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한민국에서 정의를 말해야 하는 이유는?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정의를 말한다. 그러나 인류 역사를 통해 정의에 대한 생각은 계속 변화하였을 뿐만 아니라, 같은 시대, 같은 사회에서도 무엇이 정의인가에 대해 이견을 가진 사람들은 항상 존재한다. 그런데 서로 다른 것이 옳다고 믿으면서도 그것을 정의를 추구한다는 공통분모로 묶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왜 그럴까?정의라는 말 속에는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두 가지 욕구,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고, 올바른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와 자신을 정의롭다고 인정하고 싶은 자기정당화의 욕구가
학생들에게 미디어를 가르치다 보면 종종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미디어는 권력을 감시하는 사회적 기구로서 국민의 알권리를 구현해야 한다고 규범적 이론을 가르친다. 하지만 다른 과목에서는 내용보다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온라인미디어들이 창궐하고 매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성 매체들처럼 정제되고 완성도 높은(well-made) 콘텐츠보다 주목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더 강조할 수 밖에 없다. 학생들도 객관성·사실성·공정성 같은 고리타분한 이론보다 먹방 유튜브나
핵보유를 향한 북한 김일성의 잰걸음은 1953년 한국전쟁 종전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후 북한은 대를 이어 핵개발에 몰두했고 2006년 첫 핵실험을 하면서 ‘기술적 핵문턱’을 넘었다. 처음에는 “억제용일 뿐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겸손 코스프레’를 하면서 구밀복검(口蜜腹劍: 배에는 칼을 품고 있으면서 입으로는 달콤한 말을 한다)했지만, 2013년 ‘핵보유법’ 제강을 통해 ‘핵보검(核寶劍)’을 칼집에서 꺼내들고 이제부터는 휘두를 수 있다고 선언했다. 2017년에는 ‘미 본토 타격’을 위협하면서 미국과 핵설전을 벌였다. 실제로 미국과 핵
우크라이나를 내세운 서방집단Collective West와러시아의 대결은 여러모로 제2차 세계대전과 닮아 있다. 봉쇄와 돌파, 장기 전쟁수행능력의 지표인 군수지원 지속여부 등이 제2차 세계대전당시와 비슷하다. 1944년 1월 18일은 소련이 이스크라Iskra작전으로 무려 872일 동안이나 지속된 독일의 레닌그라드 봉쇄를 뚫고 회랑을 조성한 날이다. 사상 유례없는 대도시 봉쇄에서 소련은 100만명의 민간인과 50만명의 군인이 목숨을 상실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월 18일 ‘대조국전쟁 참전용사, 레닌그라드 봉쇄생존자와의 대
고삐 풀린 자율성전 세계적으로 자유의 이름으로 자유를 파괴하고 인권의 이름으로 인권을 억압하는 야만적 전체주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선악의 개념과 인간이 가진 인격권이 위협받고 있다. 사회, 경제, 교육, 정치, 의료분야 등 전 분야에서 보이는 현상이다.‘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무엇이나 할 수 있다.’ 라는 개인주의적 자유의 개념에 국한되어버리면 인간의 자율성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되어 버린다. 미국 케네디 의료윤리 연구소 소장 다니엘 카라한은 ‘고삐 풀린 자율성’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고삐 풀린 자기 권리주장이 사회 각
지난해 말에 가업상속공제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상속세법이 개정되었다. 공제 대상이 매출 4천억원에서 5천억원으로, 최대 공제한도가 500억 원에서 600억 원으로 조금 늘어났다.그렇지만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이렇게 꼭 매출규모에 따라 한정해야 되는 지 의문이 든다. 세금은 가급적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하는데 매출 5천억까지는 상속세 공제를 허용하고, 매출이 5천억을 1억만 넘겨도 적용되지 않는 제도를 합리적이라 할 수 있는가. 가업상속공제는 중소기업 보호정책이 아니다. 가업 승계가 국가경제와 고용에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 지원하는
