에 이르게 한 프랑스 재상 노가레 등 관련자 13명을 파문했다. 그
여성운동 출발은 진보적우선 질문부터 해보자. 우리나라에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여성운동이 존재했는가? 그렇다면 현재는 어떤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글을 이어 나가겠다. 우리나라 여성운동의 역사는 좌파성향 여성계의 전략과 투쟁에 따라 실현되어 왔다. 이들 여성운동가들은 끈질기게 의회권력을 쟁취하였고, 그들의 정치철학에 충실한 각종 법령을 제도화하며 권력을 키워 세력을 확산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반면에 우리나라 여성운동에 있어 보수주의 정치철학에 입각한 여성운동은 전면에 등장하지도, 이와 유사한 흐름의 정치운동도 찾아보기 어렵다. 해방 후
하반기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과 관련하여 방송 분야를 주관하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먼저 야당이 1년을 맡고, 그후 1년은 여당이 맡기로 합의가 되었다. 위원장을 여야 어느쪽이 맡느냐가 국회 하반기 원구성의 쟁점이었는데, 소위 언론 장악 논란이 그 배경에 있었다. 대선 기간 공영방송의 편파보도를 둘러싸고 MBC, KBS사장에 대한 퇴진 요구가 나오는 상황에서 하반기 국회에서는 상반기의 방송법 개정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논의의 핵심 쟁점 법안은 KBS, MBC 사장 선출방법 개정에 관한 야당이 제안한 법안이다. 여당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2년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기의 공통점은 ‘미국발(美國發)’이라는 사실이다.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뿌리는 클린턴 대통령이 주창한 ‘자가소유사회’(自家所有社會)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시민이면 누구나 집을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꿈’(American Dream)인 것이다. 당시 유색인종이 집을 사면, 지역 정치인들이 축하메시지를 보내곤 했다. 당시 연준의장은 그린스펀(Greenspan)으로 당시 상항은 ‘골디락스’로 묘사되었다. 인플레이션을 동반하지 않는 안정적 성장을 이뤄낸 황금기라
서훈·박지원 전 국정원장들이 2019년 북한 어민 강제북송과 관련하여 고발당하고 검찰이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면서 국정원 개혁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정원은 박정희 정부 시절 ‘중앙정보부’라는 이름으로 탄생하여 전두환 정부에서 ‘안전기획부’로 개칭되었다가 김대중 정부에 이르러 현 명칭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흑역사를 기록해왔다. 박정희 시절 중정은 유신체제를 보위하는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었고, 전두환 시절 ‘남산’도 체제에 비판적인 정치인, 시민, 언론인, 지식인 등을 혼내주는 무서운 곳이었다. 권위주의 시대
달이 차면 기울 듯이 권력이 정상에 이르면 내려와야 한다. 주역에서 용이 하늘 높이 오르다 보면 후회하게 된다(亢龍有悔)는 말이 있는데 같은 의미다. 교황의 권력도 한 때 절정에 올랐지만 곧이어 맥없이 추락했다. 1292년 니콜라이 4세 교황이 선종하고 다음 교황을 뽑기 위한 콘클라베가 열렸으나 추기경단 내의 계파대립으로 27개월이나 선출이 지연되고 있었다. 산속에서 수행을 하고 있던 수도승 피에트로까지 답답함을 느끼고 '교황을 빨리 뽑지 않으면 천벌을 받을 것'이라는 편지를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에게 보냈다. 그
폴 크루그먼이 우리나라에 소개될 때는 '세계적인 경제학자'라는 수식어가 늘 붙는다. 노벨상을 수상했던 것도 명성에 힘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2류 경제 평론가이거나 3류 정치평론가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부보다는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로 이름을 알린다. 그리고 이 저명한 좌익언론사에서 아무렇게나 좌익적 글을 써댄다. 이 크루그먼이 근래 뉴욕타임즈(NYT)에 '인플레이션에 대해 나는 틀렸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고 해서 화제다. "내가 틀렸다(I was wrong)"는 제목의 글을 뉴옥타임즈
개혁은 이끌고 가는 것이지 끌려가는 것이 아니다. 끌려가는 것은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없다. 개혁을 주도하는 특정 집단이 힘을 얻으려면 먼저 내부적 합의와 외부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내부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때마다 내부적 갈등과 합의 도출에 에너지가 소진되어 한 발자국 나가기도 벅차진다. 그러기에 처음부터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함께해야 하는 것이 내부적 합의를 통한 동력을 확보하기에 유리하다.적은 수일지라도 뜻을 같이하는 운명공동체를 이룰 때 강력한 추진력이 발생한다. 뜻이 달라 사사건건 문제를 일으키는 세력은 초기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러시아와 유럽간의 극한 대립이 예기치 않게 물류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EU, NATO가 러시아와 제재전쟁(Sanction War)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사실상 유럽과의 디커플링을 선언한 상태다.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와 기타물품에 대해 금수조치를 취하고 군사적 대치를 이어가면서 기존의 물류항로는 상당히 불안해졌다. 러시아는 이에 따라 발틱해와 북대서양, 지블롤터 해협, 수에즈 운하를 잇는 기존의 물류라인을 대체하는 INSTC를 활성화하기 시작했다.2020년 5월 16일 러시아, 이란,
드라마가 좋으면 작가의 전작前作을 찾아보게 된다. ‘나의 해방일지’를 재미있게 봤고 예전에는 뭘 썼지 궁금해졌다. 해서 보게 된 게 ‘나의 아저씨’다. 보신 분도 있겠지만 미시청자도 계실 것이기에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 몇 장 먼저 보여드린다.주인공인 이선균에게는 어린 시절 친구이자 공부 라이벌이었던 박해준이 있다. 그는 세사에 흥미를 잃고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바로 머리를 밀어버린 인물이다. 극중 이름이 ‘상원’인데 별로 특이한 이름도 아니고 해서 흘려들었다. 그런데 어느 회인가에서 그의 성이 나왔다. 윤씨였다. 그러니까 윤상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