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냉전시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좋은 경찰(Good Cop)’ 역할을 수행했던 미국에 지나치게 익숙해져 있는지 모른다. 지금 세계는 신냉전 시대를 맞이하여 다시 양분과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은 오히려 고립주의와 이기주의를 선택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좋은 경찰’역할에 의지하면서 국가생존을 도모해왔던 중소국들은 기로로 내몰리고 있다. 북핵 해결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동맹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이 특히 그렇다.팍스 아메리카나와 ‘미국 우선주의’의 모순1991년 12월 소련이 해체되면서 냉전은 종식되었지만,
펜앤드마이크(PenN)는 오늘부터 '나의 좌파 탈출기' 공모전에 응모한 작품들을 홈페이지에 순차적으로 연재합니다. 지난 6일 열린 PenN 주최 제2회 청춘콘서트에서는 57편의 응모작 중 예비심사를 통과한 작품들을 대상으로 현장투표를 실시해 대상(大賞)부터 장려상까지의 당선작이 선정됐습니다. 대상은 대학생인 현수환 씨(23)가 받았고 최우수상에는 전명수 씨(27·대학생), 우수상에는 남택동 씨(40·개인사업), 장려상에는 김시민 씨(27·대학생), 이병세 씨(29·개인사업), 배재희 씨(39·교사)가 각각 수상자로 선
태풍이 지나갔다. 남부지방엔 물폭탄이 쏟아졌다. 태풍이 빠져나간 하늘은 청랑하기 이를 데 없고, 오늘 아이들이 신문을 이용해 발표 자료로 가지고 온 내용에는 장마철에 관련된 태풍과 홍수, 가뭄 관련 기사가 들려 있었다.집중호우로 물이 쏟아지는 시기에도, 가뭄으로 타들어가는 시기에도 사실 보와 댐은 필요한 것이건만 아이들은 ‘녹조 이야기’를 가져와 교사의 코멘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곧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면, 그래서 갈수기에 증발량이 많고 강수량이 적어지면 하천마다 녹조가 늘어갈 테니 환경단체들의 말처럼 보를 개방하고
몇몇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핀란드에서 보편적 기본소득제(UBI: Universal Basic Income) 잔치는 끝나고 있다. 그러나 핀란드 사회보험담당기관 연구팀장인 올리 캉가스(Olli Kangas)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그 실험은 “계획대로 진행되는 중이며 2018년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사업이 연장된다는 구체적 계획은 없다.핀란드는 2017년 처음으로 보편적 기본소득제를 시작하여 악명을 얻었는데 그것은 정부가 매달 560유로(약 75만원)의 수당을 무작위로 선정된 2,000명의 실업자에게
엘런 머스크(Elon Musk)가 다시 주목을 끈다. 기술계의 거물인 이 억만장자는 미국 납세자들의 돈으로 날이 갈수록 부자가 되어 간다. 머레이 라스바드(Marray Rothbard)가 정부와 사업자의 “동반자 관계(partnership)”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충고했듯이 그에 관해서도 재평가할 필요성이 부각된다.첫눈에 보기에 엘런 머스크는 전형적인 자본가의 성공 스토리처럼 보인다. 그는 남아프리카 태생의 미국인으로 기술계의 거물이자 SpaceX의 수석 다자이너, 그리고 Tesla 회사의 제품 설계자이다. 그는 현재 포브스(Forb
[文革春秋: 現代中國의 슬픈 歷史] 22回. “當身들의 民族主義” 1. 대체 민족주의란 무엇? 이쯤에서 민족주의의 문제를 짚어볼까 한다. 지난 150년 간 민족주의는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의 주요국의 역사에서 가장 강력하고도 중요한 정치이념이었다. 일본 “천황” 히로히토(裕仁, 1901-1989)의 군국팽창주의, 손문(孫文, 1866-1925, Sun Wen)의 삼민주의(三民主義), 장개석(蔣介石, 1887-1975)의 유학사상, 모택동의 “인민독재” 대중노선, 김일성(金日成, 1912-1994)의 전체주의 “주체