요즘 같이 여야 정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는 지식인들이 정치권에 두는 훈수도 많아진다. 훈수의 디테일은 지식인마다 다르지만, 요지는 비슷하다. 정치의 상대를 적으로 보지 말고, 이겨서 쓰러트리려 하지 말고,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라는 것이다.이런 훈계에는 중요한 전제가 깔려 있다. 즉, 한국인들이 정치에 지나치게 몰입한다는 것이다. 과거 4색 당파의 전통까지 소환되면 한국인의 정치 과몰입은 민족성의 문제로 승격된다. ‘엽전은 어쩔 수 없다’는 자기비하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렇게 노골적인 표현을 쓰지는 못하지
새해 벽두부터 미국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식시장은 큰 폭의 하락으로 출발했다. 미국 뉴욕 증시의 새해 첫 거래일인 3일(현지 시간) 세계 시총 1위 기업인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7% 떨어져 종가 기준 2021년 말 한때 3조 달러에 육박했던 시총이 2조 달러(약 2547조 원) 아래로 하락했다. 애플은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한 지난해에도 시총 2조 달러 선을 지킨 유일한 기업이었지만 침체 우려를 피하지 못했다. 테슬라 역시 12.2% 급락했다. 테슬라 시총은 2021년 11월 1조2300억 달러에 달했지만 3414억 달러로
#. 고종과 그 일족을 위한 궁중 잔치, 임인진연(壬寅進宴)1902년 12월 7일 덕수궁 관명전에서는 고종 즉위 40주년과 나이 60을 바라보는 망륙(望六)인 51세를 기념하기 위해 '임인진연(壬寅進宴)’이란 황실 잔치가 거창하게 열렸다. 진연이란 궁중에서 베푸는 잔치란 뜻이다. 1902년은 임인년이므로 이 행사에 ‘임인진연’이란 타이틀이 붙은 것이다.기록에 의하면 이 행사에는 진행요원만 333명이 참여한 것을 비롯하여 악공 113명, 무용수 277명이 동원되었다. 각종 악기 30종과 수백 곡의 궁중음악이 연주되고, 춤도 2
네덜란드 상인 하멜 일행이 조선에 표류해온 것은 1653년 조선 효종 때였다. 그들은 그해 7월 30일 타이완을 떠나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던 중 태풍을 만났다. 닷새 동안 태풍과 싸우고 표류한 끝에 제주도에 닿은 것은 8월 16일. 하멜 일행이 제주목사 이원진에 의해 심문을 받은 것은 양력 8월 22일이었다. 효종실록 1653년 9월 26일에는 그 심문에 대한 장계가 실려 있다. “배 한 척이 섬 남쪽 해안에 좌초했습니다. 대정 현감 권극중과 판관 노정에게 병사를 거느리고 가서 살펴보라고 했는데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알 수 없습니다.
시진핑은 작년 10월에 3연임을 확정했다. 당초 그가 3연임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 내부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에서 유력한 반대의 이유 중의 하나로서, 그가 불필요하게 미국에 공세적인 외교정책을 채택하여 중국이 경제적인 분야 등에서 손해를 많이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이에 따라, 당초 중국 국내외에서는 시진핑이 3연임을 확정한 후에는 경제적인 실리를 취하기 위해 공세적인 외교를 잠시 중단하고 유화적인 외교를 할 것이라는 주장과 반면에 그가 그간 시행해온 공세적 외교를 유지 내지는 강화할 것이라
계묘(癸卯)년 새해가 밝았다.78년 전 우리 어버이들은 해방의 기쁨을 누렸지만, 이밥에 고깃국의 꿈이 절실하였다. 해방 후 5년 만에 6.25남침으로 또다시 시련을 겪어야 했다. 수백만의 인명피해를 당했고, 천만 이산가족이 생겼다. 전 국토는 폐허가 되었다. 민족 대이동과 함께 달동네 판잣집들이 일상의 모습이었다.3년 이상을 끌던 대치 전선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체결로 멈췄다. 침략군을 척결하지 못한 전쟁이었기에 참전했던 미국 군인들은 귀국 후 시가행진도 벌이지 못하고 조용히 귀향하였다. 20세기 세번째 세계대전이라고 할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 어떤 소망을 품고 계시는지요? 무엇이든 바라는 대로 큰 뜻 이루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분단 조국의 아픔을 보듬고 치유할 통일을 소망하는 건 너무 거창한 꿈일는지요? 제가 아는 한 기자는 자신의 꿈을 이렇게 밝힌 적이 있지요. 북한 정권이 붕괴하는 그 날, 정치범수용소가 허물어지는 역사적 현장 앞에 반드시 서 있겠노라고 말입니다. 개인의 안위와 소망을 뒤로 하고 나라와 민족을 품은 그 청년의 꿈이 참으로 위대해 보이지 않습니까? 끝이 보이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고 함께 이 길을 가다 보면 그날 속히
