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0일 개최된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중국측은 한중관계에 대한 소위 ‘다섯 가지 마땅함(應當·응당)’을 한국 측에 제시했다. 중국측이 양국 국민이 바라는 최대 공약수라고 주장한 다섯 가지 마땅함은, “독립자주를 견지해 외부의 간섭을 받지 말고, 선린우호를 견지해 서로 중대한 우려를 배려하며, 개방과 윈윈을 견지해 공급 체인의 안정과 창달을 지키고, 평등존중을 견지해 상호 내정을 간섭하지 않으며, 다자주의를 견지해 유엔 헌장의 원칙을 준수하자”는 내용이다. 그리고 당일 밤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에서 “예전에 한국 정부가 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검·경이 수사 중인 이재명 관련 사건은 선거법 위반 말고도 10여 건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사건, 백현동 의혹, 쌍방울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등이 그것이다. 이밖에도 얼마나 더 많은 의혹이 드러날지 알 수 없다.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옥죄어오는 검찰의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서면 진술로 대신하겠다고 소명한 것도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만은 극력
역사적으로 볼 때 좌파정당의 특징 중 하나는 잘 못을 저지르고도 반성이나 궤도수정이 드물다는 점이다. 대약진운동으로 수 많은 인민들의 사유재산을 약탈파괴하고 인민들을 인민공사라는 집단농장에 수용해 집단노동을 시킨 결과 수천만명이 아사한 중공의 ‘대약진운동’ 이후에도 반성은 커녕 ‘문화대혁명’으로 더욱 가열차게 유산계급과 유식계급을 색출해 하방시켰던 중국공산당이 대표적이다. 북한도 대동소이하다. 이른바 ‘천리마운동’ 등으로 수백만명의 아사를 초래한 ‘고난의 대행군’ 이후에도 여전히 반성이나 정책기조 전환은 없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한국인의 반일 정서를 추적한 한국 전문가일반적 한국인들은 “우리는 올바른 역사관을 갖고 있는데, 일본은 기회가 날 때마다 역사를 왜곡하는 나라”로 이해한다. 그러한 상식에 정면으로 도전한 화제작이 등장했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일본 언론인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의 『누가 역사를 왜곡하는가』라는 책이다.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담고 있는 주제가 의미심장할뿐더러, 전 국민이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1978년 교도통신 서울지국장으로 부임한 이래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으로, 현재는 산케이신문 서울 주재 객원
개척 시대, 미국 지역 사회의 질서 유지와 발전의 중심에는 가정과 학교, 교회가 있었다. 가정의 가장인 아버지와 그를 돕는 어머니, 학교의 교사, 교회의 성직자가 주요한 역할을 하여 그 사회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가정과 학교, 교회를 중심으로 발전한 지역 공동체의 힘이 오늘날 미국 번영의 기틀이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당시의 그런 모습은 오래된 TV 드라마 ‘초원의 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로 육체 노동으로 이뤄진 하루 일과를 마친 가족은 아버지를 중심으로 식탁에 둘러앉는다. 하루를 무사히 보내게 해주고 귀중한 양식을 내려준
방송인과 시청자는 영원한 동반자 관계다. 그러나 우리 방송계는 시청자를 제대로 인식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미디어연대(상임대표 황우섭)는 방송계가 시청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출발점으로 “과연 시청자는 누구이며 그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공식적인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보고, ‘수용자 제대로 인식하기 주간(Audience Awareness Week)’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수용자 제대로 인식하기’ 프로젝트는 미디어연대 상임고문인 최창섭 교수의 제안으로 미디어연대에서 오랫동안 논의해 왔다
“신앙심 없는 바빌론, 지상의 지옥, 악의 수채통, 세계의 하수구, 여기에는 믿음도 자비심도 종교도 신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고 페트라르카는 아비뇽을 비꼬았다. 교황청을 프랑스에 빼앗긴 이탈리아 사람의 심정이리라. 교황청이 아비뇽으로 옮기자 이탈리아는 돈을 거의 보내지 않았고, 독일도 평소의 절반만 보냈다고 한다. 프랑스는 백년전쟁의 비용을 교황청에서 빌렸고, 잉글랜드는 프랑스 편인 교황청에 돈을 보내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교황청은 돈이 쪼들렸고, 재원을 마련하는데 온갖 창의적인 수단을 동원했다. 주교나 수도원장으로 새로 임명
