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인식적 혼돈(epistemic chaos)’ 상태에 빠져있다. 무엇이 진실하며 무엇이 허위인지, 또 무엇이 옳으며 무엇이 그른지에 대한 격렬한 의견 차이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의 공유가 매우 어려운 상태에 있다. 종족적 인식(tribal epistemology) 때문이다. 종족적 인식이란 정보와 지식의 수용 여부가 보편적 증거 규칙, 달리 말해 확인된 사실과 검증된 진실을 바탕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속한 종족의 가치와 목표, 특히 종족 지도자의 이익에 부합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현상을 말한다(R
나라가 몹시 어지럽다. 경제 불안, 안보 불안, 외교 망신, 일자리 감소, 인사 참사, 사회 기강 파괴 등 어디 한 곳 성한 곳이 없다. 그런데도 대통령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 사람들은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부끄러움을 모른다. 오히려 남 탓으로 돌린다. 과거 정권은 말할 것 없고 조선의 역사까지 들추어 ‘적폐’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들의 무모한 언동과 정책이 바로 ‘신(新)적폐’인줄 모른다.新적폐가 너무 많아 최근에 일어난 3가지 일만 살펴본다. 동맹국 대통령에게 당한 외교 망신과 뒤이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적한 ‘오지랖’ 망
요즘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고등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읽었던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란 수필이 문득 떠오른다. 그 제목을 패러디하여 최근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것들’을 비통한 심정으로 살펴본다.역시 우리를 가장 부끄럽게 한 건 단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행한 ‘문재인,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 연설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벌인 일련의 무모한 반발이다. 문제는 그러한 반발이 문 대통령의 품위를 높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제적으로 여러 차례 큰 망신을 당하게 한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신문, 지상파 TV, 뉴스통신사를 ‘유물(legacy) 언론’이라 부르며 경멸한다. 여기서 유물은 무슨 말인가?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아 곧 박물관에 전시될 매체라는 뜻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PC 인터넷 포털, 스마트폰 엡, 유튜브 등 각종 SM에 유통되는 정보의 83.0%가 젊은이들이 구닥다리 매체로 경멸하는 유물 언론이 취재한 정보라는 사실이다. 이 수치는 한국과 미국이 거의 유사하고 4~5년 전부터 그랬다.지상파 TV가 등장하기 전에는 신문이 150여 년 동안 그 시대의 주력 매체로 군림했었다. 라디오에 뒤이
거짓말은 인류 역사상 모든 사회에서 언제나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언제나 존재할 것이다. 가짜 뉴스도 마찬가지다. 뉴스라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장르가 만들어진 이후 가짜 뉴스는 언제나 뉴스와 함께 존재해 왔다. 그런데도 왜 거짓말과 가짜 뉴스가 최근 2~3년 사이에 그토록 널리 확산되고 전 세계가 그 퇴치법에 골머리를 앓게 되었는가?크게 3가지 이유가 널리 지적되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사회의 지배 엘리트와 그들이 움직이는 제도 대한 불신이 첫 번째로 꼽힌다. 그들의 거짓말 비리 부패 이기적 진영논리가 그런 불신을 만들었다. 두
아날로그 시대에도 가짜 뉴스가 있었다. ‘가짜 뉴스’라 부르지 않았을 뿐이다. 오히려 개념상 차이가 분명하도록 誤報(misinformation)와 속임수 보도(disinformation)로 나누어 불렀다. 속임수 보도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거짓인줄 미리 알면서도 진실처럼 보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의도적으로 과장하고 왜곡하고 조작한 정보를 보도하는 것이다. 오늘날 문제가 되는 가짜 뉴스는 바로 속임수 보도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실수에 의한 비의도적 오보를 가짜 뉴스에 포함시키는데 필자는 반대한다. 영어의 fake는 실수
우리는 거짓말과 가짜 뉴스가 일상화된 탈(脫)진실 시대에 살고 있다. 거짓말 잘하고 가짜 뉴스 잘 퍼트린 자가 보상을 받는 세상이다. 돈도 잘 벌고 출세도 하고 언론사 사장도 되고 심지어 대통령도 된다. 거짓말과 가짜 뉴스가 상대를 거꾸러뜨리고 득세하는 무기가 되니 돈 받고 거짓말과 가짜 뉴스를 만들어주는 ‘거짓말 산업’도 번창하고 있다. 홍보, 광고, 마케팅 회사가 이런 영업도 한다. 주요 고객은 정치인과 광고주다.가짜 뉴스와 속임수 정보는 오도된 상품 광고와 정치인 및 정책 홍보의 형식으로 우리 주변에 돌아다닌다. 수백만 수천만
사흘 전인 10월 29일은 2016년 이른바 ‘광화문 LED 모조 촛불 시위’가 처음 시작된 날이다. 벌써 2년이 지났다. 지금 나라 형편이 그 때보다 나아졌는가? 단연코 아니다. 나라의 경제와 안보와 민주주의가 아주 큰 위기에 처해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당시 한국의 보도 매체는 광화문 시위에 참가한 인원에 대해 최소한의 검증과 확인도 없이 시위 주최 측이 불러주는 대로 하수인처럼 받아 적어 대서특필했다. ‘가짜 뉴스’의 전형이다. 중요한 기초(基礎) 사실(‘왜’와 ‘어떻게’를 제외한 4何)의 검증과 확인은 언론의 으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