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2세 교황은 베네치아의 부유한 상인집안 출신이었다. 에우제니오 4세 교황이 외삼촌이어서 성직의 금수저도 물고 태어났다. 그 결과 불과 22세에 부제 추기경, 34세에 주임사제 추기경으로 임명되는 등 젊은 나이에 중요한 성직을 맡을 수 있었다. 전임 비오 2세 교황 아래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는데 오히려 이 점이 교황선출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비오 2세의 통치방식에 불만을 느꼈던 추기경들이 지원했는지 초반에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앞선 교황들처럼 바오로2세도 선거하는 과정에서 합의각서를 썼다. 투르크와의 전쟁을 지원하고,
우파는 왜 정치 투쟁에서 열세를 면치 못할까? 왜 주류에서 밀려나 정치 지형의 마이너로 전락해 회복하지 못할까? 이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본질적인 변화가 없다. 왜 이럴까?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 좌파와 우파의 정치 이념 자체에 내재된 특징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런 특징에서 왜 좌·우파의 정치 철학과 투쟁 방식의 차이가 나오는지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일제시대에 '주의자'라는 단어는 그냥 '사회주의자'를 의미했다. 이게
#. 도덕 국가 대한민국오구라 기조(小倉紀蔵) 교토대 교수는 8년간 한국에서 유학을 하며 우리 사회의 내면을 깊이 관찰하고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한국인의 행동 원리』라는 저작을 발간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인의 기질을 “끝없는 도덕성의 추구”라고 진단했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정치권의 권력투쟁은 도덕 쟁탈전, 즉 누가 더 도덕적이냐를 확인하는 싸움이라는 것이다.오구라 교수는 사생결단식으로 벌이는 도덕성 싸움의 근원이 주자성리학이라고 밝혀냈다. 주자성리학은 김상헌의 척화론, 송시열의 소중화론을 거쳐 도덕(理)과 물질(氣)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작년 12월 초에 그간 3년간 채택하여 왔던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급격하게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확진자가 폭증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고 새로운 변이의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제로코로나 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로 첫째, 그는 “3년간 극단적인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경제 악화를 초래하고 인민들에게 상당한 불편을 끼친 후에야 이제 여타 국가들이 겪은 과정을 왜 그대로 따라가느냐 하는 의문”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둘째, 그가 제로코로나 정책이 중국식의
한국 사회가 발전한 것처럼, 아니 그보다 훨씬 빠르게 여성의 지위도 상승하였다.되돌아보면 5백 년 조선시대는 주자학이 지배하는 사회였다. 남성 사대부 중심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는 열악했다. 남존여비(男尊女卑)와 남녀7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 상징적 키워드였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흔적은 아직 남아 있다.한국의 근대화 이전 농촌 인구는 7할 전후였다. 변변한 산업이 없으니 농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가 없는 청년 실업자(失業者)들이 고향 농촌에 내려가서 지냈다. 고등 룸 펜이라 불렀다. 꿈도 없이 빈
지난 27일 2023년 통일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윤석렬 대통령은 “우리 국민과 주변국들이 북한 주민의 실상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하셨지요. ‘통일은 갑자기 올 수 있다’는 말은 더더욱 가슴 설레게 했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권 시기 남북한이 평화롭게 지내다보면 언젠가는 통일이 된다‘는 말로 남북한 주민을 기만했던 일을 생각하면 이제야 정상이 된 것 같습니다. ‘북한 주민의 실상’이라는 말을 들으며 지난날 북중국경에서 촬영한 사진 몇 장이 떠올랐습니다.최근 백두산 지역이 영하 41도를 기록하고, 56년 만에
갈리스토 3세가 서거하고 에네아 실비오 피콜로미니 추기경이 후임교황(비오 2세)이 되었다. 새 교황은 귀족출신이긴 했지만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다. 돈이 없어 친구들의 책을 베껴가면서 공부했다. 당시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들이 출세하는 두 가지 길이 있었는데 용병과 인문주의자가 되는 것이었다. 몸이 튼튼한 사람은 용병이 되었다. 용병대장이 되어 명성을 떨치면 밀라노의 프란체스코 스포르차처럼 한 나라를 얻을 수 있었다. 한편 완력은 없지만 머리가 좋은 사람은 궁정이나 부자들의 후원을 받으며 문학과 각종 정책에 대한 자문 등으로 자리를
국가 붕괴, 소멸의 길로 갈 것인가인구 쇼크, 인구 절벽이란 용어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절실하게 해당되는 국가는 없다. 그런 반면에 우리가 초저출산, 초고령화로 인구위기 상태에서 국가붕괴를 우려하는 동안에도 세계 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15일 유엔 공식 발표 세계 인구는 약80억 명을 돌파하여 향후 100억 명을 향하고 있다.도대체 우리나라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한국은 세계사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단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루며 선진국이 되었지만, 그만큼 빠른 속도로 국가 소멸의 길로 들어섰다.