한·베트남 수교 30년 1960년대 베트남전쟁에서 서로 싸웠던 한국과 베트남은 1992년 12월 22일 국교를 정상화하였다. 한국 북방외교의 종착점이었다. 양국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베트남 지도층은 ‘과거에 연연해서 미래를 포기할 수 없다’는 방향을 정했고, 한국도 성의를 다했다. 양국은 21세기에 들어서 동아시아 질서에서 무시할 수 없는 중견 강국이 되었다.한·베트남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대표적 인물 중 한 사람이 1997년부터 3년간 베트남에서 한국을 대표했던 조원일 대사였다. 일을 너무 많이 벌
지난 8월 28일은 대한민국 정당사에서 또 하나의 치욕스러운 날로 기록될 것이다. 이날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은 당대표로 선출되었다. 그는 수락 연설에서 “절망에 빠진 국민을 구하고 대한민국을 구하라는 지상명령”이라고 언급했다. 제발 국민을 위한다는 뻔한 거짓말은 하지 말아 주기를. 민주라는 당명을 내세우지만 정작 민주는 없고, 제1야당이 한 개인의 방패막이를 위한 사조직이 되어버렸다. 이재명과 관련한 대장동, 성남FC후원금, 법인카드 불법사용,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관한 수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 사건에 연루
로마하면 공화정이 연상되고, 고대 유적은 로마공화정의 영광을 보여주는 것 같다. 로마가 공화정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리라. 로마의 유물들은 황제정 시대에 건축된 것일 수도 있으므로…. 사람들은 폐허 속의 기둥이나 주춧돌에서 거대한 건축물을 상상하고, 고대의 정치와 위대한 인물들을 떠올리게 된다. 공화정은 전제 군주 시대에 일종의 저항이념, 혁명의 논리를 제공한 것 같다. 신분의 귀천이 있던 시대에 하층민이 주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대단히 매력적인 속삭임이었을 것이다. 교황청이 1309년 아비뇽으로 옮기면서 로마는 자동차 산업이 몰락한
가상공간 ‘아바타’를 이용한 성범죄 처벌법, 25명 민주당 의원 공동 발의메타버스 플랫폼 등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이용한 성적음란 행위 일체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일명 ‘아바타법’이 발의되었다. 지난 6월과 7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약칭: 정보통신망법)이 두 건이나 발의돼 현재 소관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로 넘어가 심사단계 상태다.현재 국회 의석 구도 상 두 건의 법률안은 전부 민주당과 친민주당 계열 무소속 의원들이 공동발의자이기 때문에 국회 통과될
대선 이후 지난 수년간의 정치로 인한 심신의 피곤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인생의 소중한 시기에 유튜브의 정치 콘텐츠에 몰두하였고, 인터넷상의 정치 논쟁의 참여하거나, 정당이나 시민단체의 집회 참여 및 정치 후원 등으로 많은 시간을 소비하였다.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갖는 허탈함은 생각하는 방향으로의 목적이 이루어졌는지, 바른 선택이었는지, 자신의 선택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과연 올바른 것이었는지에 대해서 자신하거나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많은 시간 소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확실한 정치 상황이 앞에 놓여있다.결과
지난 17일이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째 되는 날이었다. 갓 출범한 정부에 대해서는 넉넉한 평가를 하는 관행이 있다. 이를 하니 문(honey moon) 이라고 한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는 하니 문이 없었다.‘한국경제신문’은 윤정부 출범 100일을 앞두고 ‘오피니언 리더 100인’ 설문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지난 15일 공개했다. 100인의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매체가 경제신문이기에 경제학교수, 관료, 연구소 등 민간전문가 풀(pool)로 짐작된다.설문조사 결과는 참담하다. 윤대통령 ‘국정수행능력’ 종합평가를 보면 ‘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하라는 우리 속담대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을 보면 어릴 때 고생한 사람이 많다. 특히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났으나 어릴 때 거지나 다름없는 삶을 살았거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긴장된 삶은 산사람들이 있다.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경험을 한 사람들로 그들이 종종 위대한 업적을 남기곤 한다. 페데리코 2세(이태리어.독일어 프리드리히)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다. 3살 때 부친이 죽고 4살 때 어머니를 여의었다. 불쌍해서 팔레르모 사람들이 음식을 주기도 했다한다. 황족의 피를 타고 났으나 보잘것 없었던 어린 시