2022년 우리의 현실, 2023년 우리의 희망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또 그 이전 해에도… 한 해를 마무리할 때마다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릴 정도인 대한민국은 2022년 한 해도 역동적인 변화를 겪었다.어쩌면 이런 변화를 더욱 잘 느끼기 위해서는 외국 생활의 경험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필자의 경우 3년 반 동안 유학했던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생활이나, 1년간 방문교수로 가보았던 미국 위스콘신 주의 주도였던 매디슨 시의 생활은 서울의 생활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적한 삶이었고, 귀국 후에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지난 24일 새벽에 2023년 예산과 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선진화법에 정한 시한을 넘긴 것도 문제이지만, 내용면에서도 우리의 미래를 깊이 성찰했다기보다는 통과부터 시켜보자는 조바심에서 합의한 것 같다. 대표적인 것이 법인세율 개정이다. 모든 과세구간에서 1%씩 인하한 것이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법인세를 단일세율로 과세한다. 왜냐하면 법인(法人)은 자연인이 아니고, 일정한 목적으로 결합한 사람 또는 재산에 대하여 법률상의 권리와 의무를 부여받은 존재다. 법인은 다양한 주주로 구성되며 부자도 있지만, 가난한 소액주주도 많기 때문
공공정책 영역에서 반듯이 경계해야 할 부분은 ‘포퓰리즘과 선동’이다. 포퓰리즘은 별다른 비용 부담 없이 혜택을 사실상 거저 주겠다는 헛된 약속이다. 선동은 ‘개인을 비이성적으로 부추겨’ 특정한 일이나 행동에 나서도록 하는 행위이다. 포퓰리즘과 연결지으면, ‘개인의 국가에 대한 무상권리(無償權利) 주장’에 제한을 둬서는 안 된다는 부추김이다. 국가에 무한책임을 부과하는 것이기에 궁극적으로는 사회주의에 이르게 된다.O ‘문재인 케어’ 폐기는 좌파의 의제 선점을 위한 자가발전지금까지 ‘문재인 케어’ 폐기는 공식적으로 거론된 적이 없다.
'고독사' 공식화된 죽음의 형태한국도 ‘고독사’가 사회적 키워드로 떠올랐다. 고독사는 전부터 있어왔던 문제지만 올해 처음으로 정부 부처가 공개적으로 고독사 발생 현황에 대한 조사를 하였다. 1인 가구 증가, 가족과 흩어져 홀로 사는 인구가 매해 늘어나다 보니 고독사 증가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사회 현상이 되었다. 어느새 '고독사'라는 죽음의 형태는 사회 깊숙이 다가와 있음은 부인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지난 12월14일 보건복지부는 최초로 를 발표하였다. 2021년 고
미디어는 정보를 제공하고 개인을 연결하여 개방된 세상을 만든다. 멀리 본다는 의미인 텔레비전은 다가가기 어려운 먼 곳의 정보를 가져와서 제공함으로써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세상을 연결한다. 인터넷 시대는 이러한 연결이 더욱 심화되면서 더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정보, 오락, 교육으로 구분되는 TV 프로그램의 전통적 분류를 보면 미디어는 종합적인 정보원으로서 오늘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근원임을 확인한다. 미디어의 영역이 확장되고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면서 소비자인 개인은 콘텐츠를 자유롭게 취사 선택함으로써 삶을 풍요롭게 하는 번영
신문에 날만큼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사람은 착하게 살고 선하게 행동하며 정의의 편에 서려고 한다. 이 바람은 조직 폭력배들까지 팔뚝에 ‘차카게 살자’고 새길 정도로 절실하고 강렬하다. 가히 인생의 모토이자 인류 보편의 지향점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겠다. 문제는 착하고 선하고 정의로워서는 ‘어른’이 안 된다는 것이다. 나쁘고 악하고 부정한 것이 어른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삶의 구속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그때부터 어른이라는 것이다. 삶의 구속성이란 예컨대 이런 거다. 모두가 평화를 원하지만 세상 어디에선가는 항상 분쟁이 벌어지고 결국
윤석열 정부는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최악의 환경에서 출범한 정권이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몰락한 보수정당이 거의 괴멸된 상태에서 무혈입성한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반대로 집권 세력들은 마친 점령군처럼 100년 정권을 위한 ‘절대 권력체제’를 구축하기 시작했다.견제는 고사하고 감시조차 받지 않은 무소불위의 정권을 만들기 위해 권력감시 기구들을 신속하게 장악하거나 무력화시켜 나갔다. 집권 직후 바로 사법부를 장악했고, 이어 검찰을 장악해 보수 진영을 완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