명절 기간에 설날을 “Chinese new year”로 부른 연예인이 비난받은 사건이 있었다. 영국 대영박물관이 설날을 영문으로 “Celebrating Seollal”로 쓰고 “Korean Lunar new Year”라고 소개하였다고 중국 네티즌의 댓글 공격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음력설을 민족의 정체성의 기반으로 삼는 한국과 중국 문화에서 기인한 사건이다. 해마다 이중과세(二重過歲)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날은 하나의 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시기다.민족의 전통 명절인 설날은 조상을 기리는 사회적 의례다. 조상을 기리는
한 분은 가고 한 분은 남았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 괴상하고 해괴한 이론으로 사람들을 미혹시켜온 사람들이다. 가신 분은 변형윤이다. 그를 우두머리로 하는 속칭 한현학파(조선시대냐 아직도 호를 쓰게)는 한국 경제와 서민들의 생활을 망친 장본인이다. 분배와 복지를 강조한 끝에 무책임하게 돈을 풀었고 이게 자산과 소득의 불평등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전 정권에 소득주도 성장 이론이라는 영감을 주신 것도 이 분들이다. 변형윤의 목표는 대한민국이 잘 살고 선진국이 되는 것을 가로막는 것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의 시비 걸기는 박정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2022년 세제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서민은 어떻게 하든 쥐어짜고 초(超)부자에겐 퍼주지 못해 안달"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권의 눈에는 “오로지 초대기업, 초부자만 보이는 것 같다”고 힐난했다.이재명 말대로 서민을 쥐어짜고 부자에게 퍼주지 못해 안달이라면 윤석열 정부는 다음 선거에서 필패할 것이다. 정권 유지는 고사하고 대한민국의 존속조차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이재명이 악담에 가까운 비판을 퍼부은 논거가 매우 궁금했다. "서민이 애용하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정의를 말해야 하는 이유는?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정의를 말한다. 그러나 인류 역사를 통해 정의에 대한 생각은 계속 변화하였을 뿐만 아니라, 같은 시대, 같은 사회에서도 무엇이 정의인가에 대해 이견을 가진 사람들은 항상 존재한다. 그런데 서로 다른 것이 옳다고 믿으면서도 그것을 정의를 추구한다는 공통분모로 묶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왜 그럴까?정의라는 말 속에는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두 가지 욕구,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고, 올바른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와 자신을 정의롭다고 인정하고 싶은 자기정당화의 욕구가
학생들에게 미디어를 가르치다 보면 종종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미디어는 권력을 감시하는 사회적 기구로서 국민의 알권리를 구현해야 한다고 규범적 이론을 가르친다. 하지만 다른 과목에서는 내용보다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온라인미디어들이 창궐하고 매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성 매체들처럼 정제되고 완성도 높은(well-made) 콘텐츠보다 주목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더 강조할 수 밖에 없다. 학생들도 객관성·사실성·공정성 같은 고리타분한 이론보다 먹방 유튜브나
핵보유를 향한 북한 김일성의 잰걸음은 1953년 한국전쟁 종전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후 북한은 대를 이어 핵개발에 몰두했고 2006년 첫 핵실험을 하면서 ‘기술적 핵문턱’을 넘었다. 처음에는 “억제용일 뿐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겸손 코스프레’를 하면서 구밀복검(口蜜腹劍: 배에는 칼을 품고 있으면서 입으로는 달콤한 말을 한다)했지만, 2013년 ‘핵보유법’ 제강을 통해 ‘핵보검(核寶劍)’을 칼집에서 꺼내들고 이제부터는 휘두를 수 있다고 선언했다. 2017년에는 ‘미 본토 타격’을 위협하면서 미국과 핵설전을 벌였다. 실제로 미국과 핵