가끔 글감이 떨어져 난감할 때가 있다. 시의성과 얼추 맞아떨어지는 칼럼을 쓸 때 더 그렇다. 사건은 알아서 때 맞춰 터지지 않고 뒷북처럼 시시한 글도 없다. 믿는 게 있다. 국힘당 관련 뉴스를 들춰보면 쓸 게 반드시, 꼭 한 두 개는 나온다. 그것도 대부분 코믹한 내용이어서 쓰면서도 독자들과 재미를 나눈다고 생각하면 매우 즐겁다. 항상 웃긴 것은 아니다. 가끔 그 당 의원들은 끔찍한 발언을 하신다.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따위가 그런 건데 아이 씨 만지긴 어딜 만져! 상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진다. 그냥 댁의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을 보면 동체가 공연히 거추장스러운 날개를 달고 힘들게 올라가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착시일 뿐이다. 실제로는 날개가 양력을 발생시켜 동체를 들어 올린다. 비행기에서 창밖을 내려다보면 발아래 풍광을 가로막는 날개가 성가시게 느껴질 때가 있지만 다시 생각하면 그게 아니다. 날개가 공연히 시야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날개가 있어서 비행이 가능하다. 동체에는 식사와 영화를 즐길 편안한 공간이 있지만 날개는 양력을 발생시키기 위해 혹한의 찬 공기와 부딪쳐야 한다. 세상에는 동체 안에서 편안하게 사는 사람도 있고 날개
타이완이 사상 최대 규모의 동남아 인신매매사건으로 온나라가 벌집 쑤신 듯 시끄럽다.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등 여러나라를 배경으로 하는데다 피해자가 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전례없는 엽기사건이기 때문이다. 어림잡아 올 한해 동안 매달 평균 1000명씩 동남아에 취업하러 출국하는데 반해 고향으로 돌아온 이는 100명 정도에 불과했다. 정확한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인원이 소리소문없이 해외에서 연락이 두절됐다. 사건의 윤곽인 지금 막 드러나고 있지만 규모가 워낙 방대해 전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8월 16일자
장자(莊子)는 “오리 다리가 짧다고 늘리지 말고,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말라“ 고 했다. 비슷한 내용이 그리스 신화에도 나온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아 자신의 침대에 누이고는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크면 그만큼 잘라내고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억지로 침대 길이에 맞추어 늘여서 죽였다고 한다. 강제적 획일주의를 비판하는 말들이다.2021년 사학운영의 자율성과 공공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사학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사학법은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권을 보장하여 사학의 발전을 도와주는 법이지만 사학 통제법으로 전락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도 어느덧 100일이 흘러갔다. 이른바 허니문 기간이 지나간 것이다. 허니문 기간이란 용어는 새로 집권한 정부와 선거에서 패배한 야당이 자리 잡을 때까지 정쟁을 최소화하겠다는 일종의 휴전 기간이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윤석열 정부에게 허니문은 아예 없었다.집권한 정부는 국민들에게 확실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허둥거렸고, 여당은 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맞나 싶게 자중지란에 빠져버렸다. 그렇다고 야당이 제 모습을 보여준 것도 아니다. 온갖 비리와 불법 의혹을 받고있는 이재명 후보 살리기와 윤석열 정부 트집
미남왕 필립4세,오늘날 프랑스 만들어필립4세는 큰 키에 금발이 빛이났고, 피부가 곱고 얼굴이 아주 아름다워 미남왕으로 불렸다. 국민국가를 확실히 다져 오늘의 프랑스를 만든 인물이 잘생기기까지 했다니 신은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그의 평판이 썩 좋지 않아 신은 역시 공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의 이상은 높았는데 귀족과 성직자 모두를 왕의 직접적인 통제에 두는 중앙집권을 완성하고, 산업기반을 농업에서 상업과 제조업으로 전환하며 프랑스 국경을 피레네 산맥과 라인강까지 확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이상은 거의 다 달성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