선거가 열리는 해는 민주정치의 원리와 법치 그리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 등을 가르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산교육의 장이다. 작년부터 법치가 진통을 겪고 숱한 사람들이 애통해 하던 시간들이 이어지면서도 ‘민주’는 이 사회를 관통하고 있었다."국민이 주인이다!" 이 보다 가슴 뛰게 하는 선언이 있겠는가.민주주의란 ‘국민이 주인인 정치’라고 말하는 아이들. 눈만 뜨면 광장에 쏟아져 나온 국민들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광장정치가 민주주의의 전부라고 인지하기에 이르렀고, 촛불을 치켜든 광장의 ‘혁명’이 시민이 쟁취한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말
슬프게도 다음과 같은 말이 종종 언급된다: 나쁜 경제학자들은 그들의 오류를 좋은 경제학자들이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더 잘 대중에게 전달한다. 그 이유는 나쁜 경제학자들은 반쪽짜리 진실만을 말하기 때문이다.그들은 정책의 즉각적인 효과만을 또는 특정 한 집단의 효과만을 말한다. 그러나 그 반쪽짜리 진실은 다른 반쪽의 진실로 보완되거나 수정되어야 한다.이 두 반쪽의 교훈이 익숙하게 이해되기 위해서는 예시를 통해 설명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그 오류는 인식되지 않은 채 계속될 것이다. 바스티아(C. F. Bastiat)처럼 깨진 유
“큰 기대감을 가지고 상자를 열었지만 안은 비어 있었다.” 6·12 미북 정상회담이 내놓은 공동발표문을 보고 세계의 전문가들이 내놓은 일성(一聲)이었다. 필자들의 뇌리에도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어려울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계산하면서 북한과 타협할 것 같다.” “한미동맹이 유명무실해질 것 같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뿌리채 흔들리는 최악의 위기가 올 수 있다.”그러나 이는 눈에 보이는 것들에만 기초하는 피상적 분석일 뿐, 실제로 북핵 문제가 어떤 모습으로 어디로 흘러갈
[文革春秋: 現代中國의 슬픈 歷史] 21回. “自由人의 亡命” 1. “아, 천안문,” 어느 서글픈 추모회 지난 주 월요일 (2018년 6월 4일) 홍콩의 빅토리아 공원에 10만을 웃도는 대규모 시위군중이 모였다. 백발성성한 노인, 중년부인, 대학생, 어린이들까지 함께 모여 손에 촛불을 들고 29년 전 북경 천안문 대학살의 진상규명을 외치며 중공정부의 일당독재를 규탄했다. 오늘날 홍콩과 마카오를 제외한 중국 대륙의 어느 도시에서도 그 같은 추모 집회는 허용되지 않는다. 대학가의 공개토론도 열릴 수 없었으며, 천안문 사태를 조명하는 신
자본주의에 가해지는 통상적인 한 비판은 자원이 지불 능력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에 비해 자원의 경쟁에서 더 유리할 수 있으며, 부자들에게 유리한 불평등한 자원 배분이 일어나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알려진 문제에 대한 통상적인 해결책은 사회주의 경제로 바꾸는 것인데, 거기서는 국가가 재화를 제공하고 배분하는 책임을 맡는다. 거기서 나온 주장은 만약 정부가 이러한 공급의 책임을 진다면, 불평등한 배분은 해결되며 모두가 자원을 얻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캐나다의 보편적 의료제도(Canada’s Universa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세월은 이상하게 바뀌어가고 있다. 시샘 많은 노인네의 용심이 늘어나 듯 못마땅하고 괘씸한 것이 늘어만 가지만 ‘이유 있는 용심’이다. ‘호국보훈’의 달에 현충일의 의미는 희석되고 윤색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북괴의 침입에 희생된 용사들을 기리는 ‘호국’에 ‘독립(반일)’과 ‘민주화’가 시나브로 추가되었다. 그러고도 현충일의 호국보훈은 추모조차 하지 않는다.늘상 이맘 때 쯤이면 호국보훈의 달이니 그 의미를 가르치라는 계기교육의 안내공문도 어찌된 판인지 생략이다.해마다 6
하이에크가 임종을 앞두고 우리에게 남긴 인용구들을 세심하게 읽어보면, 그의 의견으로는, 어떤 사람이 진정한 경제학자인지 판별하는 궁극적이고 결정적인 테스트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하이에크가 이에 대해 그가 1941년에 저술한 그의 『순수자본이론』(Pure Theory of Capital)의 부록 III에서 이미 언급하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부록 III은 다음의 글로 끝나고 있다. “ ‘상품에 대한 수요는 노동에 대한 수요가 아니다’는 (경제)원리를 완전히 이해했는지 여부가 그 사람이 ‘경제학자인지 여부에 대한 최선의 테스트’라
