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그들의 입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말이 나오게 될지는 상상조차 하지 못 했다.지난 10일 오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경위 가운데 그가 지난 4년여에 걸쳐 자신의 여비서를 지속적으로 성추행해 온 사실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한 좌파 진영의 반응이었다.형사 소송에서의 피고가 재판을 통해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고한 것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은 ‘죄형법정주의’(죄와 형벌은 법률로써 미리 정해진 바에 따라 다뤄진다는 원칙),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 관계자는 내 말을 듣더니 “굉장히 황당하다”고 했다. 내가 총선 본투표 당일에 절취선이 있고 일련번호 등이 부여된 투표용지가 아니라 사전투표용 투표용지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자 선관위 측 담당자가 내게 보인 반응이었다.내가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곳은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소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서울바이오허브에 설치된 투표소였다. 투표소로 향한 날짜와 시간대는 총선 본투표 당일인 지난 4월15일 오전 8시에 9시 사이. 투표를 마친 후 나는 출근해 총선 관련 취재를 위해 동분서주(東奔西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대한민국 국민들이 학수고대하며 기다려왔던 4·15 총선이 어느덧 3일 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좌파 정권의 폭정을 심판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상상하기도 싫지만 만약 문재인 대통령 이중대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통합당을 꺾고 다시 제1당이 된다면 고든 창 변호사 말처럼 자유 대한민국이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많은 국민들이 미래통합당의 공천 과정을 지켜보며 실망한 것도 사실이다. 기자 역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이건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마땅히 대안이 없을뿐더러
지난 1월20일 종로구청 측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민원이 종로구에 접수된 지 일주일이 되도록 종로구로부터 나는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 하고 있다.내가 종로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민원의 내용은 서울시 소재 주한(駐韓) 미국대사관 맞은편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과 정부서울청사(옛 정부종합청사) 부근에 줄지어 들어서 있는 천막들에 관한 것이었다.해당 민원에서 나는 “지난 2020년 1월14일 탈북민 이동현 씨의 노숙 텐트는 철거한 반면, 바로 옆에서 노숙중인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노조(노동조합) 측 텐트는 그대로 놔두고 있는 이
자영업자 김현진씨(38·바디포커스 대표)의 1인 시위가 열린 16일 강남역 지오다노 앞은 인파로 가득했다. 서울 최대 도심지. 저녁 시간에 맞춰 켜진 빌딩의 네온 간판이 휘황하다. 두꺼운 외투에 목도리를 싸맨 사람들은 반팔 티셔츠에 추리닝 차림으로 절을 올리는 그를 힐끗힐끗 보며 지나친다. 그렇다. 김씨의 시위는 독특하게도 천 배 올리기다. 숫자가 올라갈수록 육체적 피로감은 극에 달한다. 아스팔트 위로 달랑 하나 깔아둔 돗자리에 무릎을 댈 때마다 뼈마디가 쑤신다. 머리를 바닥에 대 절을 하고 다시 몸을 일으키면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
‘어쩌면 사람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을까.’이른바 ‘북송 재일교포’ 문제를 취재하는 내내 ‘인간의 잔혹성’에 대한 생각이 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이역만리, 아득히 멀리 떨어진 곳의, 생김새도, 말도, 나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이들이 겪은 문제가 아닌, 같은 말을 사용하며, 생김새도 비슷하고, 어쩌면 바로 내 이웃에 살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이들이 겪은 일이다.지난 2013년, 나는 일본 니가타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던 나는 ‘니가타현립대학’의 초청을 받고 경비 전액을 현립대학 측이 부담하는 일주일짜리 연수
기자는 지난 9월 안타까운 교통사고로 9살이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민식 군의 이야기를 두 달이 지난 11월에서야 알게 됐다. 민식 군의 부모는 종편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민식 군의 믿기지 않는 죽음 이후 절망에 빠져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 자신들을 위로했다. 특히 민식 군의 엄마 박초희 씨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위태로운 모습으로 지켜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부부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 어린이 교통안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민식이법'
"우린 결코 굴복하지 않습니다. 승리가 없으면 생존도 없기 때문입니다."영국이 낳은 위대한 정치가 윈스턴 처칠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하원 연설 도중 이렇게 말했다. 당시 영국을 제외한 서유럽 전역은 독일 나치 군대에 사실상 포위된 상태였고, 처칠의 전임 수상이었던 네빌 체임벌린은 나치와 소위 '평화 협정'을 맺어야 한다며 처칠을 압박했다. 실제로 영국은 언제 나치에 점령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수세에 몰려 있었다. 하지만 처칠에게 타협은 없었다. 그는 결국 덩케르크 철수작전인 '다이나모
"우리 윤 총장님,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불과 2개월여 전인 지난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이같이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엄정하게 처리해달라"고도 했다.윤석열 총장은 문 대통령의 당부 대로 취임 한 달여 만인 8월 27일, 자녀 입시비리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수사를 위한 첫 압수수색을 하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그런데