우크라이나를 내세운 서방집단Collective West와러시아의 대결은 여러모로 제2차 세계대전과 닮아 있다. 봉쇄와 돌파, 장기 전쟁수행능력의 지표인 군수지원 지속여부 등이 제2차 세계대전당시와 비슷하다. 1944년 1월 18일은 소련이 이스크라Iskra작전으로 무려 872일 동안이나 지속된 독일의 레닌그라드 봉쇄를 뚫고 회랑을 조성한 날이다. 사상 유례없는 대도시 봉쇄에서 소련은 100만명의 민간인과 50만명의 군인이 목숨을 상실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월 18일 ‘대조국전쟁 참전용사, 레닌그라드 봉쇄생존자와의 대
고삐 풀린 자율성전 세계적으로 자유의 이름으로 자유를 파괴하고 인권의 이름으로 인권을 억압하는 야만적 전체주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선악의 개념과 인간이 가진 인격권이 위협받고 있다. 사회, 경제, 교육, 정치, 의료분야 등 전 분야에서 보이는 현상이다.‘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무엇이나 할 수 있다.’ 라는 개인주의적 자유의 개념에 국한되어버리면 인간의 자율성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되어 버린다. 미국 케네디 의료윤리 연구소 소장 다니엘 카라한은 ‘고삐 풀린 자율성’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고삐 풀린 자기 권리주장이 사회 각
지난해 말에 가업상속공제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상속세법이 개정되었다. 공제 대상이 매출 4천억원에서 5천억원으로, 최대 공제한도가 500억 원에서 600억 원으로 조금 늘어났다.그렇지만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이렇게 꼭 매출규모에 따라 한정해야 되는 지 의문이 든다. 세금은 가급적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하는데 매출 5천억까지는 상속세 공제를 허용하고, 매출이 5천억을 1억만 넘겨도 적용되지 않는 제도를 합리적이라 할 수 있는가. 가업상속공제는 중소기업 보호정책이 아니다. 가업 승계가 국가경제와 고용에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 지원하는
요즘 같이 여야 정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는 지식인들이 정치권에 두는 훈수도 많아진다. 훈수의 디테일은 지식인마다 다르지만, 요지는 비슷하다. 정치의 상대를 적으로 보지 말고, 이겨서 쓰러트리려 하지 말고,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라는 것이다.이런 훈계에는 중요한 전제가 깔려 있다. 즉, 한국인들이 정치에 지나치게 몰입한다는 것이다. 과거 4색 당파의 전통까지 소환되면 한국인의 정치 과몰입은 민족성의 문제로 승격된다. ‘엽전은 어쩔 수 없다’는 자기비하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렇게 노골적인 표현을 쓰지는 못하지
새해 벽두부터 미국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식시장은 큰 폭의 하락으로 출발했다. 미국 뉴욕 증시의 새해 첫 거래일인 3일(현지 시간) 세계 시총 1위 기업인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7% 떨어져 종가 기준 2021년 말 한때 3조 달러에 육박했던 시총이 2조 달러(약 2547조 원) 아래로 하락했다. 애플은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한 지난해에도 시총 2조 달러 선을 지킨 유일한 기업이었지만 침체 우려를 피하지 못했다. 테슬라 역시 12.2% 급락했다. 테슬라 시총은 2021년 11월 1조2300억 달러에 달했지만 3414억 달러로
#. 고종과 그 일족을 위한 궁중 잔치, 임인진연(壬寅進宴)1902년 12월 7일 덕수궁 관명전에서는 고종 즉위 40주년과 나이 60을 바라보는 망륙(望六)인 51세를 기념하기 위해 '임인진연(壬寅進宴)’이란 황실 잔치가 거창하게 열렸다. 진연이란 궁중에서 베푸는 잔치란 뜻이다. 1902년은 임인년이므로 이 행사에 ‘임인진연’이란 타이틀이 붙은 것이다.기록에 의하면 이 행사에는 진행요원만 333명이 참여한 것을 비롯하여 악공 113명, 무용수 277명이 동원되었다. 각종 악기 30종과 수백 곡의 궁중음악이 연주되고, 춤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