[文革春秋: 現代中國의 슬픈 歷史] 20回. “中央書記處의 秘密” 1. “먼저 쓰라고 해놓고선······.” 중국의 백화제방운동(1957)과 반우파(反右派)운동(1957-1958)을 생각하면 뇌리에 겹쳐지는 학창 시절의 에피소드 하나가 있다. 1985년 서울 서북지역 한 중학교 교실에서 일어났던 일. 30대 중반의 한 미술교사가 학생들을 향해 말했다. “지금부터 빈 종이에 이 선생님에 대한 불만과 건의사항을 자유롭게 써라!” 뜻밖의 요구에 어리둥절해진 학생들을 향해 교사가 거듭 말했다. “뭐라고 써도 좋으니 깨알같이 너희들의 생각을
언제부턴가 사물이 착해지고, 개념이 착해지고, 몸매가 착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가격도 착해지길 강요받는 세상이다. 그런 ‘착한’ 시리즈가 커피도 착하게 만들려고 한다. “커피회사들이 수백만 달러를 벌 동안, 농민들은 1Kg당 90원을 법니다.”대기업인 커피회사를 향한 분노에 불을 지르고 원가를 따지도록 충동질하는 문구. 여기에서 착한 무역, 공정무역이 등장한다. 이른바 공정무역이 바로 ‘착한 커피’의 출발점이다.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자기들 가게는 공정무역을 통해 들여온 커피를 판매하는 착한 가게임을 강조하는 팻말을 종종 보게 된다
5월 5일은 칼 마르크스의 200번째 탄생일이다. 마르크스로 인해 다양한 정치적 활동들이 광범위하게 촉발되었고, 그 활동들로 말미암아 수없이 많은 인권(人權) 참극이 빚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많은 전문가들과 예술가들의 숭배의 대상이다. 그러한 것들 중 하나의 사례로는 라울 픽(Raoul Peck)의 새로운 영화 「젊은 칼 마르크스」(The Young Karl Marx)를 들 수 있다. 이 영화는 마르크스를 정의에 목말라 하는 원칙에 충실한 급진주의자로 묘사하고 있다.마르크스와 그의 명성에는 다행스럽게도 그는 결코 스스로는
[文革春秋: 現代中國의 슬픈 歷史] 19회. “빅브라더의 精神世界” 20세기 세계사에서 인간평등을 모토로 삼은 대부분의 공산주의 정권들은 일인독재와 인격숭배의 디스토피아(dystopia)로 귀결되고 말았다. 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수백, 수천만, 혹은 10억 이상의 인간집단이 단 한 명의 영도자를 그토록 흠모하고, 추종하고, 숭배하게 되는 걸까? 영웅적 카리스마 때문일까? 매스미디아의 선전선동 때문일까? 계급투쟁, 인민해방, 민족주의 등등의 이념들 때문일까? 세뇌교육 때문일까? 감시와 처벌 때문일까? 억압과 통제 때문일까? 대체 그
살아있는 동안 이미 전설이 된 워런 버펫(Warren E. Buffet, 1930년 생)과 찰스 멍거(Charles T. Munger, 1924년 생)는 2018년 5월 4~5일 양일간 버크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Inc.)의 연차 주주총회(Shareholders’ Meeting)를 개최했다. 이 두 스타 주식투자자의 질문&대답 시간에 참석하기 위해 대략 42,000명이 네브라스카 오마하(Omaha, Nebraska)에 모였다.사람들의 열정은 이해할만 하다: 1965년에서 2017년까지 S&P 500이 단지 연평
기업이 저지르는 중(重)범죄 중 하나가 분식회계다. 분식은 ‘꾸미고(扮),’ ‘가리는(飾)’ 것이다. 회계장부에서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꾸미고, 있는 것을 없는 것처럼 가려서 이해당사자를 속이는 행위다. 적자가 흑자로 둔갑하고, 쪽박 회사가 대박 회사로 변신한다. 경영층의 임기 연장, 주가조작, 채무연장, 탈세, ... 모두 범죄 목적이다. 곧 지방선거다. 선거를 앞두고 ‘분식정치’가 횡행(橫行)한다. 분식정치에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선거에서 후보는 자신의 스토리나 배경이 돋보이려 경쟁한다. 어떤 후보는 학창시절 은상 받은 것을
[文革春秋: 現代中國의 슬픈 歷史] 18회. “百花齊放, 右派사냥” 1. 못 다 핀 꽃송이들 1957년 4월 말부터 6월초까지 중국 전역에서 들불처럼 이른바 “백화제방(百花齊放)운동”이 일어났다. 백화제방이란, 수많은 종류의 꽃들이 모두 활짝 피어난 상태를 의미한다. 수많은 사상가들이 경쟁하던 춘추전국시대(기원전 8세기-3세기)의 “백가쟁명(百家爭鳴)”과 짝을 이루는 성어(成語)이다. 1956년 소련의 흐루쇼프(1894-1971)가 탈(脫)스탈린 운동을 전개한다. 이어서 폴란드와 헝가리에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고, 소련군은 탱크를 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