홍준표 전(前) 자유한국당 대표님. 저는 오늘 기자라는 직업보다는, 한때나마 대표님이 대한민국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했던 국민 중 한 사람으로서 고언(苦言)을 드리고자 노트북을 열었습니다.2017년 5월 5일. 어린이날 휴일을 맞아 영등포역을 지나던 저는 우연히 당시 대선후보였던 홍 대표님의 연설을 들었습니다. 많은 말씀을 하셨지만 "경비원의 아들, 까막눈의 아들도 대통령 될 수 있다는 걸 여러분의 힘으로 보여달라"는 대표님의 절절한 외침을 듣고 마음이 찡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감추고 싶었을 수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다른 장관도 아니고 법과 정의를 바로 세우고 검찰을 지휘할 법무장관 후보자의 거의 모든 가족이 온갖 비리 의혹에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조국 후보자는 국무위원에 임명될 자격이 없다. 지금까지 조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은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조국 일가와 관련된 주요 논란은 ▲사모펀드 의혹 ▲웅동학원 위장소송 의혹 ▲자녀 논문 의혹 ▲자녀의 서울대 및 부산대 특혜장학금 의혹 ▲동생 부부의 위장 이혼 의혹 등이다. 조 후보자는 이러한 모
언어사회학적 의미의 ‘프레임(Frame, 틀 또는 뼈대)’은 우리가 대상 또는 개념을 접할 때 사용되는 ‘인식의 틀’이다. 미국의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는 프레임을 ‘세상을 보는 방식을 결정하는 언어를 통해 형성된 사고 체계’라고 정의한다. 즉 어떤 프레임을 갖느냐에 따라 우리가 사회적 현상을 보고 이해하는 해석이 달라지는 것이다.‘프레임’은 정치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정치적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 ‘프레임’은 유용한 도구이다. 전략적으로 잘 ‘세팅’되거나 ‘씌워진’ 프레임은 대중의 사
지난달 말, 기자는 펜앤드마이크 입사 후 첫 여름휴가를 맞아 베트남 호치민을 다녀왔다. 대학 졸업 후 첫 해외여행이라 설레는 마음을 안고 비행기에 올랐다. 하지만 막상 호치민에 도착해 시내 중심부 여기저기를 돌아본 후 '설렘'은 '씁쓸함'으로 바뀌었다. 베트남 국민들의 '빈부격차'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극심하게 피부로 느껴져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스쳐갔기 때문이다.여행 이튿날 찾은 통일궁에서는 베트남의 불행한 역사를 반추(反芻) 하며 대한민국을 위대한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지켜낸 이승만
제21대 총선이 10개월도 안 남았다. 정치권은 벌써 ‘총선 모드’다. 지난 몇 개월 동안 국회가 공전했을 때 국회 의원회관은 텅 비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야(與野)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머물렀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불투명한 총선 전망 속에 믿을 수 있는 건 지역 유권자의 표라는 계산이 깔린 전략이었다.제21대 총선은 우파 진영에서 바라보면 ‘문재인 정부 심판론’과 ‘현 정권 실정(失政)’을 부각시켜야 승산이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소득주도성장’과 현실에 맞지 않는 급격한 최저임금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
뉴스에서 연일 베네수엘라 소식이 들려온다. 주로 베네수엘라 여성들이 어느 나라에 가서 몸을 팔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26일에는 서울경찰청 풍속수사팀이 강남의 오피스텔 성매매 현장을 검거했는데 이중엔 베네수엘라 여성들도 섞여 있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 여성들이 이역만리 한국까지 원정 성매매를 온 것이다.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공공기관 ‘여성-양성평등 전망대’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고타의 성매매 여성 중 35.7%가 외국인이다. 이중 베네수엘라 여성은 무려 99.8%라고 한다. 베네수엘라 여성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하 직책 생략)은 "한국 좌파언론의 상징적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각종 오보와 왜곡 논란에다 몇년 전 우파 성향 미디어비평매체 '미디어워치'가 잇달아 제기한 개인적 처신 문제를 둘러싼 의혹까지 적지않게 불거졌지만 손석희에 대한 좌파 성향 한국인들의 '숭배'는 흔들리지 않았다. 최근 불거진 전직 기자 폭행 의혹과 세월호 침몰사고 3주기인 2017년 4월 16일의 '심야 과천행(行)'을 둘러싼 여러 석연찮은 행적이 잇달아 나와도 좌파 매체와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 강도높게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하던 사람들의 언행이 문재인 정권 출범 후 확 바뀌었다. 그때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다. 누구나 자신의 정치적 이념적 성향에 따른 호오(好惡)는 있게 마련이지만 그것도 지켜야 할 선은 있다. 하루가 다르게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케이스가 쌓여가고 있다. KBS의 최경영 기자는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예령 경기방송 기자의 질문태도를 문제삼으며 "국민을 대표로 해서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자리고 영광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내걸고 건국한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살아온 보수우파 국민들에게 2016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는 극도의 패배감을 느낀 시간의 연속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억지 탄핵으로 몰아간 언론과 정치권, 국회의 탄핵안을 인용한 헌법재판소,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진행하는 사법부의 반(反)문명적 행태 등은 상당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안겼다. 2017년 5월 임기를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은 2년도 넘지 않은 집권 시기에 안보와 경제, 국가 기강까지 모두 허물어버리는 불명예스러운 '트리플 크라
언론계 선배들은 "기자는 의심이 많아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2011년 6월부터 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수많은 선배들을 만났지만 간혹 '의심'이라는 단어를 '호기심'이라는 다소 능동적 뉘앙스를 풍기는 단어로 치환하는 선배는 있었지만 기자가 쉽게 누군가나 무엇을 믿어서는 안된다는 조언을 벗어나지 않았다.직업적으로 순진과 거리를 둬야 하는 이유는 기자가 무르면 이용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발달하면서 정보를 소비하는 사람만큼 공급자가 늘어난 것은 사
지난 12일 서울시교육청 산하에 있는 11개 교육지원청 중 강동구와 송파구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관할하는 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서는 30여명의 학부모들의 집단농성이 있었다. 평화로운 교육지원청에 100명에 가까운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학부모가 집단으로 교육청을 점거해 시위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혁신학교 예찬론을 펼치기 바빴던 조희연 교육감이 혁신학교를 반대하는 학부모들과의 첫 만남이 이날 교육지원청에서 있었다. 송파구에 새롭게 들어서는 2개 학교(가락초, 해누리초중)에 자녀를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은 혁신학교가